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885589
종편 주요 방송시간대에 뉴스와 시사프로그램만 방송
온갖 특혜 의혹을 받으며 탄생한 종합편성채널(종편). 우리가 알고 있듯이 종편은 뉴스 보도를 비롯해 드라마·교양·오락·스포츠 등 모든 장르를 편성해서 방송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종편을 보면 jtbc를 제외하고는 보도전문채널처럼 보인다. 그 중에서도 TV조선과 채널A의 경우는 더욱 그렇다.
지난 9일 방통위는 종편 및 보도PP의 '12년도 사업계획 이행실적 점검결과에 따른 승인조건 이행이 미흡한 종편4사에 시정명령'을 내렸다. 하지만 방통위가 아닌 일반 시청자의 입장에서 봐도 도대체 뭘 보고 이 두 방송을 종합편성채널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든다.
종편은 사실상 모든 장르를 편성한다는 점에서는 지상파와 큰 차이가 없다. 단지 케이블과 위성을 통한 송출방식의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종편들은 상당한 시간을 시사와 보도프로그램 위주로 편성해서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이는 시사보도 프로그램이 드라마나 오락프로그램에 비해 비교적 비용이 적게 들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 만한 사람은 다 안다. 또한 종편 출범 초반 야심차게 선보였던 드라마들이 흥행에 실패하고 시청률 0%대의 종편이라는 불명예를 안으면서 시사보도 프로그램 위주로 방송을 편성했다.
이 두 채널의 평일 방송편성을 보면 TV조선의 경우 비교적 시청률이 저조한 심야 시간대에는 재방송, 새벽 5시50분 시사프로그램 재방송을 시작으로 중간에 교양방송 하나를 제외하고는 오전 10시 50분까지 180분 동안 시사 및 뉴스프로그램을 방영한다. 이어 12시 50분부터 오후 7시 40분까지 무려 410분간 시사 및 뉴스프로그램이다. 또 밤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100분 동안은 메인 뉴스를 방영한다. 평일 하루 시사 및 뉴스프로그램이 주요 방송시간대에 장작 810분(13시간 30분)동안 방영되는 것이다.
▲ TV조선 평일 프로그램편성표
채널A의 경우는 오전 7시 30분 뉴스를 시작으로 오후 1시까지 330분 동안 줄곧 시사프로그램과 뉴스만 방영한다. 이어 오후 2시 10분부터 7시20분까지 310분 동안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다. 또 밤 9시 40분부터 11시까지 100분 동안은 메인 뉴스다. 평일 하루 시사 및 뉴스프로그램이 주요 방송시간대에 장작 740분(12시간 20분)동안 방영되는 것이다. 이는 심야시간과 이른 새벽 재방송을 제외하면 주요 방송시간대의 프로그램이 거의 뉴스와 시사프로그램이 차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 채널A 평일 프로그램편성표
이럴 바에야 이들은 무슨 이유로 종편 사업에 진출했는지, 또한 이명박 정부와 당시의 한나라당은 무슨 근거로 이들에게 종편을 허용해 줬는지 묻고 싶다. 한마디로 종합편성 방송을 할 수 없는 언론사가 종편 사업에 진출했고, 또 종합편성 방송을 수행할 능력도 못 되는 언론사에게 이명박 정부는 종편을 허용해 준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 종편은 보수성향의 '보이는 팟캐스트'? 출범부터 온갖 특혜 의혹 속에서 탄생한 종편들에게 이번에 방통위가 점검하고 발표한 공적책임·공정성·공익성 따위는 기대하지도 않았다. 또한 재방송을 많이 방영한다는 결과도 새삼스럽지 않다.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검증과 여과 없이 방송하는 종편이나 솜방망이 처벌로 끝나는 방통위나 이들의 묵시적 상호관계 역시 예상 못한 바 아니다.
TV조선과 채널A에 비해 시사 보도프로그램이 적고 재방송이 많다고는 하지만 드라마·오락 등의 프로그램을 골고루 방영하는 JTBC와 다양한 층의 패널을 초청해 토론형식으로 진행하는 MBN의 시사보도 프로그램은 위의 두 채널에 비하면 그래도 나은 편이다.
TV조선과 채널A 종편을 보고 있노라면 '보이는 팟캐스트'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이 든다. 보수 성향의 패널들만 모아 놓고 계속해서 야권 층을 비판한다. 한 프로그램이 끝나면 이름만 다른 프로그램에 다른 패널들이 나와서 또 비판한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그들만이 승자고 그들의 논리가 곧 정의다. 팟캐스트의 진행 방식과 매우 흡사하다.
그것도 검증도 되지 않은 패널들이 특정 현안을 놓고 주장하면 사회자는 감탄으로 상응한다. 한국과 같은 IT강국에서 인터넷 몇 번만 찾아봐도 알 수 있는 사실을 말이다.
팟캐스트와 보수 성향 종편 팟캐스트의 다른 점은 분명 있다. 그것은 보인다는 것과 TV화면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HD화질로 볼 수 있다는 차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많은 비용을 들여 왜 종편 사업에 진출했냐는 말이다. 정치 팟캐스트나 할 거였다면 차라리 지금까지 그 어떤 회사에서도 하고 있지 않은 케이블 정치 팟캐스트 채널을 신청할 일이지 말이다.
하지만 종편들의 이러한 보도 행태를 '안보면 되지'라는 수순으로 간과할 일만은 결코 아니다. 국민의 80%가 종편을 시청할 수 있는 한국의 케이블 및 위성의 뉴 미디어 환경에서 이들이 일방적으로 쏟아내는 편향된 정보는 자칫 사회 전체를 병들게 할 수 있다. 더욱이 종편의 시청자 층이 인터넷과 스마트폰에 익숙하지 않은 비교적 나이가 많은 세대라는 것을 감안할 때 이들이 생산하고 주장하는 논리를 사실로 받아들일 여지는 충분히 있다. 2014년으로 예정되어 있는 방통위의 종편·보도PP 재승인 심사를 예의주시해야 할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