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친한 여동생 하나가 남자친구와 결혼 이야기를 했는지 심각하게 묻더라고요.
언니 나 너무 계산적인가요?
저는 결혼이 계산적이어야지 그럼 연애할 때 계산적이어야하냐고 반문해줬습니다.
물론 동생은 본인 집 보다 경제적으로 떨어지는 남자친구 집안 사정에
결혼을 망설이는 본인 모습에 놀라서 하는 말이지만
절대 계산적인 모습 아니라고 말해줬습니다.
그리고 그 모습을 계산적이라고 매도하는 사람들과는 말도 섞지 말라고 해줬어요.
저도 신랑쪽이 경제적으로 기울어지는 결혼을 한 사람으로 결혼 전 계산기 엄청 두둘겼습니다.
신랑 부모님, 형제자매 성격, 경제개념, 경제상황, 무엇보다 남편의 경제개념.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품.
더 중요한 것은 나의 역량. 내가 이 모든 것을 불만 없이 후회없이 감당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을 것인가.
모든 사람들이 이혼을 전제로 결혼하지는 않을겁니다.
향후 못해도 40년은 같이 살 사람들인데 계산기 두둘겨야죠.
여기서 말하는 계산기는 그 사람들의 역량이 아니라 나의 역량을 가늠해봐야 하는 겁니다.
당연히 사랑하니까 결혼이야기가 오고갔겠죠. 보통이라면.
그렇지만 감당하지 못하면 헤어지면 그만인 연애와는 달리 결혼은 감당하지 못해도 어느 정도는 참고 견뎌야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 부분의 계산기를 두둘겨야 하는데
그것에 경제적문제, 인성문제가 포함되어 있는 것 뿐이죠.
시어머니가 사치부리고 막말한다고 쳐도 내가 평생 감당하고 컨트롤 해서 스스로 스트레스 받지 않을 수 있다면 결혼하는 것이고,
남편이 툭하면 성질내고 여자사고치고 다녀도 내가 평생 감당하고 넘길 수 있으면 그런 사람하고 결혼해도 되는거에요.
옆에서 누가 뭐래도 내가 별 문제 없이 괜찮으면 하는 겁니다.
그 계산기를 두둘겨보라고 했어요.
경제문제도 남자친구 집이 기울어지면 여러가지 따라오는 것들이 있다.
시부모님 경제적 지원부터 가장 거지같은 경우인 남자의 열등감까지 생각해봐야할 것이
비슷한 경제수준의 집안과 결혼하는 것에 비해 많이 있고 치명적인 부분이 있다.
인성문제는 더 크다. 돈문제는 해결하면 끝인데 사람의 인성은 다른 사람이 개입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에
상대를 견딜수 있는가 없는가가 너무나 중요하다.
그러니까 너는 남자쪽 상황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네 자신 또한 객관적으로 판단해서
평생 그것들을 감당할 수 있다면 결혼 진행해라. 언니는 그 과정에 있어 네가 힘들어 징징대는 것까지는 언제든 들어 줄 수 있고 조언도 해줄 수 있다.
하지만 네가 상황파악하고 너의 역량을 가늠해 되겠다고 생각한 부분에 있어서는 할수 있는 만큼은 스스로 상황을 만들어가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만약 너의 모든 역량을 동원하고 인내의 한계를 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그 어떤 변화도 느낄 수 없다면
그때는 그만 둘 시기라고. 그것이 결혼이라고 했어요.
그만큼 계산기를 정확하게 두둘겨보고 계약서에 사인해야하는 것이 결혼이라고.
그러니까 스스로가 계산적이라는 생각이 드는 것은 나쁜 것이 아니고
본인이 계산적인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선한 사람일 뿐인 것이고
그 말은 아직도 너는 현실감각을 제대로 살려 상황을 보고있지 못한거라고 했어요.
여튼.
그래서 갑자기 또 글을 작성하는 이유는
미혼남녀가 스스로 결혼을 생각할 때 계산적이다라는 생각이 드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고
결혼 전 반드시 해야하는 일이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거죠.
특히 주변에 그런식으로 본인을 매도하는 사람이 있다면 신경끄고 '제대로 된' 계산기를 두둘기라고 말하고 싶은거죠.
- 제대로 된 계산기 : 본인의 역량 가늠.
뭐 그랬다구요. 언제나 끝마무리는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어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