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는 옛날 기억을 더듬어 쓰는 일이므로
과장된 부분이 있을 수 있슴둥
때는 내가 말년휴가를 나왔을때
그닥 친하진 않은 동기 한녀석과 나와서
강남터미널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있었음
근데 흑아저씨, 흑아줌마 그룹이 옹기종기 모여서
뭘 보면서 영어로 계속 쏼라쏼라 하는거임
뭐지 그러고 그 근처 가서 살짝 곁눈질로 보니까
아니나 다를까 지하철 노선도 들고있었음.
어떡하지 길을 못찾는건가? 도와줘야하나?
영어도 못하는데 어.... 그러다가
외국인 관광객 한정으로 오지랖 쩌는 패시브를 가진
소유자라 군복입고 다가감.
(이하 대화는 나, 그룹리더아저씨는 그라고 쓰겠음)
나) 익스큐즈미, 웨얼유 고잉?
그) 오. 쏼라쏼라쏼라
나) 어 음...쏘리. 아이캔 스픽 잉글리쉬. 벗 베리 리틀. 쏘 플리즈 세이 어게인 슬로울리
그) 위 얼 고잉 투 명동. 유 노우 명동?
아 이사람들 명동 가는거구나. 그러면서 노선도를
손가락으로 쿡쿡 찌르면서 가르쳐줌.
근데 짧은 영어실력과 바디랭귀지는 한계가 있었으니
결국 나는 결심함.
나) 팔로우 미.
마침 명동을 지나서 환승해야하는 나였기에
그래 뭐 이사람들이 날 잡아먹는것도 아니고
바래다 주자 그러면서 같이 갔음.
이윽고 지하철이 오고 나와 그룹리더 아저씨는
이런 저런 얘기를 주고 받음.
나) 한국엔 왜 오셨나요
그) 명동에서 활쏘기 대회가 있어서 참가하러 왔다.
나) 궁수?(유 아 아쳐)
그) 응. 나 궁수다. 케냐 국립공원에서 왔다.
나) 아. 멀리서 왔는데 안힘드냐.
그) 괜찮다. 넌 근데 옷보니까 군인이냐?
나) 군인이다. 휴가나왔다.
그) 미군이냐?
나) 한국군이다. 미군 아니다.
그) 그렇구나. 도와줘서 고맙다. 길 못찾아서 헤메고 있었는데 알려줘서 안늦게 도착할 거 같다.
이러면서 화기애애하게 얘기하면서
지하철 칸 사람들에게 군복입은 군바리와 흑아저씨라는 기묘한 조합을 보여줌.
그리고 시간이 흘러 슬슬 내릴때가 되고
말하는 도중 국립공원 시간만있으면 가보고 싶다고
얘기했더니 자기 명함을 주면서 오면 꼭 연락하라고
자기가 숙식, 사파리투어 다 해주겠다고 했음.
그리고 그 그룹은 명동에서 내리고 나에게 연신
땡큐 땡큐 그러면서 사라졌음.
난 나름대로 국위선양 했다는 마음에 뿌듯해했고
지하철 칸 사람들은 내가 내릴때까지 쳐다보고
같이나온 내 동기는 어느새인가 내 옆에서 15 m 가량
떨어져있었음 .
여러분. 우리가 외국나갔을때 도와주는 사람이
존재하듯 외국인 관광객들도 안되는 영어로
얘기해도 알아먹습니다. 도와주면서 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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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14/08/01 18:16:54 39.114.***.22 아이고저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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