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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22113
    작성자 : 란슬롯
    추천 : 27
    조회수 : 3102
    IP : 121.131.***.244
    댓글 : 7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2/27 13:38:18
    원글작성시간 : 2011/12/27 00:58:57
    http://todayhumor.com/?humorbest_422113 모바일
    스타2 캠페인, '대피' 를 배경으로 단편소설을 써봤습니다.
     







     "자리를 지켜! 우리는 해낼 수 있다!"
      
       "HOOAH!"
     
      검은 해병복을 입은 남자의 말에 파란 해병복의 해병들이 답했다.
     
      나는 가우스 라이플의 방아쇠를 계속 누르면서 탄약박스가 있는 뒤를 살짝 돌아보았다.   420 이라고 써져

    있었다.   한 사람당 하나씩 배급받은 탄약 박스가 바닥을 보인다는 것은 싸울 무기가 없어진 다는 말과 같

    았다.
     
      "젠장..."
     
      옆에 있던 용병이 질린다는 듯이 말했다.
     
      우리가 웅크리고 쏘고 있는 참호 밖에는 저글링들이 끝이 보이지 않는 파도처럼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

    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주변에 땅굴이 없다는 스캔 보고로 추측하건대, 이 저글링들은 정말로 끝없이 

    오지는 않을 거라는 점이었다.
     
      삑
     
      해병복 안의 모니터로 눈을 돌려보니 장전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보였다.
     
      "재장전!"
     
      총을 참호 안으로 놓고 뒤로 손을 뻗어 탄약박스를 열고 탄약띠를 다 빼냈다.
     
      "탄약이 거의 다 소모됐습니다!"
     
      검은 해병이 내쪽을 바라보며 끄덕이고 다시 총을 쐈다.
     
      "찰리, 약속한 거 잊지 마라."
     
      같은 분대원이자 친구인 브릭이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그의 뒤통수를 한대 치고 말했다.
     
      "그런 소리 하지마라 새꺄."
     
      저글링의 쌓여가는 시체가 차례로 오는 저글링들을 잠시나마 방해해주는 듯 했지만 또한 우리가 사격하는

    데도 방해가 되었다.   그리고 그 벽은 점점 우리 쪽으로 가까워 졌다.  내 예측으로는 아마 10분 정도밖에 

    버티지 못 할 것이다.
     
      "철수한다!"
     
      검은 해병이 손을 뒤로 저으며 말했다.   나는 그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하지만 레이너님, 온다던 수송선은?!"
     
      "뮤탈리스크에게 격추됬소.  두번째 후퇴 지점으로 걸어서 후퇴해야하오."
     
      이미 레이너의 특공대원들은 폭발물을 참호에 남겨두고 천천히 뒤로 걸어나가면서 총을 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있었던 참호 쪽을 향해 손을 흔들면서 말했다.
     
      "우리도 철수한다!"
     
      내 말이 끝나자마자 얼마 전만 해도 농부들이었던 해병들이 허둥지둥 일어나 참호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

    했다.
     
      참호 밖으로 빠져나온 우리들은 속보 걸음으로 반쯤 크립에 덮인 초원을 달려나갔다.  중간중간 튀어나오

    는 저글링들과 이름모를 생물체들은 레이너의 특공대원들이 총을 쓰지 않고도 때려죽였다.
     
      쿠아아앙
     
      갑자기 땅이 흔들리더니 먼지바람이 뒤에서부터 우리를 덮쳤다.
     
      "뒤돌아보지 말고 계속 달려!  헉, 조금만 가면 된다!"
     
      레이너가 잡음 섞인 무전으로 모두에게 말했다.
     
      나는 레이너에게 비공개 무전으로 말했다.
     
      "수송선이, 헉, 그럼 주민들은..헉."
     
      "수송선과는 무전이 끊겼소, 헉, 하지만 우리 파일럿들은 최고니 괜찮을 거요."
     
      무전으로 민병대 해병들이 희망 반, 두려움 반으로 이야기 하는 게 들렸다.
     
      민병대 해병의 리더로 뽑힌 나로서는 그들과 위험에 처한 우리 행성, 아그리아의 주민들을 안전하게 저그

    로부터 지켜낼 의무가 있다.  그리고... 난 저그를...
     
      문득 자기들을 쏴 달라고 울부짖던 부모님의 모습이 생각났다.
     
      "으이익... 바퀴가 저기 있다!  조심해!"
     
      한 민병대가 손으로 뒤쪽을 가리키며 말했다.
     
      "모두 서둘러!"
     
      레이너가 땅에 지연 폭발물을 땅에 대충 심으며 말했다.
     
      뒤를 살짝 보니 바퀴가 우리를 따라잡을 수 있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우리를 향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오히려 그 많던 저글링들이 보이지 않았다.
     
      많은 숫자의 바퀴들이 뒤를 쫓고 있다는 걸 깨달은 해병들이 아까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었지만 

    바퀴와의 거리는 차근차근 좁혀져왔다.
     
      "아...아아아아악!!!!!" [치지지직]
     
       해병복 다리의 기능에 문제가 있어 절뚝거리던 해병이 가장 먼저 바퀴의 산에 집어 삼켜졌다.  그의 비명

    소리는 무전을 통해 우리에게 직접적으로 전해져왔다.
     
      "씨발 씨발..."
     
      나는 심장이 전에 없었을 정도로 폭발적으로 뛰고 눈물이 약간 삐져나온 걸 느꼈다.  
     
      앞서가던 한 해병이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모두가 패닉상태로 아둥바둥 거리고 있는 그를 버리고 달려

    나갔지만 레이너가 그를 보고 뒤돌아서서 달려가 일으켜주었다.
     
      나는 다시 뛰려고 하고 있는 그 둘을 보고 존경심이 솟구쳤다.
     
      "수송선이 왔다!  헉, 헉, 우린 살았어!!"
     
      누군가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가 향하던 두번째 후퇴 지점에는 두개의 수송선의 문이 활짝 열린채로 천천히 내려오고 있었다.
     
      "어....엄...아아아아악!!" [치지직]
     
      또 한명의 해병이 바퀴의 파도에 쓸려가고 수송선이 땅에 거의 닿았다.
     
      마침내 살았다는 안도감이 들고 수송선과 거리가 100미터도 안남았을 때 갑자기 수송선 주위의 땅이 뒤집

    혀 엎어지며 뒤집어지며 저그의 괴생물체들이 나타났다.
      
      "1분대, 원통형으로 돌진! 2분대는 엄호하며 수송선에 먼저 탄다!"
     
      레이너가 가우스 라이플을 장전하며 말했다.
     
      그의 해병들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대열을 갖추는 사이, 나도 민병대 해병들에게 무전을 열어 말했다.
     
      "수송선을 지켜야한다!  모두 진형의 중앙에서 엄호사격하면서 돌진한다!"
     
      진형을 갖추자마자 우리는 빠르게 수송선을 향해 한몸이 된 것 처럼 달렸다.
     
      수송선에 탑재된 포탑과 소수의 해병들이 수송선의 두꺼운 장갑을 방패로 삼아 간신히 버텨내고 있었다.  
      
      하지만 히드라리스크의 무시무시한 바늘은 가끔씩 장갑을 뚫어버리고 해병복에 치명타를 입힐 정도로 강했

    다.
     
      최신식의, 다른 해병보다 두꺼운 장갑을 입은 1분대의 해병들이 히드라와 바퀴들에게 하나하나씩 희생되가

    며 돌진한 결과로 아슬아슬하게 수송선에 모든 해병들이 도착했다.
      
      수송선에 있던 해병중에 하나가 나와 레이너에게 말했다.
     
      "5명 사망, 8명 부상입니다!  어서 빨리 뜨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알겠다.  1분대!  탑승해!  이 지옥같은 곳을 뜨자!"
     
      해병들이 마지막으로 총알을 퍼붓고 모두 수송선에 들어왔다.
     
      쾅쾅쾅
     
      수송선을 박살내보려고 빠르게 달려오는 저글링과 바퀴들의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며 수송선은 엄청난 속도

    로 이륙하며 빠져나갔다.
     
      내 옆의 특공대원이 헬멧을 벗고 담배를 물었다.
     
      나는 방금 겪은 일에 긴장이 풀리질 않아 몸이 굳은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수송선에 탄 하얀색 해병들의 숫자를 셌다.  모두 열 두명이었다.  이곳에 구조 신호를 받고 왔을 

    땐 한 수송선에 20명씩 태우고 왔었다.  
     
      '몇 명이나 죽었을까...'
     
      말없이 굳은 채로 있던 나에게 레이너가 다가와 옆에 앉았다.  그는 군용 물통에 들어있는 술을 한번 들이

    켰다.  그리곤 내게 내밀며 말했다.
     
      "한잔 하시오."
     
      나는 헬멧을 벗진 않고 앞유리만 열어 말했다.
     
      "괜찮아요.  마실 기분이 들질 않는군요."
     
      그는 또 한번 벌컥 들이켰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죽었군."
      
      "예."
     
      "하지만 대부분의 행성 주민들은 이제 안전하오."
     
      "예."
     
      "..."
     
      그렇게 말없이 몇 십 분 뒤, 조명이 노란색으로 바뀌며 파일럿의 목소리가 들렸다.
     
      [벨트 매주시기 바랍니다.]
     
      철컥
     
      모든 해병들이 하던일을 멈추고 헬멧을 바로 입으며 의자 뒤에서 나온 손잡이에 손을 집어넣었다.
     
      이제 곧 하이퍼리온에 도착할 것이다.  그리고 나면 죽은 사람들이 누구누군지 확인 할 수 있겠지.  브릭

    은 살아 있을까..?
     
      쿵쿵
     
      몇 분 뒤, 우리가 탄 수송선이 하이퍼리온의 열린 갑판 안으로 들어가는 듯 했다.  다시 중력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도착했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조명이 꺼지고 문이 열리며 해병들이 몸을 일어서고 밖으로 나갔다.  하지만 나와 몇몇 하얀색의 해병들은 

    일어서지 않고 그자리를 지켰다.
     
      레이너는 나를 한번 돌아보고는 그대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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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 2011/12/27 13:38:18  124.199.***.217  비스타같은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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