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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story_422813
    작성자 : 엄마다.
    추천 : 12
    조회수 : 1385
    IP : 182.215.***.164
    댓글 : 62개
    등록시간 : 2014/08/15 02:32:28
    http://todayhumor.com/?humorstory_422813 모바일
    6년만에 과거 짝사랑남과 재회한 썰
    초등학교 4학년부터 6학년까지 3년동안 쭈욱 같은 반이던 아이가 있었어요.
    저희학교가 학년당 500~600명인 큰 학교라 계속해서 같은 반이 되는 건 드물었는데
    이상하게 걔랑 저는 계속 같은 반이 되는 거에요.
    서로 계속 같은 반이니까 지겨운 것도 있었고 둘이 반에서 1,2 등을 다투는 성적이라 서로 보기만하면 욕하는 앙숙이었어요.
     
    한마디로 라이벌 이었습니다 ㅋㅋㅋ 그땐 심각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귀여웠네요.
    몰래 반 창틀에 걔 욕 써놨다가 들켜서 싸우고
    선생님께 걔가 누구 괴롭힌다고 말했다가 싸우고
    제가 피부가 까만 편인데 걔는 그걸로 맨날 절 놀리고 뭐 그랬었어요.
     
     
     
    중학교를 가면서 학교가 갈라졌고 그렇게 서로 특별히 마주 치는일 없이 3년이 지났습니다.
    시간이 흘러 고등학생이 되었고
    등교 첫날, 반에 들어갔더니 걔가 있는 거에요.
    걔가 타고나길 남들보다 머리색이 연하고 눈동자색이 연하거든요 그래서 인지 금방 알아 볼 수 있었죠.
    그러나 아는척 하기도 싫고 절 못 알아본 것 같아서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그렇게 애써 모르는척 하고 있는데 한달간 고정석이라며 번호순대로 앉은 자리가 하필 걔랑 제가 짝인거있죠..
    것도 다들 남남 여여 동성끼리 짝이었는데 걔랑 제가 하필 홀수로 남아서 둘만 남여 짝이 된 겁니다.
    그때 심정은 정말이지 앞으로의 고등학교생활에 먹구름이 몰려오는 것 같은 기분이었어요.
    서로 맨날 싸우고 티격태격 좋았던 사이는 아니었으니까요
     
    자기소개 시간이 됬고 저는 반에 아는 애가 한명도 없는데 친해지자라고 했어요.
    그런데 아까부터 아무말 없던 그놈이 대뜸
    너 나 왜 모르는척 하냐 내가 먼저 말 안 걸면 끝까지 말 안할 기세다 서운하네라고 하는거에요.
    저는 뭐래는거야 병신이라고 했고
    그렇게 결국 다시 앙숙의 사이로 돌아갔답니다.
     
     
     
    저랑 걔는 성적면에서도 여전히 라이벌이었어요.
    하지만 그시끼는 머리가 좋은편이라 수업시간에 별 집중안하는 것 같은데도 모의고사 1등급 2등급이 쳐 나오는 재수없는 놈이었죠.
    그래서인지 수업시간마다 선생님 뚫어질듯이 집중하는 제 옆에서 자꾸 말걸고
    빙고하자 그러고 오목하자 그러고 겁나 귀찮게 저를 방해했어요.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는데
    걔가 갖고 있는 지만의 신념이랄까 별 엿같은게 사람과 이야기할 때는 꼭 눈을 쳐다본다는 거였어요.
    수업시간에 하도 놀아달라고 칭얼대서 제가 대충대충(욕찌기를 날리면서) 상대해주면 꼭
    '야 얘기할땐 눈 좀 보고 얘기해라고 정색질을 해서 가끔 쳐다봐줘야 했죠. (솔직히 또라이 아님? 수업시간인데)
     
    안그래도 홀로 남녀짝이라 주목받는데 이것 때문에 선생님께 자주 지적당했어요.
    니네 둘이 뭐하냐 둘만 그렇게 있더니 정분났냐 다 내덕분이다 뭐 이런식의 농담을 매번 하셨죠.
    항상 별말 없이 쳐 웃는 걔 때문에 오해는 커지고
    항상 격한반응으로 재미를 주는 저로인해 놀림거리는 많아졌죠.(격한반응개잼)
     
     
     
    그렇게 저렇게 반에서 거의 반공식커플로 2학년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
    또... 같은반이 된거에요.......
    그땐 일년이 또 망했다는 생각에 친구를 붙잡고 신세한탄을 했는데
    , 그럴일은 없었어요.
     
    2학년부터 걔가 조금 질이 안 좋은 애들이랑 놀기 시작했거든요.
    어디서 늦바람이 불었는지 야자도 많이 빠지고 매일 담배냄새로 쩌들어있고 반에 약한 애들한테 시비나 걸고..
    개인적으로 그런 부류를 증오하는 편이라 걔랑 그 이후론 얘기도 거의 안했어요.
    당시 저희 반이 공부하는애/ 안하고 노는애로 따로 나뉘어서 생활하는 분위기라 점점 더 멀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날이었어요.
    같은 동네라 그런지 학교가는길에 걔랑 마주쳤는데 담배냄새가 확 나는 거에요..
    당시 너무 짜증나고 얄미운 마음에 엿이나 먹어라 하고 '! 담배냄새!!!!!!!!!!!!!‘ 라고 소리를 질렀는데...
    순간 걔가 갑자기 저를 살짝 껴안더니 '야 우리 길고긴 세월이 이정도였냐? 우린 친구잖아 봐줘~' 라고 하는 겁니다.
     
    제가 알았다고 꺼지라니깐 씩 웃으면서 주먹 인사(서로 주먹 맞대는거)를 하고 걸어가는데...
    ..정말 가슴이 어찌나 뛰던지
    5년을 그 놈이랑 알고 지냈지만 그런 기분은 처음 이었어요.
    맨날 마주치면 ()욕부터 나오는 놈이었는데 눈을 마주치면서 씩 웃은 그 잠깐의 순간에 좋아진 거에요 걔가 ㅜㅜ...
     
    그리고 나선 무슨일이 일어났게요...
    정말 놀랍도록 아무일도 없었어요.
    좋아한다는걸 알고 난 이후부터는 걔를 더 피했거든요..
    생활하는 면에서도 이제 더 이상 저랑은 다른 부류의 시끼이기도 했고
    이제 곧 고3인데 무슨 연애야라는 핑계..랄까
     
     
     
    3학년 부터는 남녀분반을 하면서 다른 반이되었습니다.
    걔랑은 가끔 복도에서 마주치면 장난스럽게 혹은 어색하게 인사하는 정도?
    그마저도 대학에 가면서 핸드폰 번호 바뀌고 여차저차 하면서 서로 어떻게 사는지도 모르는채 연락이 끊겼어요.
     
    그런데 얼마전에 집가는길
    신호가 걸려 정지해 있는 버스 창문 밖에서 그 애를 봤어요.
    시간이 꽤 흘렀지만 뭐 알아보겠더라구요. 여자친구로 보이는 사람이랑 껴안고 있더군요.
    버스 바로 옆에서 그 지랄을 떨고 있어선지 당연히 버스안에 앉아있는 저랑 눈이 마주쳤어요.
     
    어어? 하는 눈빛이 알아보는 것 같더군요. 제가 씩 웃으니까 지도 씩 웃더라구요.
    그 씩 웃는 얼굴이 왠지 얄미워서 버스 출발하는 순간에 엿()날려줬네요.
     
     
     
    ?헤...헤헤...헤헤헤....
     
     
     
    지금은 그냥 이불차고있어요...
    엿이라니 뻐..큐라니....7년만에 마주친 X-짝남한테 뻐큐라니병신같았어 ㅜㅜㅜㅜ
     
    과거짝남아
    덕분에 오랜만에 옛날 학교 다닐 때 생각도 하고 재밌었어!
    오랜만에 본 동창한테 엿받고 당황스러웠지 미안 하하 순간적으로 그랬다 이해 좀...
    여자친구 뒷통수가 참 아름다우시더라 미인일것 같았어 행복하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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