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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42179
    작성자 : 여름밤공기
    추천 : 0
    조회수 : 2152
    IP : 162.158.***.239
    댓글 : 6개
    등록시간 : 2018/04/20 20:40:02
    http://todayhumor.com/?love_42179 모바일
    저같은 사람은 평생 솔로로 살것만 같았는데
    연게글들을 참 많이 보기도 하고 저도 감정에 휩쓸려서
    댓글을 달고 나이차가 많이 나는 남자와는 연애를 안할꺼라고
    단언한적도 있지만,

    이런일 저런일 겪고, 편견을 가지고 있던 지역의 좋은 사람들을 만나고, 그렇게 편견을 가지고 저 지역의 남자는 저래서 안돼!
    라고 얘기도 했던 적도 있었어요. 불과 두달 전까지요.

    근데 지내고 그동안 만났던 이성분들, 아는 오빠 동생,
    남사친으로 알고 지냈던 남자분들과 정작 저를 사랑으로
    키워주시고 제 온갖 투정과 찡찡거림을 받아주며
    저를 어른으로 키워주신 아버지가 정작 제가 그토록
    싫어하던 지역에서 태어나셔서 십대 시절을 보내고

    서울로 상경한 경상도 남자이고, 저의 엄마도 경상도분이시고
    저를 사랑하고 아껴주는 외가 친척분들과 어릴때부터
    제 똥기저귀를 갈고 버리신 외할머니도 경상도분이였다는
    아주 당연한 사실을 받아들이니깐,

    제 자신이 너무 멍청하고 한심하고 이렇게
    똥멍청이라서 바보들만 사귀었구나, 그래서 나쁜 남자들
    만나서 혼났고 나도 되게 우물안 개구리였구나라고
    인식하게 되니까 참 많은게 변하고 사고방식이
    달라지더라구요.

    제가 얼마나 옹졸하고 편협한 사람인지도 알게 되었고,
    쿨한척 하면서도 전문직이신 부모님을 보며 두분의 직업이
    제 직업인마냥, 부모님의 자산과 이루신 것들이
    아닌척 하면서도 알게 모르게 나도 물려받게 될거라고
    인식했다는 것부터,

    제가 참 나쁜 사람이었고 이기적인 사람이였고,
    합리적인척 논리적인척 헤어진 상대방 디스를 친구들에게
    하면서 당연히 나는 좋은 남자를 만나야 한다는
    근자감까지 가졌다는 사실, 팩트를 거울 보듯이
    마주하고 나니깐

    너무 쪽팔리고 부끄럽고 저를 보고 다가오는
    사람들에게 미안해지더라구요. 실은 어릴때 친가 친척들과
    친할아버지와 친할머니, 그리고 어린 저를 돼지라고
    놀리며 사촌오빠들이 제 자존감을 깎았던 기억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제가 대구 사람은 나빠, 대구 시댁은 안돼.
    라고 판단하고 생각하는건 성급한 일반화잖아요.
    제가 대구 시민분들 모두 알고 지내는 것도 아니고
    저희 아버지처럼 가정에 충실한 사랑꾼인 남자와
    연애도 제대로 안해보고 

    깨시민인척 그 특정 지역 사람들을 디스하고
    평가했다고 생각하니깐 이젠 저 좋다고 다가오는
    남자분들이 계시면 내가 예전에 어떤 사람이었는지를
    알아도 그럴까 싶어서 요즘에 참 싱숭생숭하고
    그러네요.

    그래서 최근 몇달은 좋은 얘기, 예쁜 얘기만
    몇시간씩 들려주는 명상 영상도 틈틈이 틀고 자고
    이젠 비혼으로 살겠다는 말도 조심하고,
    마음을 다스리며 지내는데,

    연게글들을 보면서 참 제 얘기같아서
    조용히 눈팅만 하고 가다가 용기내서
    글 써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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