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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love_41135
    작성자 : 철전열함
    추천 : 34
    조회수 : 2078
    IP : 210.57.***.240
    댓글 : 9개
    등록시간 : 2018/02/13 22:15:51
    http://todayhumor.com/?love_41135 모바일
    비가 오지 않았다면 만나지 못했을 그 여자 이야기(25).
    그래, 사귀자. 이전까지 D는...
    "푸욱"소리내며 내 품에 안기기.
    가끔 힘조절을 못해서 내 입에서 엌.소리가 나오기도 하지만, 어깨나 가슴팍 토닥거리기.
    내가 보면 귀여워서 어쩔 줄 모르는 그 특유의 볼빵빵해지며 삐치기등등...

    나랑 같이 산지 7개월여만에 정말 다채롭고도 자연스러운 모습들을 보였었다.

    그런데, 그래, 사귀자.한 이후부터 애가 갑자기 대면대면해졌다. 
    장대리가 넌지시 와서...과장님. D랑 싸웠어요? 이럴 정도로.



    "..."
    "...나 이제 갈아입어도 돼?"
    "아니. 쫌만 더 보자."
    "부...부끄러워;;;;"
    "너 오늘 오후내내 시달린거 보면 내일 다시 원래 모습으로 빽도할 가능성이 110%니까 오늘 꾸미고 왔을때 실컷 봐둬야지."

    집에서 나 그러고 있었음. 변태중년아저씨같이.

    내가 D 요 녀석 제대로 꾸미고 나온걸 딱 3번 봤는데,
    오늘.
    인턴 면접날.
    그리고 그 홀복입고 오뎅파는 포장마차에서 만났을 때.

    어디까지나 애가 오늘 너무 대면대면하게 대해서 장난칠려고 그러는데 애가 울먹거리길래, 어휴. 알았어. 미안해미안해. 하고 방에 가서 쇼핑백들을 꺼냈다.
    "옜다. 오다 주웠다."
    "...이거..."
    "그래도 외국갔다왔는데, 우리 공주님 선물 장만해왔지."
    "아아아아아...그런데 돈 쓰지 말라니깐."
    "아아아아아~너 돈 쓰지 말란 소리는 인간이 호흡하는거와 같이 너무나 자연스러운 소리라 귓등으로도 안들었어. 좀 풀어보기나 하고 뭐라 해 쫌."

    예전에 운동화 하나 사준걸로도 애가 울고 막 그랬는데...
    "...옷...예쁘다."
    "내가 여자 사이즈를 모르는데, 거기 매장직원이 너랑 사이즈 비슷하더라. 그래서 그 쪽 입는 사이즈로 달랬어."
    "비...비싸보여;;;;"
    "그럼 중국가서 환불해 오시던가...맘에 들어?"
    "응? 고마워...예쁘다."
    "막 수백만원하는 명품 그런거 아니니까 부담스러워하지말고."
    "그래도 비쌀텐데;;;"
    "한국보다 싸...그리고 내 취향으로 골랐다-_-ㅋㅋㅋㅋ"
    응큼하긴.하면서도 D는 예쁘다 고마워 예쁘다 고마워라고 하는걸 보니, 썩 마음에 드나보다.

    각자 씻고 나와서 집에서 입는 평상복으로 갈아 입고 나왔다.
    "아!!! 맥주???"
    "칭따오 질려. 중국맥주 별로여. 내 취향아녀."
    "안돼. 이제 나랑 약속해. 집에선 술 안마시기로."
    "...내 삶의 의미가 없어지는데???"
    "나 있잖아."

    그 말에 심장이 쿵쾅거렸다.
    D도 아차. 하는 표정이더라.

    "일루 와봐."
    "어??? 안해. 부끄러."
    "얼른."
    "하하하;;;; 역시 부끄러워서 안돼."
    "며칠전만 해도 오지말래도 옆에 잘만 앉고 그러드만."
    "안돼안돼. 지금 오빠 눈빛 완전 음흉해."
    "...하루죙일 모니터봐서 눈 빨개져서 그래...그리고 내가 언제 너 터치하디?"
    아. 오빤 그런것만 신사적이지. 하고 내 옆에 앉는다.

    6.25가 왜 일어났게??? 방심해서.

    나는 D가 엉덩이를 붙이자마자, 꼬옥 안았다.
    "반칙반칙!!! 신사라더니!!!"
    "미안. 오늘을 위해 200일 넘게 신사인척 했어."

    말은 그래놓고 D의 손도 내 등 뒤에서 꼬옥 깍지를 끼고 있다.
    우리는 한동안 그러고 있었다.

    "힘들지?"
    "뭐가요?"
    "내 허리둘레 감당안돼지??? ㅋㅋㅋ"
    D도 내 가슴팍에 얼굴을 묻은 채로 ㅋㅋㅋ 웃는다.
    "완존 보고싶었어."
    "ㅇㅇ. 나도."
    "전화도 자주 안하구."
    "ㅇㅇ. 너도."
    "가서 술 얼마나 마시고 다닌거야. 배나온거봐."
    "...미안. 안먹었다곤 못하겠다."
    "괜찮아. 얼핏 들었는데, 이번에 가서 고생 엄청 했다면서? 수고했어요. 우리 오빠."
    "가슴팍에서 웅얼거리지마. 귀여워서 깨물어주고 싶으니까."
    "변태같으니."
    포옹을 확 풀고, D의 얼굴을 양손으로 딱 잡았다.
    "오...오빠...오늘...쫌...그...그렇다?"
    "D..."
    "오...오빠..."
    "나...참을 수가 없다..."
    "아...안돼..."
    "이거 맥주 딴거 김빠지기 전에 좀 먹자."

    엌ㅋㅋㅋ소리나게 가슴팍을 맞았다.
    혼자 다 못마시게 해서, 3분의 1은 D줬음. 다음부턴 용량 큰 수입맥주 사지말래더라.




    그렇게 긴장을 풀고 나서, 우리는 평소처럼 지냈다.
    여전히 각방을 썻고, 야. 누가 사귀는 사람한테 집세 받어.래도, 집세를 꼬박꼬박 냈다. 
    그리고 이제 매일 아침마다 일어나서 밥을 차려주더라.
    밥 먹고 출근해.라면서.
    그렇게 우리 회사 아래 편의점은 아침 8시에 단골 하나를 잃었다.
    속옷빨래는 챙피하니까 오빠가 할께. 이것만은 좀...이라고 해도, 빨랫다이에 보면 내 빤스는 항상 걸려있었고, 나 군대때도 이래 개본 적은 없는데 싶을 정도로 양말들은 항상 가지런히 정리되어 양말바구니에 놓아져있었다.

    전에도 그랬는데, 사귀고 난 이후로 더 하드라...




    D가 회사에서 나를 보고 난 후, 놀란거는 내가 놀랍도록 여직원들이랑 사적인 이야기를 안한다는 거였다.
    딱 업무이야기. 농담을 해도 딱 업무선에서. 
    회식가도 먹어요. 내가 구울께. 취할것 같애? 그만 마셔요. 이 정도고,
    나는 여직원들이랑 있으면 이야기를 하는 편이 아니라, 듣는 쪽. 그나마도 건성건성으로 들어주는 편이라는게 놀라웠다고 한다.
    자기한테 대하는것처럼 회사여직원들 대하는 줄 알고, 첨에는 질투가득모드였다고 한다.

    "장대리??? 장대리가 여자여??? 너 장대리랑 술 마셔봤지??? 걔는 도내넘버원가드...아니아니...사내넘버원술고래여...글고 장대리 나 절대 남자로 안봐. 걔 나랑 단 둘이 사무실에 있을때 스타킹 갈아신고 트름하고 그래. 방구도 심증...아니아니 코증이 있는데 물증이 없어. 어마어마한 애야. 나 걔 무서워."
    그나마 꺼낸게 우리 언니. 장대리 였는데, 난 그 장대리랑 이제 목욕탕만 같이 들어가면 되는 사이라고 했다.
    뭐??? 그 정도야??? 라길래, 너...남자가 남자랑 친하다고 막 뽀뽀하고 그러진 않잖아...라니까 이해하드라. 



    우리는 그렇게 알콩달콩...회사에서 들키지않게 연애를 했다. 
    거 스릴있더라. 사내연애. 마치 마피아게임을 하는듯한 그 느낌. 

    다행히 회사사람들이 김과장이 인턴으로 소개해서 데려온것도 있고, 둘이 나이차가 두자리수인데 무슨ㅋㅋㅋㅋㅋ
    D씨가 나이차 많이 나는 오빠라고 따르는거지. 그리고 D씨 같은 여자가 쟤를 좋아하겠어???라며 우리 둘은 죽어도 정분안날거라며 넘겨짚어준 면도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어? 금요일 저녁에?"
    "응."
    "...금요일 저녁이라...팀장님이랑 술먹든 부장님이랑 술먹든 상무님이랑 술먹든 친구랑 술먹든 혼자 술먹든 박과장이랑 술먹든 거래처 최과장이랑 술먹든 동생만나 술먹든 할거 같은데..."
    "많이 바빠?"
    "아니. 너가 보자면 너 봐야지. 거기들은 사실 안봐도 돼. 내 간댕이나 붓게 만들지 뭐."
    "...친구들이..."
    "어?"
    "오빠 한번 봐야겠대."
    "...일진들이냐?"
    "뭐라는거야."
    "주머니 탈탈 비워놓고 가야지."
    "아이참. 농담하지마. 다 착한 애들이야."
    "내가 중학교때 정말 친한 애한테 착한 형들이 너 좀 보쟀대서 쫄래쫄래 나갔다가 양말 속 비상금 천원까지 털린 사람이여...더러운 놈들...발냄새 쩌는 돈도 가져가다니...독한 놈들...돈 줬는데 때리질 말던가-_-,,,가 아니라, 니 친구들이 날 왜?"
    "...나 걔네들한테 오빠랑 사귄다고 말했어..."
    "...갔는데 경찰 나와있고 그러는건 아니지? 막 미성년자 유인납치 이런걸로???"
    "나 고등학생 아니라니깐!!!"
    "니가 고등학생이었음, 우리 회사 인턴됬겠냐??? AA형이...아니아니...박차장님이 설렁설렁하는것 같아도, 이력서에 적은거 참인지 거짓인지는 다 체크하는 사람인데...근데..."
    "응?"
    "사귄다니까 뭐래?"
    "..."
    "맞춰보지. 미쳤다고 그러지? 그 아저씨 변태 아니냐고?"

    뭘 딸꾹질까지야...대번에 맞췄나 보군.

    "와이셔츠 다려입고 나갈께."
    "오빠가 다리나 뭐. 내가 다려주지."
    "내가 다려입고 나갈께."
    "...아냐. 그냥 내가 다려줄께. 오빠의 다림질은 믿음이 안가."

    난 오빠 암만봐도 멋있는데...
    콩깍지가 이렇게 무섭습니다. 너 나랑 길거리 다녀봐서 알잖아. 모세의 기적. 자칭 종교인들도 나한테는 전도를 안해요.




    그리고 금요일. D가 출근안하는 그 날. 
    우리 팀은 긴급사태가 발생해서 경기도 모처의 공장에 가서 셔츠바람으로 창고에서 지고 옮기고,
    아ㅆㅂ 나 오늘 약속있어. 무조건 가야해!!!하고 뛰쳐나올때까지 먼지를 뒤집어쓰고 있었다.
    출처 내 가슴 속.
    철전열함의 꼬릿말입니다
    니가 자꾸 나랑 눈마주치는거 피하니까 남들이 오해하잖아. 그만 좀 갈구라고.
    그치만...눈 마주치면 부끄럽고...그 담부턴 계속 오빠만 보게 되는걸...

    내가 21살 여자애한테 이런 말도 들은 사람입니다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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