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방으로 볼 때는 과연 누가 우승을 할 것인지 하면서 봤었는데,
복습을 한 번 더 해보니
아이템의 향방이 확실히 이상민쪽으로 유리하게끔 게임을 이끌어 나간 것 같습니다.
임요환에게는
공유카드 교환/게임 선택권/추가 교환/진실 패널티 면제/칩 5개 추가/선 플레이어 결정 아이템이,
이상민에게는
추가 멀리건/아이템 무효화/칩 5개 추가/아이템 복사/더블 턴/0카드 강제교환 아이템이 주어졌습니다.
칩 5개는 양측이 모두 가지고 있었으니 동등하다고 가정하면
게임 1 : 임요환에게 가장 중요했던 아이템은 "게임 선택권"과 "추가 교환" 아이템이었습니다.
추가 교환 아이템에 대해서는 후술하고, 제 1게임을 결정짓는 게임 선택권이 이상민에게 돌아갔다면..
잘하면 2:0이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이었죠. 임요환은 당연히 본인에게 유리한 홀덤을 선택했고, 이상민을 압도하면서 첫 게임을 가져갑니다.
공유카드 교환은 굳이 임요환에겐 필요가 없었고, 또 아이템 사용 없이도 무난히 승리를 거둘 수 있었죠.
이상민은 인디언 홀덤에서 아이템 복사를 칩 5개 추가에 사용했는데, 결과적으론 패착이었습니다.
칩 다섯 개 정도는 사실 홀덤에서 그리 큰 차이를 가져다주지는 못하니까요.
2라운드에서 임요환의 "찍기"가 성공했었다면 이 아이템 사용은 아마 두고두고 최악의 실수가 되었겠죠.
인디언 홀덤 아이템 사용 결과:
공유카드 교환/게임 선택권/추가 교환/진실 패널티 면제/칩 5개 추가/선 플레이어 결정
추가 멀리건/아이템 무효화/칩 5개 추가/아이템 복사/더블 턴/0카드 강제교환
게임 2 : 임요환이 2라운드에서 사용 가능한 아이템은 "선 플레이어"와 "진실 페널티 면제"였습니다.
(다시 보니 "진실 패널티 면제" 아이템은 명확히 명시가 되어 있지 않더군요. 단순히 패널티만 면제해 주는 것인지, 아니면 진실을 말했다는 사실 자체를 숨겨주는지에 대한 정보까지 숨겨주는지는 제대로 설명해주지 않았습니다. 제작진이 명시적으로 밝혀주지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
선 플레이어는 어느 정도의 유리함을 가지고 시작할 수 있긴 하지만, 승부의 키가 될 만한 아이템은 아니었습니다. 더군다나 '더블 턴' 아이템이 이상민에게 있는 이상, 같은 전략으로 접근했어도 이상민이 유리할 가능성이 높았죠. 진실 패널티는 효과야 어찌됐건 본인이 사용하지 않았으니 패스하고..
반면 이상민의 '더블 턴'은 두 턴을 한 턴으로 절약해 줄 수 있는 효과가 있으므로, 확실히 게임을 쥐고 흔들 수 있는 아이템이죠. 3 게임을 모두 통틀어 봤을 때, 이상민이 아이템 복사를 '더블 턴'에 사용했을 경우 훨씬 빠르게 이길 수 있었을 겁니다. 그만큼 강력한 아이템이었고, 임요환에게는 아이템 무효화가 본인에게 오지 않은 것이 여러모로 아쉽게 됐습니다.
물론 더블 턴/아이템 무효화가 임요환에게 있었던들 수의 배열을 짜맞춰야 했던 임요환이 이기긴 쉽지 않았었겠지만요. 4가지 숫자를 모두 알아맞췄던 임요환이 이겨내야 했던 배열의 확률은 8분의 1이었는데, 두 아이템 중 하나만 있었어도 1/8에서 적어도 한 두 번 정도의 기회는 더 받을 수 있었기에 잘만 하면 때려맞출 가능성도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3/8이라면 그리 적은 확률까진 아니었거든요.
진실 탐지기 아이템 사용 결과 :
공유카드 교환/게임 선택권/추가 교환/진실 패널티 면제/칩 5개 추가/선 플레이어 결정
추가 멀리건/아이템 무효화/칩 5개 추가/아이템 복사/더블 턴/0카드 강제교환
게임 3 :
결과론적으로 보면, 임요환에게 "추가 교환" 아이템은 정말 본인에게 매우 절실한 것이었습니다.
이상민이 콰트로를 완성했고 본인의 마지막 교환은 콰트로를 완성시키지 못한 상황.
이 상황에서 '한 번의 추가 교환 기회'라는 것은 굉장히 결정적인 것이었거든요.
그런데 하필 이상민에게는 "아이템 무효화"가 남아 있었습니다. 그걸 알고 있었기에 임요환은 "추가 교환"을 쓰지 못했고, 그대로 이상민의 우승이 확정됐죠.
임요환은 어찌됐던 앞 라운드에서 이상민의 '아이템 무효화'를 사용시키지 못한 것이 두고두고 아쉬웠을 것 같습니다. 크게 효과를 보지 못했던 '칩 추가' 아이템에 복사를 사용했던 이상민이라면 앞 라운드에 사용했을 가능성도 낮긴 하지만 있었을 것 같거든요. 만약 "진실 패널티 면제"가 OP템이었다면 더더욱 말이죠. 하지만 임요환은 아이템을 사용하지 않았고, 그것이 마지막 승부를 갈랐다고 보여집니다.
또한 결국 콰트로가 완성됨으로써 사용하진 않았지만 "0카드 강제교환" 또한 굉장히 유용한 아이템이었음에 분명합니다. 이상민이 콰트로를 마지막 교환에서 완성시키지 못했어도 무조건 콰트로를 만들 수 있게 해주는 아이템이기에 상대인 임요환에겐 "어떻게던 콰트로를 만들 수밖에 없다"는 강박관념을 심어줄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이상민은 초반에 분명 분위기를 잡고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결론 :
여러모로 '아이템의 분배 결과'가 이상민 쪽에 쏠려있다는 점이 꽤나 흥미로웠습니다. 이쪽은 제작진이 개입할 수 없는 '순수 100% 운이 작용하는 부분'이었음에도 말이죠.
지니어스 결승전 초반에 유정현이 '운칠기삼' 이야기를 했는데, 두 선수의 향방을 갈랐던 콰트로 뿐만 아니라 아이템 분배 면에서도 이번엔 이상민 선수의 운이 조금 더 좋았던 것 같네요.^^
P.S : 시즌 1은 방송이 모두 끝난 직후 봤었고 본방사수를 했던 건 시즌 2부터였던지라 프로그램에 대한 애정이 꽤나 컸었는데, 시즌 2는 그 문제의 6화 이후 실망도 많이 했었습니다만
그래도 중반부 이후 유정현의 3연속 데스매치 승리. 그 유정현을 데스매치에서 잡아내며 결승에 진출한
결국은 12연패 전패준의 임요환. 그리고 무려 10연속 승리라는 쾌거를 이룩하며 시즌 2의 우승자가 된 이상민까지. 즐거웠고 특히 결승전만큼은 시즌 1에 결코 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드네요.
특히 방송 하나 끝날 때마다 팬분들이 올리는 플레이 분석, 나름의 필승법을 공유하는 맛이 있는 팬들의 충성도가 이만큼 높았던 프로그램이 과연 얼마나 됐었을까..싶습니다.
아무튼 즐거운 12주였고
시즌 3를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려보렵니다.
쓰다보니 글이 길어졌네요.:) 좋은 하루 되시길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