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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41435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25
    조회수 : 1697
    IP : 210.57.***.240
    댓글 : 7개
    등록시간 : 2018/03/04 13:38:09
    http://todayhumor.com/?love_41435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35).
    "과장님!!!"
    "어 왜?"
    "저 D씨 좋아합니다!!!"

    미운 정으로 나를 따르는 몇몇 남직원들이랑 술빨던 날.
    에이~다른 부서인데 제가 거기 술자리까지 언제 따라가요~.라며, 봤지? 검은머리 짐승은 거두는게 아니라니까.의 산 증인이던, 배쉰자 김대리가 뭔 일로 우리 술자리 따라오더니 D한테 할 고백을 나한테 한다. 이 쉐키 많이 취했군.

    "안돼."
    "네? 왜요?"
    "D한테 물어봐. 왜 나한테 좋아한다그래."
    "그...과장님이 D오빠분 친구시라고..."
    "그르니까요 아저씨. D한테 말씀하시라구요. 
    왜 법안은 거대여당이라고 왜누리가 대가리수로 다 통과시켰는데, 이러다 다 죽는다. 우리 살려라!!! 시위는 야당한테 가서 하는 찍을때는 1번. 따질때는 2번이하인 생각없는 유권자마냥 나한테 와서 난리여."
    "지원사격 좀..."
    "...고기탄다."
    "네!!! 뒤집겠습니다.!!!"
    "술비었다."
    "네!!! 한잔 받으십쇼!!!"
    "좋아좋아. 그 지원요청 거절한다."
    "네? 왜요?"
    "귀찮아."




    "술냄새~"
    "어. 한잔 했지. 너 밥 먹었어?"
    "괜찮아."
    "괜찮긴. 여기 다이어트 금지 구역이여. 누구 맘대로 식사를 걸러. 자. 초밥. 눈커지는거 봐. 안비싸...너 내가 보일러 틀어놓으랬지. 왜 자꾸 춥게 있어."
    건네준 초밥든 백을 들고 어쩔줄 몰라하던 D는 아차. 보일러.하고 얼른 보일러 켜러 간다.
    이 녀석. 나 없을땐 안켜다가 나 올때쯤 켜놓나보다. 

    "연초부터 바쁘네. 매일 술자리있고."
    "이래봬도 슈퍼스타여. 술먹을땐 안 빼ㅋㅋㅋㅋㅋ"
    "하나도 안 좋아. 건강나빠져."
    "많이 안 마셨어."
    "그럴 시간있으면 나랑 놀아주란 말야."

    또 뿌우!!!하고 볼이 빵빵해진다.
    눈꼬리가 내려가고 입꼬리가 올라가는게 느껴진다.
    그동안 내 안면근육은 미간주름만 움직이고 밥먹을때 턱근육만 움직여댔는데, 요즘은 이 아이때문에 자주 웃는다.

    "...벌써 22살이시네."
    "오빠도 33살이시네."
    "일루 와봐."
    "왜?"
    "1살 더 먹었으니 얼마나 더 컸나보자."
    새침한 표정을 지으며 D는 또 그 푸욱~소리 내며 나를 꼭 안는다.
    "술냄새 많이 나아~"
    "뭐 먹었게?"
    "돼지갈비."
    "띵동."
    "오빠가 냈어?"
    "아니. 법카. 부장님께 허락을 득했지."
    "잘했어. 2차는?"
    "나랑 긴히 할 애기가 있다는 놈이 냈지. 참치...이거만 너 주려고 내 돈 냈고."
    "삐삐삐. 67점 드릴께요."
    "왜 67점이여?"
    "마지막에 초밥 안샀음 백점 줬을거야."
    "까불고있네. 오늘 D씨 점수는 빵점입니다."
    "예? 왜애?"
    "저녁밥도 안 먹었고, 감기 또 걸리려고 보일러도 안 틀어놓고, 오빠왔는데 아직 뽀뽀도 안 해줘서 입니다."
    "초밥먹을께. 보일러 아까 틀었잖아. 뽀뽀해줄께. 백점 줘."
    "재수강하면 A+ 안나오는거 몰라? 너같은 우등생은 모르겄지. 오빠처럼 재수강이 일상이 된 사람은 잘 안다고."
     



    맛있다. 오빠도 한 입 먹어.
    배불러. 이거 물도 배불러서 못 먹겠는데 목 말라서 먹는겨.
    식탁에 마주 앉아 D는 초밥을, 나는 물을 마시고 있어다.
    D는 음식을 정말 예쁘게 잘 먹어다. 어릴때 피아노소곡집 배울대 쳐봤던 어느 곡처럼 일정한 속도로 꼭꼭 씹고 꿀꺽 삼키고, 조금 텀을 두고 다시 입으로 가져가서 일정한 속도로 씹고의 반복.

    딱히 관리안해도 뽀얗고 탱탱한 피부. 염색은 단 한번도 안한 검은 생머리, 동그랗고 귀여운 눈, 자기한테는 컴플렉스라는 귀여운 코, 조금은 얇은 입술...남자들이 좋아할만 해. 

    "나 뭐 묻었지?"
    "뭐? 어?"
    "어디 뭐 묻었는데 말 안해주고 있다가 놀릴려고 재는 눈빛이야 오빠 지금."
    이럴때 ㅇㅇ 묻었어. 예쁨. 이래야되는데...
    까불지말고 락교 좀 먹음서 먹어라. 안 느끼하냐? 어으...이제 보일러돌테니까 씻어야지. 하고 멋대가리없는 말 하고 욕실로 들어갔다.




    "D씨. 할 말 있습니다."
    회의마치고 사무실로 들어가니, 김대리가 방학이라 전일제 출근 중인 D에게 가 있더라.
    "네? 저...저요?"
    "네. 단 둘이..."
    "야. 안돼안돼. 남녀가 유별한데 어디 단 둘이. 할 말 있음 여기서 해."
    우리 팀장님의 태클.
    팀장님은 전에 있던 회사에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는 누명을 뒤집어쓴 경험이 있던 양반이라, 이런거에 엄청 민감하시다.
    그리고 그 성추행건은 그 피해당했다는 여성분의 뇌피셜이셨고, 지가 당당할때는 팀장님 가족들까지 달달 볶더니, 무고로 드러나자 잠적하더라. 
    그리고 그 회사에서 더러운 성범죄자.라고 다들 따돌리다가, 뒤늦게야 무고로 드러나자 그제야 내가 그럴 줄 알았다. 어쩌네 하는거 보고 정내미 뚝 떨어졌는데, 그걸 우리 사장님이 옳다쿠나.하고 헤드헌팅 해옴. 
    그리고 그 팀장님은 역시나 전 직장 그만두고 과거준비하러 고향간다는 같은 건물 다른 회사 다니던 어느 놈을 데려오는데...그게 나임.

    "예? 저기 단 둘이..."
    "안된다고-_-."
    "네???...저 D씨!!! 저!!!!"
    "D 좋아하는 사람있는데?"
    "뭐?"
     
    D랑 같이 컴퓨터모니터보면서 이거랑 이거랑 할건데...하고 업무가르쳐주던 김대리의 동기 장대리의 태클...아니아니 포격.
    그때 김대리의 표정은 나라잃은 표정에 어디 뼈맞은 표정이었다.

    "애 만나는 사람있어. 뭐 너도 골키퍼있다고 골 안들어가네 어쩌네 그런말 할거야? 야. 가. 지금 바빠."

    역시 우리 부서 지하여장군 장대리. 
    뇌 내 퓨즈끊겨서 복구중인 김대리는 신경도 안쓰고 그냥 가랜다.

    "저...정말 있어요?"
    "...네."
    "제가 맘에 안들어서 그러시는거...아니죠?"
    "야. 김대리. 바쁘다고. 그리고 여자한테 고백할거면 꽃이라도 한 송이 사 들고 오던가. 니가 사귀자면 애는 뭐 그냥 OK해줘야돼? 뭘 더 물어?"
    장대리가 그냥 퍼부어주니, 김대리는 시무룩해져서 나간다.
    팀장님도 어우야...이거 괜히 나땜에...라며, 어쩌지어쩌지?라고 나한테 눈빛을 보내시고,
    그럴땐 탱자탱자 계시다가 여지껏 미뤄두신 결재를 하시면 됩니다. 하고 우문현답을 해드렸다.
    부장님은, 어우야. 김대리 쟤 어제 누구랑 술먹었는지 모르겠는데 아침에 엘리베이터에서 술냄새 많이 나던데, 오늘 또 마시겠네.라며 쓸떼없는 남의 간장 걱정을 하신다.




    그렇게폭풍같은 하루고 흘렀다.
    김대리가 반차를 내고 일찍 퇴근했다는 소식도 들리고, 
    오빠 오늘 군인친구 모처럼 휴가나와서 술 마시기로 했으니까 그리 알고 먼저 들어가렴.하고 까똟을 남기고 군인친구 만나러 갔다.
    저녁 챙겨먹을테니까 어제처럼 초밥 사오지마.라고 답장이 왔다. 
    알았다알았어.



    "야. 데려오라니까."
    "니가 오라면 오고 가라면 가야되는 애 아니다."
    "지 여자 챙기는건 여전하네."
    "너는 군인으로서 개념도 좀 챙기고. 군사정권이여 뭐여. 왜 군인이 민간인한테 오라가라여."
    "시끄러. 한잔 받아라."
    "충성을 다해서 따르도록."
    "닥쳐."

    나 어제 고기랑 회 다 먹었는데?
    그래? 그럼 엿먹으라고 육회먹으면 되겠네.
    이런 잡것이...
    내가 살건데.
    내가 널 인간적으로나 한 명의 훌륭한 군인으로서 존경하고 그러는거 알지?

    이러고 둘이서 탕탕이 하나 시켜놓고 마시고 있었다.

    야. 그때 그 친구건은 미안하게 됐어.
    니가 뭘 미안해. 니가 중대장소대장도 아니고. 그 놈이 사회있을때 뭐 했는지가지고 니가 왜 미안해...병장됐나?
    진급누락. 
    헐ㅋㅋㅋㅋㅋㅋ.

    "야. 방금봤어?"
    "등지고 있는데 니가 보는걸 어떡게 봐. 눈까리가 뒤통수에 붙어있는것 아니고."
    "방금 엄청 이쁜 애 지나갔는데."
    "...너도 처마 밑에서 밤이슬...아니 겨울이니까 서릿발 처 맞아가면서 자야겠구나. 혹한기예행훈련 좀 땡겨서 할래?"
    "야. 내가 진짜 한 10살 어렸어도."
    "학군단에서 3학년 애들 되도 않는걸로 졸라 처 갈구고 그랬겄지 뭐."

    "오늘 김대리 진짜 너무하드라."
    어? 장대리다.
    "D. 그냥 신경쓰지마. 김대리 인턴이나 신입여직원들한테 한번씩은 다 그러니까. 오래 참았지 뭐."
    "마케팅부는 팀장님도 그렇고 김과장님 있잖아. 천하대장군같이 앉아서."
    옆부서 하대리 목소리도 들린다. 두고보자. 지는 지하대장군같이 생겨놓고 내 얼굴가지고 뭐래.
    "그나저나 D 너 진짜 좋아하는 사람있어?"
    "있다니까. 내가 전에 김과장님이랑 D랑 셋이서 술먹을때 들었어. 내가 D 예뻐졌다고 그랬잖아. 역시 사랑에 빠졌어."
    김대리 오래 살겠다. 너 여기서 졸라 씹히고 있어. 

    '야. 일어나자.'
    "왜 안주 졸라 남았어."
    '너 닭 좋아하잖아. 닭사줄께.'
    "어제 닭튀김나와서 졸라게 먹어서 생각없어."
    '니미럴. 나 어제 고기에 참치먹었다니까 엿먹으라고 육회먹자더니, 내가 닭먹고 싶다니까 왜 지 어제 처먹었다고 안먹는데.'
    "내 맘이지. 그리고 왜 속삭이고 쥐뢀이야."
    "아이고, 이 놈아."
    "어? 방금...아??? 김과장님이다."

    내 목소리를 알아챈 비서양이 우리 쪽으로 고개를 쏙 내민다.
    장대리, 하대리, D도 그제야 나를 알아챈다.

    "어...여...히사시부리."
    "과장님. 여기 어쩐 일이세요?"
    "육회집에 술먹으러 오지."
    "친구분이세요?"
    "아. 안녕하세요. 육군 모부대 작전장교 대위 XXX입니다."
    "미리 알려주자면 곧 결혼함. 혹시 수작부리면 바로 나한테 알려줘. 축의금 안내게 결혼 깨자."

    그렇게 본의아니게 합석을 하게 되었다.
    안그래도 말술인 친구놈이랑 그냥 통술인 장대리랑 아주 쭉쭉 마시더라. 
    "야이쉐키. 아주 그냥 꽃밭에서 일하는구만. 다들 미인들이시네."
    "각시투구꽃이지. 잘못 건드리면 큰일남."
    큰일 날 뻔 했다.

    오늘 글쎄, 여기 이 친구가 우리 인턴막내인데, 남자대리가 갑자기 와서 사귀자만나자 이런거예요.
    어휴. 저런. 
    우리 D가 아깝지.
    D?
    이제 겨우 22살인 여자애한테 말이죠.
    22살?

    실력이 아닌 눈치밥으로 군생활하는 애라 틀리긴 틀리더라.
    어마무시한 살기 띤 눈으로 나를 본다.

    설마 너 이 여성분이냐?
    너 설마 아까 우와~이쁘다. 한 애가 애냐?
    나와 이 쉐키야.
    나가자 이 쉐키야. 나가기 전에 제수씨한테 전화 한통 때리고.
    어우야. 추워. 친구야. 여기 난로가에 앉으렴. 팍팍 익을때까지 앉으렴.



    또 눈오네. 대리 불러도 안오겠다. 전철타고 가자.
    저는 이 쪽 방향이요.
    저희는 여기서 버스타고 좀 나가야 되요.
    야. 넌 왜 따라와. 평양은 저 쪽이여. 가서 새끼돼지 멱 좀 따와.
    재워줘.
    !!!!!! 안돼안돼. 
    야 너네 집 가서 잘 생각이었는데?
    ...어...엄마 왔다.
    작은 방에서 자면 되지.
    안돼 글쎄. 미안하다. 내가 다음에 양념치킨들도 면회갈께. 다른데서 자.
    양념치킨은 미친.
    소위때 사다줄때는 눈물 뚝뚝 흘리며 처먹더니 배가 처 불렀네. 

    그렇게 헤어지고 우리는 전철을 타고 갈아타고 역에서 집까지 걸어갔다.

    "D."
    "응?"
    "나 좋아?"
    "...좋아."
    "김대리는? 키도 크고 잘 생기고 걔 집도 잘 살아."

    아마, 지는 투정이지만 맞는 나는 장난이 아닌 그 펀치를 역대급으로 쎄게 맞았다. 
    장난으로 엌ㅋㅋㅋㅋ이 아니라, 진짜 헉. 소리 나올 정도로.

    "야. 맞아서 아파 울고 싶은건 난데, 왜 니가 눈물을 글썽여."
    "그런 말 하지마. 나 오늘 얼마나 난감했는지 알아?"
    "...그...그래?"
    "하필 오빠 앞에서..."

    어제 참치집에서 단 둘이 술먹은게 김대리인거 알면 진짜 갈비뼈 부서질까봐 입 꾹 다물고 흑흑 우는 D를 달래야했다.

    그날 밤 눈 좀 왔는데, 검은머리 파뿌리 될때까지 그렇게 D를 안고 달래야했다.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이제 몇 편 썻는지 햇갈려서 제목입력할때 몇번이고 다시 확인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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