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류 | 게시판 |
베스트 |
|
유머 |
|
이야기 |
|
이슈 |
|
생활 |
|
취미 |
|
학술 |
|
방송연예 |
|
방송프로그램 |
|
디지털 |
|
스포츠 |
|
야구팀 |
|
게임1 |
|
게임2 |
|
기타 |
|
운영 |
|
임시게시판 |
|
이천육년 즈음이었나요.
철모르는 애송이 시절, 그래도 힘이 넘쳐 푸른 불꽃 튀기며 이리저리 튀어다니던 그 어린 때였을겁니다.
그때도 노랫말처럼 비가 추적추적 오던 늦봄이었어요.
공기는 녹진녹진해서 서늘한 바람 가닥 속에서도 남풍의 열기를 느낄 수 있었을 그런 저녁이었어요.
비냄새에 섞여 어느 집에서는 갓 지은 밥의 냄새가,
불꺼진 방 한구석에서 묵어가는 옷가지들의 눅눅한 냄새와,
연신 경적을 뿜어대며 갈길을 재촉하는 하얀색 택시와,
발을 끌며 걷던 청년의 발끝에 아스팔트가 갈리는 소리,
내 뒤를 지나가던 어느 남녀의 도란도란 얘기나누는 소리,
구름에 가려 희뿌연 저녁 노을에 도시 불빛이 섞여들어와,
모두 모여 한데 끓던 그런 저녁이었어요.
지금은 사라진, 연트럴파크가 들어서기 전의 그 골목길을 나와
삼거리에서 나의 옛 사랑과 이별했을 때,
비를 맞으며 옛 사랑이 저어 멀리 시야에서 사라질 때까지 뒷모습을 바라보다,
마지막이지 싶어 고운 얼굴 한번 더 보려고 빗줄기를 뚫고 숨이 차도록 달려가봐도
이제 영영 어디에도 없어서, 터져나오는 눈물 뚝뚝 흘리며 빗속에 한참을 서있었던 기억이 납니다.
노랫말이 그때 그 이별을 떠올리게해요.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아파서
행여 눈물보일까 지하철에서 고개를 푹 숙이고 있었습니다.
그러면서도 하염없이 반복해서 듣고있는걸 보니 분명 이쁜 기억들로 가득했을겁니다.
아직도 마음이 아려요.
말할데 없어 이리 적습니다.
아침부터 비내리던 날,
거리는 검게 물들어 가고,
비틀대며 걸어가던 난,
무심코 뒤돌아 본다.
토옥 톡 떨어지는 빗방울 그 사이로,
하나 둘 지나가는 사람들 그 사이로,
그대는 지나가고,
내 마음은 지워가고,
신발은 젖어가고,
내 볼도 젖어가고
아침부터 내리던 비는,
저녁이 되도 그치지 않고,
뒤척이며 잠 못들던 날,
가만히 창 밖을 바라본다.
토옥 톡 떨어지는 빗방울 그 사이로,
하나 둘 지나가는 사람들 그 사이로,
그대는 지나가고,내 마음은 지워가고,
신발은 젖어가고,
내 볼도 젖어가고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