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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41911
    작성자 : 眞달빛물든
    추천 : 3
    조회수 : 1058
    IP : 118.32.***.60
    댓글 : 3개
    등록시간 : 2014/04/26 17:25:57
    http://todayhumor.com/?military_41911 모바일
    [군대문학]봄봄 1.TXT
    오늘도 또 우리 막내가 막 쪼이었다. 내가 짬밥을 먹고 담배를 피러 갈 양으로 막사를 나갈 때이었다. PX로 가려니까 등 뒤에서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하고 막내의 풀죽은소리가 야단이다. 깜짝 놀라며 고개를 돌려 보니 아니나 다르랴, 두 놈이 또 얼리었다.


    2소대 막내는 우리 막내보다 군번도 높고, 꼭 조폭 같이 무섭게 생긴놈이, 유순하게 생긴 우리 막내를 함부로 해내는 것이다. 그것도 그냥 해내는 것이 아니라 눈에서 레이저를 쏘고 물러섰다가 좀 사이를 두고 또 전투모로 얼굴을 툭툭 친다. 이렇게 멋을 부려가며 여지없이 갈궈놓는다. 그러면 이 못난 것은 전투모에 맞을 때마다 눈꺼풀이 감기며 그 비명으 윽, 윽 할 뿐이다. 물론 미처 회복되지 않는 자존심에 상처를 입어가며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이걸 가만히 뒤돌아보자니 내 기분이 나쁜 것 같이 두 눈에서 불이 번쩍난다. 대뜸 맛스타캔 하나를 들고 달려들어 2소대 막내를 후려칠까 하다가 생각을 고쳐먹고 헛기침으로 떼어만 놓았다.
     

    이번에도 김병장이 쌈을 붙여 놨을 것이다 .바짝바짝 내 기를 올리느라고 그랬음에 틀림없을 것이다. 고놈의 병장이 요새로 들어서 왜 나를 못 먹겠다고 고렇게 아르릉 거리는지 모른다.
     

    4일 전 튀김건빵만 하더라도 나는 저에게 조금도 잘못한 것은 없다. 
     

    남자놈이 일을 하려면 했지 남 일 하는데 쌩이질을 하는 것은 다 뭐냐. 그것도 발소리를 죽여 가지고  고개를 살며시 갖다대며
     
    '얘! 너 혼자만 정비하니?'하고 긴치 않은 수작을 하는 것이었다.


    얼마전가지만 해도 저와 나는 이야기도 잘 않고 서로 만나도 경례만하고 지나갈 터이련만, 지금은 갑작스레 말을 거는 것은 웬일인가. 항차 밝힐 것 같은 남자애가 남 정비하는 것 보구......


    "그럼 혼자하지 떼루 합니까?"

    내가 이렇게 내배앝는 소리를 하니까

    "너, 정비하기 좋니?"

    또는,

    "후임불러서 하지 왜 혼자하니?"


    잔소리를 두루 늘어놓다가 남이 들을까 봐 손으로 입을 틀어막고는 그 속에서 깔깔 대인다. 별로 우스울 것도 없는데, 날씨가 풀리더니 이놈의 병장이 미쳤나 하고 의심하였다. 게다가 조금 뒤에는 내가 정비하는 것을 힐끔힐끔 바라보더니 차 옆으로 가까이 다가오고서는 차를 툭툭 두드리는 것이었다. 주머니가 가득찼는지 김병장이 주머니에서 조그마한 락앤락통 하나를 꺼냈다.
     
     
    “느 이거 먹어본 적 없지?”하고 생색 있는 큰 소리를 하고는, 제가 튀김건빵을 준 것을 남이 알면 큰일날테니 여기서 얼른 먹어 버리란다. 그리고 또 하는 소리가,
     
     
    “너, 몰래먹는 튀김건빵이 맛있단다”
     
     
    “전 튀김건빵 안 먹습니다 .김병장님이나 드십쇼.”
     
     
    나는 고개를 돌리지도 않고 정비하던 손으로 튀김건빵을 쑥 밀어버렸다.
     

    그랬더니 그래도 가는 기색이 없고, 뿐만 아니라 쌔근쌔근하고 심상치 않게 숨소리가 점점 거칠어진다. 이건 또 뭐야 싶어서 그때서야 비로소 돌아다보니 나는 참으로 놀랐다. 우리가 같은 중대에서 생활한지가 근 1년이 되어가지만, 여지껏 가무잡잡한 김병장님의 얼굴이 이렇게 홍당무처럼 새빨개진 법이 없었다. 게다가 눈에 독을 올리고 한참 나를 요렇게 쏘아보더니 나중에는 눈물까지 어리는 것이 아니냐. 그리고 튀김건빵을 다시 집어들더니 이를 꼭 악물고는 엎어질듯 자빠질듯 생활관으로 힝하게 달아나는 것이다.
     
     
    어쩌다 정비관님이,
     
     
    "너, 얼른 사회로 가야지?"하고 웃으면

     
    “염려 마서유, 갈 때 되면 어련히 갈라구.....”
     

    이렇게 천역덕스레 받는 김병장님이었다 .본시 부끄러움을 타는 남자도 아니거니와 또한 분하다고 눈에 눈물을 보일 얼병이도 아니다. 분하면 차라리 나의 등어리를 방탄모로 모지게 후려치고 달아날지 언정.


    그런데 고약한 그 꼴을 하고 가더니 그 뒤로는 나를 보면 잡아먹으려고 기를 복복 쓰는 것이다.
     
     
    설혹 주는 튀김건빵을 안 받아 먹은 것이 실례라 하면 주면 그냥 주었찌 '느 튀김건빵 먹어본 적 없지?'는 다 뭐냐. 그렇잖아도 저희는 취사중대고, 우리는 그 취사중대에 절하면서 밥을 먹으므로 일상 굽실거린다. 우리가 이 중대에 처음 들어와 부식이 없어서 곤란으로 지낼 제, 맛스타가 생기고, 계란 후라이가 생긴 것도 다 김병장의 능력이었다. 그리고 우리 분대장, 소대장도 부식이 부족하면 부지런히 취사장에 출입하면서, 이런 모범병사는 두 번 다시 없으리라고 김병장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곤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2소대 녀석이 말썽을 부려서 한 번씩 닦으려고 하면 중대 소문이 사납다고 주의를 시켜준 것도 분대장이었다. 왜냐하면 내가 2소대하고 싸움이라도 했다가는 상대 분대장이 노할 것이고, 그러면 우리는 김병장이 주는 부식이 사라지고, 또 식사때 배식량이 줄어들지 않으면 안 되는 까닭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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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4/27 01:42:06  1.251.***.246  장구니엄마  393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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