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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 연습날.
안도 미키와 아사다 마오는 일본언론과 인터뷰를 하여 불참합니다.
김연아는 갈라연습에서 다른 선수들과
축하인사를 건네며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미국의 미라이 나가수, 일본의 다카하시 다이스케와 사진을 찍는 김연아
다카하시는 일본선수지만, 좋아하는 여자 선수로 김연아를 뽑은 적이 있습니다.>
<남자 피겨 금메달리스트 미국의 라이사첵>
<아이스댄싱 금메달 스캇 모이어와 테사 버츄>
김연아는 모든 분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았다는
올림픽을 위해 준비한 갈라 '타이스의 명상'을 연기합니다.
(갈라 당시 미국의 해설자 스캇 해밀턴의 해설입니다.
스캇은 피겨를 보는 기준과 관점이 뚜렷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있으면 확실하게 비판하는,
미국 피겨팬들에게 굉장히 깐깐하고 호락호락하지 않은 성격으로 알려져있습니다.
하지만 김연아에게는 항상 아낌없는 찬사를 던집니다.)
이렇게 아사다는 올림픽에서 3번의 트리플 악셀을 인정받은 최초의 여자 선수가 되지만
모든 요소가 우위에 있는 토털 패키지 김연아에게 패배합니다.
두 선수의 실력은 단순히 금메달, 은메달로 나뉘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이번 올림픽에서 김연아가 아사다를 이겼기 때문에 김연아가 승리자가 되는 것이 아닙니다.
처음부터 김연아가 승리자고, 최고의 선수였습니다.
지금까지 레전드 선수들이 인정한 선수는 아사다가 아니라 김연아였습니다.
미쉘 콴, 크리스티 야마구치, 카타리나 비트, 알렉세이 야구딘.
올림픽 이전 아사다 마오와 김연아의 경력은 그다지 차이가 나지 않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두 선수에게 쏟아지는 외부의 찬사는 그 성격이 다릅니다.
(크리스티 야마구치는 일본계 미국인으로 1992년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입니다.
당시 야마구치의 우승에 흥분한 일본언론은 야마구치에게 인터뷰를 시도하지만
야마구치는 '난 일본인이 아니라 미국인이다'라고 잘라 말합니다.)
--카타리나 비트와 딴지일보의 인터뷰中
스케이팅에도 격이 있고 질이 있어요.
연아의 스케이팅이 특별한건 순수함 때문에, 불순물이 하나도 섞이지 않은 진짜배기라는 느낌 때문이에요.
음악적이고, 때로는 드라마를 전달하는 힘이 강해서 보는 사람을 뒤흔들어 놓죠.
무엇보다 모든 기술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정확해요. 그렇게 점프를 뛰는 건 얼마나 많은 연습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에요.
그래요. 재능도 절대 무시할 수 없는 거에요.
그런데 그렇게 물흐르듯, 자연스럽게 기술 하나 하나를 해내려면 참 많은 연습을 해야해요.
몸에 기술이 완전히 익숙해져서 나와 스케이팅이 하나가 되는 수준이어야 하거든요.
출처: http://www.ddanzi.com/news/9946.html
--미쉘 콴
"지금까지 동계올림픽 쇼트 프로그램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룹 콤비네이션 점프를 해 낸 선수는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김연아는 그런 기술을 매우 훌륭하게 소화해다. 김연아는 심판들이 기대한 수준에 잘 맞게 점프와 회전 연기 등을 펼쳤다.
나도 트리플 러츠와 트리플 토루프를 뛰어봤지만 올림픽 수준으로는 해내지는 못했다."
--도로시 해밀
“김연아는 모든걸 갖췄다. 솟구쳐 오르는 점프는 언제나 일정한 높이를 유지한다. 첫번째 점프가 높고 이어지는게 낮은 들쭉날쭉의 점프가 아니다. 안무도 원숙하고 음악성도 뛰어나다. 모든 것이 아름답고 역동적이면서도 과도함이 없다. 그녀의 연기를 보노라면 도무지 아쉬운게 없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는 같은 해, 같은 달에 태어나서 같은 시기에 경쟁선수로 활약했지만,
둘이 걸어온 길은 전혀 달랐습니다.
"죽었다 깨어나도 안돼" "피겨를 하다니 미쳤다"라는 얘기를 공공연히 들으며
김연아가 엄마와 둘이서 걸어온 길은 앞이 보이지 않는 암흑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20대 중반이면 노장이나 다름 없는 피겨 선수의 길.
국내 피겨 선수가 약 100명이 채 되지 않는
피겨의 불모지인 한국에서
난방이 되지 않는 태릉선수촌에서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롯데링크장에서
연습하고 아파했던 김연아는 포기하지 않고 이 길을 걸었습니다.
피겨 선수를 위한 경기장이 없는 나라에서 태어난 김연아는
끊임없는 노력과 재능으로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온 것입니다.
한국 피겨계에서 처음 나온 월등한 실력의 김연아는 어렸을 때부터 견제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자신들과 같은 환경에서 훈련했던 선수가, 자신들의 옆에 함께 서있던 선수가
세계적인 선수란 것을, 자신들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선수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험담하고 깎아내렸습니다.
자신의 밥그릇이 줄어들까 염려한 어른들은 그녀에게 은퇴를 권하고,
자신들의 꼭두각시로 만들기 위해 언론의 힘을 이용해서 압박을 가했습니다.
한 때 그녀는 돈이 없어 코치없이 홀로 비행기를 타고 낯선 경기장에 홀로 들어서야 했고,
허리부상을 입은 채로 13시간을 이코노미석을 타고 가며 악화된 허리부상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등에 테이프를 동여매고 진통제를 맞은 상태로 참가한 대회에서는 한국인 최초로 메달을 땄고,
여분의 부츠가 없어 투명테이프로 부츠를 고정한 채 경기에 참가했고,
우승한 후엔 갈라복이 없어서 똑같은 옷을 입고 갈라무대에 서야 했습니다.
김연아에게 호락호락하지 않는 심판들이 점수를 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견고하고 놀라운 점프들은 그만큼 그녀의 몸에 충격을 주어
발톱이 몇번씩 빠지고, 허리부상을 입고, 내장이 한쪽으로 쏠리고,
발목이 휘어지고, 무릎과 허리와 뼈마디가 욱신거리는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치팅점프를 뛰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게 발목을 확실히 꺾는
김연아의 발목은 눈에 띄게 휘어져 있습니다.)
16살에 초기 허리 디스크 진단을 받았다.
작년 12월의 그랑프리 파이널(일본 도쿄)을 앞두곤 그동안 가끔 아팠던 오른발의 티눈이 말썽을 부렸다.
염증이 생겼는지 작은 구멍이 생기더니 고름이 나왔다. 운동화만 신어도 아파서 스케이트화는 신지도 못하고 쉬어야 했다.
도쿄에 도착해 티눈을 소독하려는데 엄지발톱에 금이 가 있었다.
발톱이 죽어서 새로 나왔는데, 그 발톱도 죽어서 시커멓게 되어 있었다.
목욕을 하면서 물에 불었는지 발톱의 반 이상이 떨어져서 너덜거렸다.
발톱을 들어 살펴보니 다시 새 발톱이 반쯤 자라있기에 죽은 발톱을 떼어냈다.
다행히 스케이팅에 지장이 없었고, 통산 세 번째 우승을 일굴 수 있었다.
이틀 전 꼬리뼈에 통증이 심해져 제대로 앉지도 걷지도 못했다.
고관절 부상과 엉덩이 부상이 찾아왔다.
진단 결과는 왼쪽 고관절 근육이 늘어나고, 엉덩이 근육이 약간 부어 있다는 것이었다.
김연아는 왼쪽 엉덩이 근육인 대둔근 일부가 찢어져 있음을 알고 있었다.
세계선수권 첫날 쇼트 프로그램에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5위로 밀렸다.
실망스러운 성적에 눈물을 쏟았다. 프리 스케이팅을 기권할 생각마저 했다가 마음을 다잡았다.
진통 주사를 맞고 프리 스케이팅에서 1위를 하며 종합 3위를 했다.
출처: http://weekly.chosun.com/site/data/html_dir/2010/02/09/2010020901168.html
점프를 하기 위한 회전은, 연습을 하지 않을 때에도 가끔씩 김연아에게 두통을 줍니다.
지금도 고관절 부상의 여파로 엉덩이쪽 근육을 쓰지 못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아름다운 점프들의 여파들은 김연아의 몸에 그 결과를 더욱 깊이 드러낼 것입니다.
치팅은 생각도 안하고 거친환경에서 오로지 정석으로 뛰는 점프들은
김연아가 사용하는 약한 부츠에도 그 여파를 그대로 미쳤고,
한달이 채 지나기 전에 사용할 수 없는 상태가 되는 부츠에 매달 적응하기는
힘들고 고통스러운 일이였습니다.
이는 김연아와 엄마의 다툼을 발생하게 하는 원인이 되어
양쪽 모두에게 육체적, 심리적 고통을 주었고,
한 때 두 사람은 은퇴를 생각했습니다.
(일본의 스케이트 장인이라면 김연아에게 알맞은 부츠를 만들 수도 있다는 소리에
김연아와 어머니는 직접 찾아가 부츠를 맞춥니다.
이때 장인은 꼭 맞는 치수를 원하는 김연아에게 한 치수 큰 스케이트를 맞추라고 연거푸 권하고
결국 김연아는 한 치수 큰 부츠를 맞춥니다.
이제는 맞는 부츠를 신을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한국에 돌아간 김연아에게
도착한 부츠는 너무나 커서 신을 수가 없었습니다.
결국 김연아는 일본까지 가서 맞춘 부츠를 한번도 신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일본방송에서 이 일본장인이 등장하여
가게에 붙쳐진 김연아의 사진을 보여주고 김연아와 관련된 이야기를 하며
마치 김연아가 일본장인이 만든 스케이트를 신는 것처럼 보이도록 방송하였고
올림픽이 끝난 후에는 김연아의 금메달에 이 스케이트의 도움이 있었다는 말을 하고 있습니다.)
경제적 어려움에 힘들어하던 김연아는 후원을 받은 후부터
매년 꾸준히 기부를 하여 지금까지 20억이 넘는 금액을
국내 피겨계의 발전과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기부했습니다.
(어린 국내 선수들을 지도하는 김연아)
아사다 마오도 물론 뛰어난 선수일 것입니다.
하지만 아사다 마오의 업적과 피겨선수로서 누리는 영광은
외부의 도움이 없었으면 힘들었을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아사다 마오가 신기록을 세웠던 대회,
승리했던 대회, 이름을 알릴 수 있었던 대회는 대부분이 일본이였습니다.
그랑프리 시리즈가 매년마다 열리고, 세계선수권이 몇번씩 개최되는 나라.
아사다에게 너그러운 판정이 없었더라면
아사다의 등수나 점수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할 수 없습니다.
<아사다의 역대 점수>
시즌 국가 점수
2006년 미국 - 171.23
러시아 - 172. 52
일본 - 199.52
일본 - 194.45
2007년 캐나다 - 177.66
프랑스 - 179.8
이탈리아 - 191.59
스웨덴 - 185.56
한국 - 193.25
2008년 캐나다 - 176.52
미국 - 188.09
프랑스 - 167.59
일본 - 191.13
한국 - 188.55
2009년 프랑스 - 173.99
러시아 - 150.28
김연아는 지금껏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계속해서 자신의 가치를 증명해보였습니다.
07월드. 일본에서 열린 아사다 마오의 시니어 월드 데뷔를 위해 마련된 대회에서
부상입은 몸으로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놀라운 데뷔를 한 주인공은 김연아였습니다.
08월드. 스웨덴에서 열린 유럽 대표 카롤리나 코스트너를 위해 마련된 대회에서
부상으로 힘겨워하면서도 관중들에게 기립박수를 이끌어내며 대회의 분위기를 바꾼 것은 김연아였습니다.
09월드. 처음으로 부상없이 참여한 대회에서 김연아는 압도적인 연기로
세계 피겨팬들과 관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습니다.
그리고 올림픽. 마지막까지 따라온 오심논란과 압박감 속에서도
완벽한 연기로 누구도 이의달지 못할 금메달을 얻었습니다.
처음 보는 국적에 생소한 이름.
피겨계에 연고지도 없었고, ISU에서 간판 하나 사줄 수 없는 선수.
처음보는 나라의 선수에게
자신들의 오랜 터전이였던 피겨계에서의 정상 자리를 주려고 하지 않았던
심판들과 피겨계의 원로들을 오로지 재능과 노력으로 수긍시킨 것입니다.
국가적인 돈을 들여 명실상부한 피겨스타를 키우고자 했던 일본의 시나리오는 무너졌습니다.
자신들의 스타를 띄우기 위한 도구로 삼았던 김연아가 진정한 승리자가 될 지
아사다를 발굴한 직후부터 마오 금메달 프로젝트를 진행해 온 일본 빙상연맹 중 어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을 겁니다.
(주니어 월드에서 한국 최초로 은메달을 따고 보인 김연아의 갈라입니다.
보통 갈라는 가벼운 점프를 하는 경우가 많지만,
당시 이름값도, 국적이 가진 힘도 없었기에 김연아는 갈라에서도 고난이도 3-3점프를 뛰면서 실력을 알려야 했습니다.
아사다와 비교하며 무시하는 일본 해설자지만, 그럼에도 중간중간 김연아의 놀라운 점프나 독창적인 스핀에 저절로 놀라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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