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제가 너무 답답하네요
마땅히 제 얘기를 털어놓을 만한 데가 없고
갑자기 화가 치밀어서 써봅니다
전 희귀병을 앓고 있습니다 혹시 근이영양증이라는 병 아시나요?
뭔지 모르시겠죠 쉽게 말하자면 단백질 DNA이상으로
근육이 점점 퇴화되고 사라지는 병입니다.
(대게 수명이 짧아요...)
뭐 근이영양증에도 여러가지 형태가 있지만
전 근이영양증에서 제일 안좋은
뒤시엔느 근육퇴행위축이라는 형태입니다.
어쨌든 전 이 병 덕분에 9살때부터 전혀 다리를 펴지도 못하고
휠체어를 타고 있습니다. (지금은 17살입니다) 그리고 힘이 없어서
혼자 누웠다가 앉는 것도 못합니다.
아직 치료방법은 없고 재활운동을 통해서
진행을 늦추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아니 뭐 어쨌든 대한민국에서 장애인으로 산다는 건 정말 힘드네요
전 남들처럼 몸이 건강하진 않아도 아직까진 혼자 슈퍼도 갈 수 있고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놈의 시설이 도와주질 않네요
어딜가나 턱이나 계단에 못들어가고
어쩌다 경사로나 턱이 없어서 들어간다해도
가게가 좁아 못들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건 그래도 괜찮습니다. 뭐 동네에 작은 가게인데 어쩌겠습니까
그런데 영화관이나 공연장 이런 곳은 너무 한 거 아니예요?
영화관은 크고 멋있게 지었으면서 정작 장애인 시설은 안좋습니다
옛날에 비하면 많이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도 부족합니다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이런 곳은 가기가 힘듭니다
들어가는 것도 들어가는 거지만 좌석이 불편합니다
몸이 안좋아서 고개 들기도 힘든데 장애인 좌석은 죄다
제일 앞쪽에 있습니다
그나마 상암cgv같은 곳은 좌석이 뒤쪽에 있어서 편하긴한데
들어가려면 리프트로 들어가야하고
작은 관은 아예 그런 좌석이 없어서 못 들어갑니다
그리고 공연장 같은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소극장은 그냥 들어갈 수 있는 곳이 없다고 봐야하고
콘서트를 여는 곳 중에서도 들어갈 만한 곳이 많지 않습니다
월드컵경기장이나 올림픽 홀 이 정도밖에 가지 못하죠
전 문화쪽에 관심이 많아서 여라가지 작품을 많이 보고 싶은데도
볼 수 없습니다. 그 밖에도 대퉁교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장애인을 태울 수 있는 버스들은 있지만 기사분들이 태워주지 않습니다.
지하철은 그나마 편하긴 한데 가끔가다 엘리베이터가 없는 역이 있어
곤란했던 적이 많습니다. (리프트가 있잖아요 그러시겠지만
그거 얼마나 창피한 줄 알아요?)
그 외에도 불편한 점이 너무나 많지만
다른 얘기로 넘어가겠습니다.
(학교 문제는 요즘은 나아져서 욕하지 않겠습니다.)
시설이나 뭐 이런 거 참을 수 있습니다
뭐 그깟거 안한다고 죽지는 않으니까요
그런데 사람들의 시선은 아직도 참기 힘듭니다.
요즘은 그래도 쳐다보는 사람들이 많이 줄어들긴 했는데
아직도 있습니다. 뭐 아이들이 쳐다보는 건 상관없습니다
어린 애들은 모르니까 그럴 수 있죠
그런데 청소년들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 정말 짜증납니다
청소년 중에서 막 지나가면 빤히 쳐다보는 애들도 있고
와 재밌겠다 이러는 애들도 있습니다.
(그런 말 들으면 짜증납니다)
뭐 청소년들 네 무시하면 됩니다
다른 곳 쳐다보면 되죠 그런데
할머니 할아버지들 너무 한 거 아닙니까?
막 자전거같은 거 타고 지나가다
제가 보이면 막 쳐다보시는 분도 있고
그렇습니다 그런데 막 불쌍하다면서
동정하는 사람들이 진짜 화납니다
뭐 악의로 그런 거 아닌 거 알지만
전 나름 잘 살고 있는데
장애가 있다고 불쌍하다하는 사람들 정 떨어지고
화나요 장애가 있다는 건 정상인보다 불편하다는 거지
불쌍한 건 아니잖습니다.
그리고 간단한 산책하고 있는데
다가와서 음 몸도 힘든데 어떻게 나왔어?
혼자 나왔니? 기특하네 이런 소리하는
어르신 싫습니다
왜 그런 걸로 호들갑을 떠시는 거죠?
괜히 어린아이가 된 거 같고
막 기분 나쁩니다.
그리고 장애인에게 양보하고 친절베푸는 거 뭐 좋아요
착한 마음으로 그런 거니까요
그렇지만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막 도와주진 마세요
장애인들 기분 나빠할 수 있습니다
(왜지? 라고 하시는 분은 예전에
김연아 스티브원더 사건 보시면 아 그럴 수 있겠구나 하실 겁니다)
한 예로 제가 음료수를 집으려고 했습니다
좀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집을 수 있어서
손을 뻗는데 갑자기 옆에 있던 사람이 집어서 주더군요
혼자서도 할 수 있는건데 도와주니 좀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난 뭐 아무 것도 못하는 줄 아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살짝 기분이 상하더군요
어린이가 된 거 같기도 하고...
어쨌든 의사도 물어보지 않고 그러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착한 마음으로 그러신 건 진짜 알지만
할 수 있는 것도 남이 도와준다면 기분 나쁘잖아요
아니면 그냥 모른 척 하고 있는 것도 괜찮아요
밖에 혼자 돌아다닐 수 있을 정도에 장애인이라면
적어도 도움이 필요할 때 요청하는 것 쯤은 할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겉 모습만 보고 저 장애인은 이러이러 할 거야
그럼 그렇지 장애인이 뭘해 이런 생각은 안하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편견들이 장애인들을 되게 위축되게 합니다 아셨죠?
아 더 하고 싶은 말은 많지만 손이 아파서 못쓰겠습니다
뭐 어쨌든 쓰고 나니까 좀 맘은 괜찮아지네요
P.s 저 새끼 완전 장애인이네 이러면서 장애인이라는 말을
욕처럼 쓰시는 분도 있는데 자제해주세요
저도 학교에서 애들끼리 장애인 놀이하고
친구들끼리 서로 싸우다가 야이 장애인새끼야 이러는 애들보면
기분나쁘고 이런 거 보다 굉장히 한심해보입니다.
차라리 이 참에 이럴 거면 장애인이라는 말을 없앴으면 좋겠습니다.
딱히 장애인이라는 말 어감이 안좋아서 저도 싫어합니다.
그리고 장애인들도 여자한테 관심많아요 ㅋㅋ
정상인하고 똑같아요 그건
죄송해요 막 쓰다보니
글도 길어지고 막 맞춤법도 안맞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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