뭐지?? 죽을 사달라는거야 말라는거야...-
4부
죽을 사야되나 말아야되나 고민중에
-그래 죽사주고 점수좀 따야겠네..-
점심먹을 시간이 되었기에 난 점심도 안먹고 바로 죽집에 가서
야채죽을 하나 포장했다.
그리고 그녀가 살고 있다는 아파트 부근에 늘 그녀를 데려다 줬던 장소에서
그녀에게 전화를 했다.
신호는 가는데 전화를 받질 않았다.
또 전화를 했다.
여전히 신호는 가지만 전화는 받질않았다.
밖에서 멀뚱히 서 있는데 지나가는 사람마다 내 얼굴을 한번보고 내가 들고 있는
포방된 죽이 들어있는 종이백을 한번 보고서는 불쌍한 눈빛으로 쳐다 보았다.
아마도
-에구..저 남자 여자에게 죽사다가 바치는 모양이네..-
-어떤 여자인지 부럽네~ㅋ -
-남자 망신 다시키네 저넘~ㅋ-
지나가는 사람마다 얼굴에 이런 생각을 하는것이 내 눈에 다보였다.
그래서 사람들이 지나갈때 마다 나도 볼일이 있어 나가는 동네주민처럼 보일려고
종이백을 들고 그 동네를 한바뀌 맴돌았다.
아파트 단지 한바퀴를 돌고나니 배가 고팠다..
-내가 그냥 저기 놀이터에 앉아서 죽을 먹어버려??-
라는 생각을 잠시후 다시 한번 전화 해보자는 생각으로 전화를 했다.
그리고 다시 전화를 했도 전화를 받지 않기에 문자를 남겼다.
『나 현정씨 동네에 죽사들고 왔는데..전화가 안되네..』
답장도 없었다.
다시 문자를 보냈다.
『아파서 자는 모양이네..그럼 경비실에 맡겨 놓을테니 이따가 문자보면 챙겨가~』
이렇게 경비실에 현정이라는 여자가 찾으로 오면 주라고
경비 아저씨에게 신신당부를 하고 집으로 왔다.
집에 와서 짜장라면 2개를 끓여 먹었다.
배가 좀 불러오니 기분도 좀 나아지는듯했고,
내일 보자던데 진짜 볼수있으려나 라는 생각도 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저녁이 되어 저녁을 뭐먹을까 라는 고민중에 전화가 왔다.
현정이였다.
가라않은 목소리를
목으로 음!! 외치며 목소리가 가라앉아 보이지 않게 하고
밝은 목소리로 전화를 받았다.
"앙~ 현정씨~~~~~"
"뭐야~ㅋ 내 전화를 하루종일 기다린 사람처럼"
"하루 종일 기다렸으니깐 자연스레 이런 목소리가 나오는거야~"
"치~ 안그래도 아파서 하루종일 잤다가 조금전에 일어나서 문자보고 죽 챙겨서 왔어~"
"죽 맛있지~ㅋ"
"식었던데~ㅋ"
-뭐야~!! 기껏 사줘도...아까 전화를 제때 받았으면 뜨거운 죽을 먹었을꺼아니냐~!!-
라고 외치고 싶었지만..
"그래서 맛없어??"
"아니 먹을만해~ 전자렌지에 데웠거든~ㅋ"
"하여튼 나 오늘 현정씨 때문에 일요일 쉬는것도 쉬는게 아니네~ㅋ"
"왜? 내가 그렇게 걱정되더나~"
"아니 죽을 경비 아저씨가 먹었을까봐~ㅋ"
"뭐야~ㅋㅋㅋ 에이그~~ 그리고 승훈씨..고마워~"
"고맙긴 뭘.."
"고맙긴 한데~ 다음에는 직접 끊려서 오면 더 고마울것 같은데~ㅋ"
"나 죽 못끊이는데.."
"죽 못끊이는 남자가 어디있어~ 누구랑 결혼 할지 모르겠지만 결혼하면 간 큰 남자 되겠다~ㅋ"
"그래~ 나중에 배워서 꼭 끊여줄테니 내가 죽 끊이는거 배울때까지 아프면 안돼~알았지~?"
"치~ 말만 잘하는거 같애~"
"내일 아침에 현정씨 집으로 데리러 가면 되는거지?"
"응.."
현정이랑 통화하고 나서 내일 뭘 입어야 할까라는
고민에 옷을 이것 저것 꺼내어 보면서 기분좋게 저녁을 보냈다.
다음날 새벽같이 일어나서 목욕탕에 갔다.
몸무게를 재어보니 예전보다 2kg가 쪘다.
-아..요즘 괜히 배가 나온거 같더니만..오늘 하루종일 배에 힘주고 있어야 겠네..-
목욕하고 면도하고 배 때문에 신경이 쓰여 아침 밥도 안먹고
집에서 기다리다가 9시쯤 되어 현정이에게 전화했다.
"승훈씨네.."
"일어났어?"
"응 밥먹고 있는중~"
밥먹는다는 소리에 군침이 돌았다.
"승훈씨는 밥먹었어~?"
"응..."
"그럼 밥먹고 준비할테니깐 나 데리러 와~"
"지금 출발할께~"
"그랭~"
아침부터 목욕해서 힘도 없고 밥까지 안먹어서
허기진 배를 쥐고 현정이 집으로 운전해서 갔다.
어제 신경써서 코디한 옷을 현정이에게 보여주기 위해 차에서 내려
현정이에게 도착했다고 전화를 했다.
차 앞에 서서 현정이를 기다리는데 바람이 많이 불었다.
-아..헤어스타일 오늘 이쁘게 됐는데 바람이 왜이리 불지..-
한 5분정도 지나니 저 멀리서 현정이가 작은 가방과 종이백을 들고 걸어오는것을 보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고개를 숙여서 걸어오는데 긴머리칼이 옆으로 날리는 모습이
이뻐 보였다.
큰소리로 현정이를 불렀다
"현정씨~ 여기~"
고개를 들어서는 나를 발견하고서는 미소를 지으며 나에게 다가왔다.
그리고 차에 태우고 옆에 앉아 있는 현정이에게 텔레비젼에서 봤던
안전벨트 내가 해줄께 스킬을 쓰려는데 차에 타자마자
본인이 스스로 먼저 안전벨트를 맸다.
-차 같은거 많이 타본거 같네..-
현정이의 손에든 종이백을 보며 뭐냐고 물었다.
"그거 뭔데?"
"이거 오늘 야외에 놀러가면 점심 먹어야 하잖아~ 이 누나가 특별히 유부초밥이랑 김밥을.."
"이야~! 유부 초밥이랑 김밥을 아침부터 나를 위해 아픈몸으로 만든거야?"
현정이가 빙긋 웃더니
"아픈몸으로 김밥천국에 사러 갔어~ㅋ"
"아...사러 갔구나.."
-나에게는 직접 죽을 끓이니 마니 그래 놓고..-
이 생각할때 현정이가 내 얼굴을 보면서 말했다.
"왜? 무슨 생각해? 혹시 어제 죽은 직접 끓여주라고 그러고 난 김밥을 사가지고 왔다라는 표정이네?"
-뭐지?? 독심술인가??"
"아니...그게..아니라.."
"아니긴 뭐가 아냐~ 얼굴에 딱 다보이는데~ㅋ"
"솔직히 좀 그래서~ㅋ"
"그래서 먹기 싫어?"
-아~ 내가 아침 안먹은거 알고 협박하는거 같애..-
"아니아니~!! 먹을꺼야~!! "
그러면서 현정이는 호떡을 쥐듯 내 뺨을 꼬집으며
"그래야 착한 승훈이지~ㅋ"
-나중에 너가 진짜 나 좋아하게 되면 이 공주병부터 뜯어 고치리..-
이런 짧은 결심을 했다.
현정이가 나에게 물었다.
"어디 아는곳 있어?"
"글쎄...아~!! 맞다~ 여기서 2시간만 가면 포천계곡 나오는데 거기 다녀올까?"
"거기가 어딘데?"
"차로 가기도 좋고, 여름에는 사람들이 많은데 지금은 날이 추워 사람도 없고 바람쐬기 좋을꺼야~"
"그래 가자~"
-흐..사람들이 없으니 눈치보며 또 뽀뽀나 해야징~ㅋ-
므흣한 상상에 살짝 미소가 보였는지
"사람없다고 이상한짓 하면 안돼~알았지?"
"이상한짓 한다고 당할 현정씨가 아닐건데~ㅋ"
"그건 그래~ㅋ"
-뭐지..진짜 무당집 딸래미인가...-
현정이를 보며 농담삼아 물었다.
"혹시~ 취미로 팬티 모으나?"
"뜬금없이 무슨 팬티?? 아 진짜 변태 같애~"
"아니 점쟁이 팬티 같은거~ 너무 내마음을 뚫어 보는듯해서^^"
이 말에 개그 지수가 낮은 현정이는 차안에서 또 숨이 넘어갈듯 웃었다.
포천계곡으로 가는길에 그녀를 창밖을 보며 아무말 없었고 나는 그냥 운전만 했다.
포천계곡 입구에 들어서자 좔좔 흐느는 계곡물을 보자 나도 속이 좀 후련해지는듯 했다.
올라가던중 가장 경치 좋은곳에 차를 세웠다.
차를 세우고 현정이에게 말했다.
"바람도 쐴겸 차에서 내릴까?"
"응~ 그러자~"
차에서 내린 현정이는 나를 아래위로 봤다.
-역시 어제 옷을 고르고 자기를 잘했네..ㅋ-
그러자 현정이는 웃으면서 말했다.
"승훈씨는 옷입는거 보면 ..참..."
-흐흐 빨리 옷 잘입었다고 말해~!! 어제~!!-
이렇게 속으로 외쳤다.
현정이가 말했다.
"옷 입는게 참...나이 많은 사람같애~ㅋ"
-엥??? 이게 뭐야??-
"정말??"
"아니 농담~"
-진짜인거 같은데...아 평소에 젋은애들 옷 입는걸 봐둘걸..-
차에서 내리니 바람 부는게 장난이 아니였다.
내리자 마자 둘다 텔레파시가 통했는지 다시 차에 탔다.
내사 머쓱해서 혼잣말을 했다.
"바람 많이 부네.."
그 혼잣말을 듣고서는 현정이도 말했다.
"그러게~"
-음..바람이 많이 부니 사람도 없고 차에 단둘이 있고..아싸 흐흐흐흐...오늘 계탔넹..ㅋ--
그리고 약간 야릇한 눈빛으로 현정이를 봤더니 현정이가 종이백에서 도시락을 꺼냈다.
"김밥먹자~"
배가 고프니 머리는 야릇한데 몸은 야릇하고 자시고 그런것도 없었다.
"콜~!!!"
이 말을 하던중에 영화 대사가 생각났다.
-입은 뇌보다 빠르다~?-
현정이가 꺼낸 도시락을 정말 허겁지겁 먹었다.
현정이는 거의 먹지도 않고 왠일로 내눈 눈치를 보았다.
헨델과 그렌델을 보면 아이들을 살찌우는 모습을 보는 마귀마냥 나를 보는듯했다.
차안에 김밥냄새가 나서 차문을 열때 현정이가 말했다.
"승훈씨.."
난 먹으면서 말했다.
"쩝쩝..응??"
"나 미안해.."
먹는것을 일시 중지하고 현정이를 보았다.
"뭐가 미안해??"
"나 속인거 있어.."
-엥?? 이건 또 무슨말이야?? 설마 혹시.. 현정이도 나이가 속여서 나보다 더 많은거 아냐???-
-만약 현정이가 나이를 속였다면 나도 내 나이를 밝혀야 하나??-
이런 상상의 나래를 펼치는데 현정이가 어두운 표정으로 말했다.
"나 금요일날 승훈씨랑 헤어지고 그 사람 만났어..."
"언제??"
"금요일날 승훈씨랑 헤어지고 집에 가는데 그 사람에게 전화가 와서.."
-아..그때 전화가 통화 중이였을때구나..-
갑자기 힘이 빠졌다.
"그래서..?"
"다시 시작하제.."
아무말 할수도 없었다.
그러자 현정이가 말을 이었다.
"어제도 아침부터 우리집에 찾아와서 차에서 이야기했었는데.."
"했었는데...?"
힘없이 현정이가 웃으면서 말했다.
"차에서 죽사들고 오는 승훈씨 봤어..와따가따 하는거 까지.."
좀 창피했다.
그러나 궁금한거는 물어야 했기에..
"그래서 다시 시작하기로 했어?"
"모르겠어.."
한편으로는 가슴이 아프고 한편으로는 오늘 뽀뽀는 물건너 같네 라는 생각을 할때
조수석에 앉아있던 그녀가 내가 앉아 있는 왼쪽으로 약간 기대면서 말했다.
"지금은 승훈씨가 더 좋은거 같애.."
그리고 다시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나 사실 전에 그 사람 아직도 못잊고 있어.."
"그런거 같애.."
현정이랑 두번째 만났을때 그 사람 때문에 울먹거리던 표정이 생각났다.
"이해해 줄수 있지?"
"응.....아마도 이해해야겠지? 더 많이 좋아하는 사람이 약자기에 내가 약자니깐.."
"............."
"내가 보니깐 현정이도 그 사람에겐 약자인거 같애.."
내가 말하고도 가슴이 아려오는 이 물음에
그녀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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