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남자에유. 글이 꽤 길어질 것 같네요.
한 2년 전쯤에 고백했다가 차인 여자애가 있어요.
고백 차인 이후로는 간간히 연락만 하며 지내오다가 작년 8월, 그러니까 근 1년만에 저녁 식사를 같이 하게 됐어요.
되게 많이 웃으면서 재밌게 놀았고 그 이후에 그 아이 집에 초대를 받았어요.
뭐, 이상한 의미는 아니었고 그 아이가 집에 고양이를 키우는데 그 고양이들 보고싶다, 보고싶다 하다가 초대 받은 거죠.
그러다 그 이후로 밖에서 만나 저녁도 먹고 하다가 2달 정도 동안은 그냥 또 연락만 하다 지냈습니다.
그러다 12월 말에 다시 집에 초대를 받아서 놀다가 그 날은 유난히 늦게까지 같이 있었어유.
꽤 일찍 만났었는데 같이 얘기도 하고 침대에 누워서 TV도 보다보니 거의 자정까지 같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저는 집에 돌아갔는데 새벽에 카톡이 와서 집에 들어갔으면 들어갔다고 말을 해야 할 거 아니냐고 장난스레 말하더라구요.
그리고 새해 첫 날에도 제가 무심코 어디 야경 보기 좋은 곳으로 가려고 한다는 말에 바로 같이 가자고 하길래 만났었어요.
근데 그 아이가 추운 걸 굉장히 싫어하는데 치마를 입고 되게 춥게, 이쁘게 꾸미고 나왔더라구요.
저랑 만나기 전에 친구들 잠깐 만나서 밥 먹었다고 했으니 그랬나보다.. 했던 게 다에요.
여기까지는 그냥 별 특별할 것 없이 그냥 교류를 쌓은 내용입니다.
제가 헷갈리게 된 건 어제 만난 이후로 약간 이상한 느낌을 받았는데 그게 착각인지 아닌지 궁금해서 글을 적어요.
새해 첫 날에 만난 이후로 연락을 하다가 그 아이가 해외로 1달동안 여행을 가게 됐어요.
중간중간 연락만 하다가 해외에서 돌아온 이후에 다시 집으로 초대를 받았어요.
이번에도 고양이를 보러 간다는 내용이었고, 뭐 그 외에 특별할 게 있다면 해외에서 사온 과자나 술을 맛 보자는 정도?
어제도 꽤 일찍 도착해서 고양이랑 놀다가 같이 침대에 누워서 TV로 영화를 보고, 치킨을 시켜서 예능도 보고 했죠.
그러다 자연스레 서로의 이야기가 나왔는데 처음에는 늘 그렇듯 가벼운 이야기로 말문을 열다가
어찌하다보니 제 지난 연애 이야기가 나왔는데 많은 걸 궁금해하더라구요. 예전에 제 이야기에서 들었던 사소한 것도 잘 기억하는 모습이었구요.
그러다 제 지난 연애가 끝나게 된 계기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본인도 그런 면이 조금 있다면서, 그건 이런 부분 때문에 그런 거다. 그러니 그런 부분을 이해해보려고 하는 게 어떻겠으냐. 이렇게 이야기를 하더라구요.
그 외에도 제가 만났던 친구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되게 많이 궁금해하는 모습이었어요.
그러다 자정 조금 넘어서 밖에 산책을 한답시고 걷다가 다시 집에 돌아와서 술을 먹게 됐는데요.
술을 먹으면서도 한동안 서로 이성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던 것 같아요.
그러다 거의 아침이 다 되어서 음악을 틀고 자려고 같이 침대에 누웠는데 서로 장난을 꽤 오래쳤어요.
그 친구가 좋아하는 가수의 음악이 나와서 제가 장난스레 그 가수는 구리다는 식으로ㅋㅋㅋ 장난을 쳤는데 갑자기 몸 위로 올라와서 때리는 시늉을 하고 그러더라구요.
저도 베개로 때리고, 그 아이는 제 시계를 숨기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손 잡고 깍지끼는 건 우스울 정도로 빈번히 일어나고
어느샌가 저도 모르게 그 아이 볼을 잡고 입술을 손가락으로 잡아 당기고 서로 옆구리를 꼬집고 하는 장난을 하고 있더라구요.
원래는 그냥 어깨로 툭툭 치는 정도의 장난스러운 스킨십만 하다가 이렇게 직접적으로 손을 잡고 했던 적은 없어서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그러다 그 아이가 잠들려고 하는 모습이 보이기에 머리를 좀 쓰다듬다가 잠든 것 같아서 저도 잠들었어요.
한 마디로 큰 일은 없었어요ㅋㅋㅋ.. 그러면 안 딜 것 같아서 저도 자제를 많이 했어요.
그리고 일어나서 다음 날 오후까지 서로 음악 듣고 놀다가 그 아이가 오후에 약속이 있다고해서 저는 집으로 갔고, 피곤한 게 느껴져서 바로 잠들었어요.
오후 10시쯤 깨고보니 그 아이에게 카톡이 와있었는데 음식 사진 찍어보내면서 장난스레 선톡을 보내놨더라구요.
그 때부터 또 톡을 주고 받다가 새벽에 제가 갑자기 코인노래방이 가고 싶어져서 번화가에 나간다고 하니 자기 동네에 코인 노래방 열려있다면서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이 새벽에 만나자는 건가? 했는데 제가 다음 톡을 보내니 읽고 답이없더라구요.
그래서 아.. 역시ㅋㅋ 아니군.. 하면서 번화가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한 30분후에 난데없이 전화가 오더라구요.
친구 전화가 와서 고민상담해주느라 답을 못 했다면서 번화가에 나갔냐고 묻더라구요. 그게 궁금했다면서.
별 것 아닌 것 같지만 원래 서로 카톡은 꾸준히해도 전화는 큰 용건 없으면 아예 안 하던 사이였거든요.
제가 그 전날에 술 먹으면서 이야기할 때, 이성이 용건 없는 전화를 걸어올 때가 조금 설레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는데 설마..ㅋㅋ
여튼 아직 안 나갔다면서, 장난스레 그 아이가 있는 동네에 갈테니 나오라는 식으로 말을 했어요.
그 때가 새벽 3시가 다 되어가는 시점이었고, 그 아이는 친구와 놀다가 늦게 들어와서 굉장히 피곤해하는 상황이었어서 큰 기대는 안 했는데 나오겠다는 식으로 말을 하길래 깜짝 놀랬어요.
서로 말을 하다보니 통화가 길어져서 결국은 만나지는 않았지만 그 아이가 잠들기 직전까지 통화를 한 건 처음이었네요.
예전에 대학 남자 선배가 본인에게 줄 물건이 있다면서 집으로 초대한 적이 있었는데 이미 가기 전부터도 왜 남의 집에 본인이 가야 하나라는 생각에 경계심을 잔뜩 품었고 아니나 다를까 약간 안 좋은 의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걸 눈치 채자마자 거의 울면서 도망을 나왔다고 했었거든요.
근데 새벽에 통화를 할 때 너네 집에는 도대체 언제 초대할 거냐면서 구체적으로 날짜를 잡으라는 말을 하더라구요.
장난스레 제 플레이스테이션을 훔쳐가겠다며 농담을 하곤 했었는데 구체적으로 날짜까지 잡으라는 걸 보니 오겠다는 말인 것 같더라구요.
남자 선배 일도 있고해서 남의 집에는 잘 안 간다던 아이가 갑자기 온다고하니 여러 생각이 들더라구요.
이게 어떤 묘한 감정이 시작되는 건지, 아니면 이제 내가 남자로 안 보일정도의 경지에 다다른 건지ㅋㅋㅋㅋㅋ
여튼 이정도입니다. 시작하는 글에도 적었듯이 이 아이에게 한 번 고백했다가 차인 경험이 있어서.. 판단이 잘 안 되는 것도 있고
사실 친구로 지내기에도 좋은 사람이다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어서.. 좀 더 조심스러워지는 경향도 있는 것 같아요.
막역한 사이도 아닌데 집에 초대하는 게 가능한가? 싶으면서도 날 친구로 생각한다면 가능한 일인 것 같고..
아무리 친구인 남자라해도 자기 집에서, 같은 침대에서 잠을 자는 게 가능한가? 싶다가도 또 왠지 그럴 수 있는 일인 것 같기도 하고ㅋㅋㅋㅋ
답이 없죠ㅋㅋㅋㅋㅋㅋ..
그냥 친한 친구 사이에서 치는 장난정도일까요, 아니면 묘한 관계에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