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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안녕하세요.
즐거운 한가위보내시고 계신가요?
며칠전 딸아이의 문제로 글을 썼던 사람입니다.
내일처럼 관심가져주시고 걱정해주시고 격려,조언 해주신분들 감사합니다.
댓글들 하나하나 지금까지 꼼꼼히 읽어보았습니다.
헌데 글을써내릴땐 울고 일어나고 괴롭고 피폐해진 정신이었던터라
당시 깊게 생각하지 못한 문제들이 일어나고있네요.
부탁합니다. 딸아이에 대한 감정적인 비방과 격한말을 삼가해주세요..
제가 먼저 홧씨를 제공해놓고 타오르자 이런말하고있는게 모순적으로 보일지도 모르겠네요.
하지만 내 자식의 이야기가 자극적인 공포소설처럼 사방팔방으로 퍼져나가는게 너무나 괴롭습니다.
내 속앓이 한번 털어버린다고 쓴글이 또다른 속앓이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니
모두가 제 잘못입니다.
'네가 인터넷에 글을 그렇게 써놓고 사람들이 관심가지니 감당못하냐'며 생각이 짧았던
저를 탓해주세요.
글을 올릴땐 내가 어디가서 이런 얘기를 하겠나, 해서 생각내는대로 써내렸던게
경솔하고 어리석었습니다. 심적으로 육체적으로 너무 지쳐있어서 저만 생각하고 있었던것 같아요.
딸 아이의 문제가 다른아이들에게도 드물지만 일어날수 있는건가, 있다면 내가 하고 있는 대처는
어떠한가에 대한 조언을 얻고 싶어서 쓴글인데 이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게 될지 몰랐습니다.
일단 아이의 훈육방식에 대한 충고와 조언을 주신분들의 댓글을 읽고 또 읽었습니다.
제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것이 맞습니다.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엄마의 영역' 이라는것을 엄격화하여 아이에게 인식시키 않았던것 같아요.
임신했을때 남편과 아이의 양육방식에 대해서 '어린아이도 한 인격체로서 존중해준다' 라고 의견을
모았는데, 제가 융통성없이 이 신념에만 치우쳐 너무 학습식의 양육방식을 내세웠던것 같습니다.
좋은 엄마는 본능적으로 그 길을 터간다고 하던가요. 그런데 저는 책읽고 적고 그런 공부만했지
너무나 부족하고 미련했던 엄마였던것 같아요.
일단 아이의 아빠에 대한 과도한 집착증세가 나타나고서부터 상담을받고
엄마와의 친근감,공감대를 높이기위해 했던 노력들이 되려 아이의 조숙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것같다는게 상담소에서 제시한 의견이구요. 저도 동의합니다.
예를들면 함께 목욕하고, 자녀와 함께하는 요가교실같은곳에 찾아가기도하고, 뜨개질하고, 요리하고,
피아노를 가르켜주고, 그런 보통은 행위들이 아이에게 '나는 여성이다' 라는 과도한 정체성을 심어준것
같다고 하네요.
보통은 그런행위들이 긍정적으로 작용하는경우가 대부분이라, 처음 갔던 상담선생님이 권했던 경우고
저도 동의하에 아이와 친근감과 공감대를 트기위해 노력했던부분들인데... 분명 예외는 있는거겠죠.
내 아이를 예외로 가정한다면 아이가 본인을 필요이상으로 예뻐지고싶어하고 성숙함을 보이는데에
분명 이러한것들의 영향이 있을겁니다.
이런 지적을 받고서부터는 작은것 하나에도 신경을써서
아이의 옷을고를때도 청바지,파란 초록색계통의 옷을 섞어서 사고
아이와 있을땐 화장을 하지 않았습니다. 혹시라도 은연중에 '여성은 이래야 한다' 라는 인식을
심어주지 않으려구요.
그리고 딸아이가 걸그룹 카라를 좋아해서 노래를 따라 흥얼이고 춤을 추는것이 귀여워서
무대를 녹화해서 틀어주곤했었는데 혹시 그러것도 혹시 영향이 있을까 싶어서 중지했구요.
그럴때마다 아침에 유치원갈땐 청바지입고 가기싫다고 울고 떼쓰고 주저앉을때까지 모질게
입혀서 유치원에 보내고... 그런일이 있는날이면 아이 담임선생님에게 아이가 유치원서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게 합의점을 만들어내는거였는데
오늘하고 내일 이 파란색옷을 입으면 수요일은 oo가 좋아하는 원피스를 입을수있어.
이런것들이었어요.
아빠의 전화통화도 그러한문제에 포함됐어요. 아침에 아빠랑 전화하고 유치원가겠다고 보채는것을
아빠가 '유치원가라' 고 말하면 언제 다시 전화를 하겠다는 약속을 받고 유치원에 갔죠.
물론 이 합의점을 찾기까지의 실랑이에서의 몸싸움과 정신적인 소모가 너무 심해서 힘들기는 했지만..
제가 감수해야 하는 부분들이었어요. 어찌면 아이가 '수요일날 원피스 입을것을 기대하고
유치원에가서 별탈없는 하루를 보낸다' 이게 점차 나아가고있다는 신호일수도 있었는데
제가 그저 와사비일때문에 서러워서 글을 써버린것같습니다. 제 잘못입니다.
저는 아이의 혹여나 자해행위가 너무 두려워서 두리뭉실하게 아이의 말을 받아주고
넘어간적도 많아요. 경기가깝게 일으키며 화를 주체못해 주저앉아 우는 내 딸을 보는게 너무
괴로웠고 걱정됐고 혹여나 잘못될까봐요.
아이가 지능이 높고 또래의 다른아이에 비해 신체적으로 성숙한것도 맞습니다.
다른엄마들에대해 유난스럽게 키우진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아이가 선천적으로 지능이높고
성숙한걸 맞게 조심할걸 조심해주고 했어야하는건데... 상담소에서 책에서 좋다는 조언 그대로
하거나 엄마로서 뚝심없이 아이를 키운것같아요.
유치원선생님으로부터 상담요청 전화를 받은건, 아이가 물감으로 화장을 하려고 한다거나
어렸을때부터 딸피부가 굉장히 예민해서 알로에젤같은걸 자주자주 발라줬는데
바를때 따갑고 갑갑하다고 성을 내는 아이에게 '이걸 바르면 피부가 이뻐져' 라고 무심코 내뱉었던
제말을 기억했는지 집에서 바르는 젤을 유치원에 가지고가서 시간이 날때마다 바른다고 합니다.
이런행동들이 쌓여서 유치원선생님에게 아이의 지나친 미에 대한 인식과 성숙함이 걱정된다고 전화를
받고.. 상담소에 가서 아이아버지에게나 아이에게나 껄끄러움 부분인 보호기관에서
거의 조사에 가까운 상담을 받게됐죠.
사실은 그 문제가 '이걸 바르면 이뻐져' 라고 무심하게 내뱉은 말에서 시작된건지도 모르는데 말이죠.
리플들 하나하나보고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반성도 많이했고
제가 얼마나 나약하고 융통성없는 엄마였나 많이 생각했습니다.
아이에대한 비난리플글로 마음이 아프지만 지쳐있던 제 자신을 한번더 채찍질 할 계기가 된것같습니다.
의사선생님이 사이코패스 테스트를 권한것도
아이의 다소 비이상적인 행동들이 후천적 경험들에 의한 반사작용이 아니라면 선천성을 의심해볼만
하다. 라는 말에 무슨말이냐고 되묻자, 사이코패스의 경우에는 대부분 10대때부터 그 증상을 내보이기
시작하지만 선천적으로 뇌의 신경자체가 다른이의 감정에대한 무신경함,본인위주의 생각으로 발달이
되었다고 설명해주었습니다. 사이코패스는 극단적인 예일뿐, 딱히 신체나 정신적 장해가 없어보이는
일반 어린이들에게도 그런 검사하는것들이 많으니 가능성을 열어두는게 좋다. 라는 말에
사이코패스라는 단어 하나로 거북하고 화가나서 과민반응한것 같습니다.
사실 의사선생님은 와사비일뿐만 아니라, 이곳에는 차마 쓰지 못할 그동안 일어난 많은 일들을
알고계세요. 사실 그 이전에도 어떤 일이 있었을때 진지하게 이런 테스터를 권하셨는데 제가 그때도
귀를 닫아버렸습니다.
제 입장에서 괴롭다고 죽겠다고 징징거리는 소리를 들으니 당연 그런 의견을 낼만한데,
생각이 짧았던것 같습니다.
댓글중에 내 아이는 아닐거야. 라고 닫아버리는것이 모성애가 아니라 아이를 검사받게 하고 같이
헤쳐나가는것이 엄마가 할일이라는것이 있었는데, 읽고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가 선천적으로 공격적이고 문제가 있다고해도 내가 품어가야할 자식입니다. 선천적 문제가 아니고
차라리 다 제 양육문제이길 바라고 또 바라는바이지만, 만약 선천적 문제라고해도 마음을 굳게 먹고
헤쳐나가야겠지요..
지금 딸아이는 자고있어요.
시댁이 명절을 세지않고 친정도 집안분위기를 어느정도 눈치챈지라 올필요 없다고 전화하셔서
오늘 하루종일 집에서 지냈습니다. 명절을 세지않아도 저는 명절분위기를 좋아해서
장보고 전을 부쳤는데 아이가 전을 부치는 제 옆에서 계속 아빠를 찾다가
(아이아빠의 직업상 명절날 당일 직장에 나가봐야합니다.)
제가 '아빠는 바빠서 전화해도 못받아.' 라고 하는걸 평소대로 계속 성내다가 아빠폰이 꺼져있다는걸
듣고나서서야 성에 지쳤는지 전을 조금먹고 잠들었네요.
와사비일이후로 집에 들어가서 평소와같이 행동했어요. 속은 진정이 안됐고 타들어갈것같았지만
댓글대로 엄마의 무너지는 모습을 아이에게 보여주고싶지 않았어요.
잠들어있는 딸아이를 보면, 그동안 일어났던 그런일들이 믿기지않을만큼 얼마나 천사같고 이쁜지
특히 발모양이 저랑 똑같아요.
이런 아이를 열달간 품고 고통을 겪어서 생명을주고 젖먹이를 이렇게까지 키워놨는데 흔들리지않고
강해져야겠습니다. 내 자식이니까 내가 품고가야하는게 맞습니다.
잠시동안이지만 그냥 확 도망가버릴까 하고 약한 맘 가졌던 제자신이 부끄럽습니다.
댓글달아 주신분들 다시한번 감사합니다. 명절이 끝나고나서부터 해야할일을 계획을 세우고
적극적으로 강하게 행동할겁니다. 선친적인 정신병이 있는거라면 테스트받고 치료하면 됄것이고
양육방식에 문제가 있더라면 포기하지않고 훌륭한 엄마가 되도록 노력할겁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Keren Ann 이라는 싱어를 너무 좋아해요.. 아이아빠와 한창 연애를 할때와
태교중에도 노래를 많이 들었는데 이 가수의 가장 알려진 곡중에 Not going anywhere 이라는 곡이
있어요. 지금도 듣고있는데 모처럼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딸을 위해서라도 이 제목으을 되새기고 또 되새겨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직 아무것도 해결된것도 없는데 너무 쓸데없는 소리를 주절주절 거려놨네요.
조언달아 주신 모든분들 다시 한번 고맙습니다. 최종으로 어떠한 선택을하고 결정을 내린건
제 자신이겠지만 본인일마냥 위로,충고,조언 댓글 달아주신분들에 외롭고 지쳐가던 정신에 많이
도움이 됐습니다.
한가지 아직도 마음에 걸리는건 더이상 자극적으로 일이 커지고 아이에게 화살이 돌아가는것을
원치않습니다. 아이에게 이런말을 쓴다는게 웃기지만, 삼자대면이라는 말이 괜히 있는게 아니듯이
성인이고 글도 본인에 유리하게 잘 쓸줄 알도록 학습된 저 혼자만이 글을써서 아이에게 욕을
먹게하는것은 정말 너무 치사한 짓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아이의 차도가 있어서 긍정적인 소식이있으면 그때 다시 한번 글을 올리겠습니다..
모두들 좋은주말 마무리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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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감사합니다. 제가 병원선생님의 말을 듣고 찾아봤는데 어린아이에게 사이코패스검사라는것
자체가 성립될수가 없다고하네요. 사이코패스라는게 최소 10대 중반부터 이루어지는건데 딸아이는
아직 많이어리거든요... 참 다행이라고 해야할지
의사선생님은 문제 아동들이 미연에 방치않고 일을 키우면 십대때부터 사이코패스적 행동을
보일수있다, 라고 한거였는데 든거였는데 거기에 흥분해서 내 아이한테 사이코패스검사를
받게해보자는건가? 싶어서 마음을 닫아버렸던것 같습니다. 좀더 알아보고하니 그런검사가 아니라
딸애처럼 다른애들에비해 유별난 행동을 보이는 아이들을 후천적보다 선천적인쪽에 가능성을 두고
검사하는거네요..
연휴가 끝나면 아이생활 사이클은 그대로 유지하되 병원검사를 받게할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