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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올해 33살의 유부남 직장인입니다.
요새 정말 고민 되는 게 생겨서 하소연 하듯이 하나 게실물 올려볼려고 합니다.
우선 저는 2008년 석사과정 졸업하면서 남들처럼 회사에 입사하지 않고
당시 동기 였던 친구와 선배한명 그리고 현재 저의 사무실 대표이신 소장님과 함께 벤쳐기업을 시작했습니다. 당시 저희 담당교수님이 많이 도와주시기도 했죠
제가 건축전공이었고, 당시 선진 기술(기술이라고 해야되나)과 개선된 프로세스를 건설업에 적용시켜서 국내 건설업을 발전시켜보자!! 이런 거창한 목표와 비전을 가지고 패기 있게 시작했습니다.
초기에 정말 힘들었죠 머 회사를 제대로 다녀보지도 않은 친구들이 정말 좌충우돌하며 일을 했습니다.
그 때는 정말 무서울 것 없이 두려움없이 일단 부딪혀서 해보자! 하면 될거다! 라는 신념으로 미친듯이 일을 했습니다.
그렇게 밤을 새고, 야근을 하고 주말근무를 하고 그래도 힘들다는 생각안하고 달렸습니다.
2009년에는 정말 큰 프로젝트에 입찰해서 당선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는 정말 제가 태어나서 먼가를 처음으로 이뤄낸거란 생각에 벅차서 눈물도 흘리고 진짜 성취감이란것이 이런것이다!! 느끼기도 했죠 그때일은 지금 생각해도 정말 감동이었습니다. 적어도 저한테는 소중한 기억이죠.
그렇게 회사를 키우고 직원을 늘리고 사무실도 계약하고 (처음 시작은 학교내의 연구실을 빌려서 시작했습니다.) 인테리어도 이쁘게 꾸미고 하나하나 커가는 회사가 뿌듯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시장은 만만치 않았습니다. 저희는 건축 기술 노하우는 있었지만 경영노하우는 하나도 없었고, 직원들 인사관리에 대한 노하우도 없었죠, 그래서 유능한 직원들이 떠나고, 회사 수익률이 감소하고 일은 정말 열심히하는데 회사는 돈을 자꾸 못벌고... 이렇게 어려움이 계속되었습니다. 경영관리에 유능하실 것 같은 분을 영입해보기도 했지만, 곧 나가시고, 유능하신 분들을 영입하는 건 생각보다 많이 어렵더군요.
그러다 결국 위기가 왔습니다. 최근 건설시장이 위축되면서 작년부터 회사에 진짜 위기가 온거죠. 점점 프로젝트가 끊기고 일거리가 줄더니, 결국 올해 상반기에는 직원들 월급주기도 어려운 사정이 되어 버렸습니다. 소장님하고 전 거진 6개월을 무급으로 일하고 직원들도 3개월 정도 임금을 못주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직원이 또 떠나가고 회사는 더욱 힘들어졌죠.. 저도 작년에 결혼을 해서 이제 애기도 있는데 가정생활이 정말 어려워지더군요 특히 와이프가 임신-육아 관계로 일을 휴직한 상태여서 진짜 경제적으로 힘들었죠.
지금은 이제 약간 많이 좋아져서 저번달부터는 직원들 월급은 안밀리고 줄 수 있는 상태가 되었고, 점점 사정은 나아지고 있긴 합니다. 하지만 저희 회사의 약점은 그대로인 상태입니다. 자본이 딸리고 회사가 불안정하니 경영전문가의 영입이나 회계직원의 영입도 힘든 상태이고요, 그렇다고 저나 소장님이 그런쪽에 재능이 있는 것 같지도 않아요. 계속 회사는 불안정해지는 거죠.
이런상태에서 지인 분께서 한 제안을 주셨습니다.
그분은 삼성,현대같은 누구나 아는 대기업은 아니지만, 건설업쪽에서는 나름 유명한 기업에 근무하십니다. 그 회사 코스닥에 상장도 되있고 연매출이 900억 정도라네요. 아무튼 시스템이 잘 갖춰진 큰 기업이죠. 그분께서 자기 회사에 추천을 해줄 테니 와보란 제안을 하셨습니다. 제가 한참 힘들때 받은 제안이라 거절하기가 어려워서 일단 면접은 봐보자... 가봐서 거기서 날 싫어할 수도 있자나... 머 이런생각으로 1차면접을 봤습니다.
그런데 1차 면접에 합격했다고 사장님 면접을 한번 더 보자고 연락이 온겁니다.
고민에 빠지게 됬습니다. 여기에 까지 합격하게 되면 난 어찌해야할까..
함께 일해온 직원과 소장님을 버리고 의리없이 나혼자만 살겠다고 가버려도 되는 걸까...
그리고 여기서 포기하고 취직을 하면 나의 지난 4년은 날아가게 되는게 아닐까...
그리고 힘들게 키워온 내회사 정말 다 버리게 되는 거 잖아요..
또 제가 대학원 석사졸업하고 바로 벤쳐에서 일해서 조직문화에 대해서 익숙하지도 않고 상급자에게 지시받으며 일한적도 없어서... 적응을 잘 할수 있을지 걱정도 되고...
하지만.. 말씀드렸듯이 저희 회사는 불안합니다. 언제 문닫아도 이상하지 않습니다. 아직 청산못한 빛도 엄청 있고, 예전에 밀린 체불된 임금도 아직 다 못주었습니다. 머 이문제는 차차 해결될 겁니다. 프로젝트를 수주를 몇개해서 자금사정이 괜찮아 졌거든요..
저도 결혼도 하고 아기도 생기다보니 안정적 수입 이란 것이 왜 그리 중요하고 다들 공무원에 목숨거는지 알게되었구요...
사실 지금 2차면접을 보는 날이라 회사에는 몸이 아프다고 거짓말하고...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네요... 아 전 정말 나쁜 놈이 되는 걸까요... 직원들이나 소장 얼굴볼 면목이 없네요 아직 면접에 합격하지도, 가기로 결정한 것도 아니지만 같이 고생하는데 이런 다른 생각이나하고... 그래도 저도 안정적인 수입도 필요하고 애기 키우는데 진짜 돈많이 들더군요.. 와이프에게도 미안하고 애기한테도 미안하고 저의 꿈과 야망을 위해 가족을 희생시키는 것도 아닌 것 같고 진짜 힘듭니다.
그냥 하소연 삼아 글 올려봅니다. 두서 없이 글만 길어졌네요.. 아무튼 추석들 잘보내시고, 즐거운 명절 되세요. 끝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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