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중난동 미군 비난속 미8군 사병 인터뷰
“아무리 비난받아도 떠나는 날까지 한국을 지킬 겁니다.”
한동안 잠잠했던 서울 용산미군기지 앞이 최근 다시 시끌벅적해졌다. 일부 미군의 칼부림 난동 사건과 미국 정부의 주한미군 이라크 파견 발표 등으로 미묘한 감정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일 기자가 찾은 용산미군기지 앞은 전경과 시위대들로 북적거렸다. 부대 앞을 지나가는 미군들은 고개를 푹 숙이고 시위대를 애써 외면한 채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군당국에 따르면 미군들은 해외 파병이 필요할 경우 무작위 추첨을 통해 파병 인원을 결정한다. 또한 미국의 여러 해외 파병지 중 한국은 이라크에 이어 두 번째로 꺼려지는 곳이다. 전쟁 날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기 때문.
이런 가운데 익명을 요구한 두 젊은 미군이 스투와 만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그들은 “최근 다시 들끓는 반미감정 때문에 속이 상하지만 떠날때 떠나더라도 한국에 머무는 그날까지 주어진 임무를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온 지 2년이 지났다는 A하사(30). 그는 다들 꺼리는 한국근무를 ‘자원’했다. “어렸을 때 태권도를 배우면서 알게된 ‘극동의 분단국가’ 한국이라는 나라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고 태권도 선생님의 나라를 내 손으로 직접 지켜주고 싶었다”는 게 그 이유다.
“하지만 당시 한국은 저를 반겨주지 않았어요. 연일 반미 시위가 일어나고 미군을 범죄자 취급했지요. 길거리에서 대놓고 손가락질하며 인상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어요.” A하사는 “한국은 오랜 우방국가여서 우릴 반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며 고개를 저었다. “얼마 안 남은 계약기간이 채워지면 미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에요. 아마 다시 한국에 오는 일은 없을 겁니다.” 그는 요즘 부대 밖으로 거의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나이와 계급을 밝히기를 꺼린 B씨는 한국에 온 지 3년 넘은 베테랑이다. 오래 머문 덕분에 한국 친구도 많이 생겼고 한국 분위기를 잘 안다. B씨는 최근 미군 난동사건과 관련,“특정 개인의 실수로 인해 모든 미군이 매도당하는 것은 억울하다. 18∼20세의 어린 군인들이 젊은 혈기에 사고를 친 것일 뿐, 한국을 얕보거나 미군에게 유리하게 만들어진 한미 행정협정(SOFA)만을 믿고 까부는 것은 아니다”고 항변했다.
B씨는 또 “사고를 친 미군이 무조건 용서받으리라고 믿는 건 잘못된 것이다. 한국법보다 미국 군법이 훨씬 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범죄를 저지른 미군에게 법정에서 계급 강등이나 불명예 제대 조치를 내리면 한국사람들은 ‘징역을 살게하라’며 더 큰 처벌을 요구하지만 군대 일 밖에 모르는 직업군인에게 ‘강등’이나 ‘불명예 제대’는 ‘사형선고’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B씨는 이야기 끝에 “한국 국민들은 미군 개인의 실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며 미국 전체가 책임질 것을 요구하는데 이는 지나친 처사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전쟁 때 6만명 가까운 미국 젊은이가 목숨을 잃었고 장애자가 된 사람도 10만명이 넘는다. 전쟁포로도 7,000명이나 된다. 그 사람들이 지금의 반미감정을 알면 어떻게 생각할지 궁금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A하사와 B씨는 “대부분의 미군들은 한국 내의 반미 감정이나 미국 정부의 철수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명령이 떨어지면 그저 움직일 뿐이라는 것이다.
A하사는 “한국이 아무리 미국을 비난하고 미군을 손가락질해도 우리는 철수 명령이 떨어질 때까지는 한국을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민들도 이런 자신들의 자유수호의지를 이해해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종합뉴스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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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아니지만.. 
그 인생의 전부인것도 안하면..그 나머지 남은인생은어찌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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