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시작해야되는지 모르겠다
그냥 누구 한명은 내가 여기에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걸 알아줬으면 해서 쓰는거니까 부담갖지말고 소설책 읽듯이 읽어줬으면 좋겠어
내 이름을 내가 말한다는게 많이어색해서 그냥 옛날얘기하듯이 쓸거야
아마 읽다보면 내 이야기 일줄 알겠지만 모른다는것도 은근 다행이라고 생각해
요즘은 그냥 누가 내옆에 계속 있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원래 내 마음을 잘 표현하고 그러는 성격이 아니라 쌓아둔건 많은데 표현을 못하니까 나혼자 잠이 들때 쯤이면 아무도 몰래 울다가 새벽 두세시쯤을 겨우 넘겨서 잠을 자거든
이렇게 새벽 내내 아무생각없이 앉아있다가는 꼭 그날을 후회하곤해
그때 내가 말을 똑바로 했으면 선생이 날 대하는 태도가. 아니 나에대한 생각이 조금이라도 달라졌을까.
그냥 그때 걔한테 그 만만하다는말 듣지 않을 수 있었을까
그때 식판을 던지듯이 갖다놓고 교실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있었을때
내가 울기 시작한건 그때부터였던거 같아 갑자기 대여섯명의 친구들이 몰려와서는 ㅇㅇㅇ. 그 쓰레기 같은 자식이 너한테 그런짓을 했었냐며 한꺼번에 물어올때.
원래는 아무 생각 없었는데 그냥 갑자기 너무 억울한거야 내가 뭘 어떻게 했는데 왜 나였는지
근데 그 답이 내가 다른 아이들에 비해 만만했다는거.
그 6학년 교사실에서 그렇게 한참을 울며 들었던 대답은 고작 내가 만만했다는거.
그리고 내가 참아야 했다는거
그때부터 엇나가기 시작했던거에 대해서는 굉장히 후회하고 있어
그런데 그때는 내가 그렇게 일부러 못난짓을 하고 못된짓을 하지 않으면 내가 잊혀질것 같았어
내가 왜 이 짓을 하고 있는지
내가 끝까지 반항하려던 사람이 누군지를 그때 그 반 친구들은 잊지 말아주면 좋겠다는 마음에서 그런짓을 했던것같아
선생님이. 아니 그 선생이 무슨 말만 하면 무시하고 짜증내고
발표는 개뿔 수업시간에 잠이나 자는거
삐딱하게 앉아 수업시간에 폰으로 인터넷을 하던거
그래도 그 선생 내가 영재원 소속이고 시험도 잘치니까 아무말도 못하더라
지금 내가 상처를 받는건
잊혀져서는 안된다는 두려움
나는 너무 슬프다고 말하고 싶었던
나는 억울하다고 말하고 싶었던걸
말하지 못해서 그런것 같아
사실 내가 말하기 전에는 다른 사람들이 나에게 신경써줄 수 없는거잖아?
그런데도 나는 나를 알지 못하는 사람들까지 싫어하고 경멸하고 혐오하고 두려워하고 저주했어
실은 이때 딱 느낌이 오더라
사회에 거부감을갖고 살아가는 사람들도 이유가 있을수도 있겠구나...하고
뭐 어쨌든 난 그때 날 위로해주던 너희들 말고는 모두 저주했어
다 죽었으면 좋겠다고
씨발년들. 개년들. 좆같은 년들.
근데 그게 나한테 내가 하는 말이더라
나는 내가 싫고 미워
나같은건 왜 태어났나 생각하고
하루만 다른 사람으로 살아봤으면 생각하고
그냥 죽어버렸으면 좋겠다 생각해
사람이 죽는다는게 쓰레기통에 분리수거 하는것처럼 쉬워진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면 죽음을 슬퍼하지도 않게 될텐데
생각해보면 난 원래 없었던 건데
없어져도 이상한게 없잖아
나의 아픔을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것같아
내가 내 속을 보여주지 않는것도 이유가 될 순 있겠지만
이미 날 잊어버린.
당신의 기억속에서 날 없에버린 사람들이 있어서도 그런것 같아
나는 뭘 해야하지?
여기서 뭘 해야하지?
남의 기억속에 새겨지고 낙인된다는걸 슬프게 여기는 사람이 있겠지만
나는 내가 그런 아픔을 갖고 있었다고 사람들이 기억해주길 바래.
나같은거 죽어버리면 끝이지만 나는 사람들의 기억속에남아 끝까지 그 사람들을 지켜보고 주시하다가
그사람들이 한번씩 먼지가 쌓인 기억속에서 날 꺼내볼때 살아나서 그사람들을 울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
이해하기 힘들거야
내가 와 이렇게 까맣게 되버렸는지
눈물자국이 눈에. 양 볼에. 가슴속에 새겨져 한없이 슬퍼하고 있는지
너무 힘이 들어
또 이렇게 말하다 보면 언젠간 잊혀지겠지 하고 씁쓸해 하다가도
계속 말하다보면 한명이라도 알아주지는 않을까 하고 헛될지라도 희망을 갖고 내 아픔을. 내 슬픔을 도려내 날 알지도 못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보여주고 있어
그렇게 마음에 없던 위로를 받아내고 또 몰래 울다가 생각해보면
얼굴도 모르는 사람에게 위로를 받는 내가 한심하고 쓰레기 같아 보여
상담을 받고 싶어
내 아픔을 절대적으로 이해하고 공감해주는 사람이 있었으면 좋겠어
말하고 싶어하지만 말하지 못했던걸.
알아줬으면 좋겠지만 말하지 못했던걸 이제는 말하고 싶어
이미 내 안에서 썩어 문드러지고 악취가 나도록 부패해버린 것들을 내놓는다는게 무섭기는 하지만
누가 이 쓰레기 더미를 이쑤시개 하나로 찔러보기만 해도 터져버릴것같아
쓰레기 봉지에 지금까지 열심히 꾹꾹 눌러담았는데
지금은 고작 종이 한장 더 넣어도 이 쓰레기 봉지가. 내가 터져버릴것 같아
날 이해할 수 있겠니?
날 잊어버리지는 않았니?
묻고싶은게 많아
대답해줬으면 좋겠어
그 대답 하나로도 미소지을수 있고
썩어 문드러졌던 것들이 조금은 정화 될 수 있을것 같은데
날 잊지 말아줘
이해는 하지 못하더라도 이해 해주려 해줘.
위로 한번만 해줘
내 잘못이 아니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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