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들을 보다보니 행동을 하고 싶지만 무서워하시는 분들이 많은것 같아 이렇게 글을 씁니다.
1. 일단 제일 안전한 방법으로는, 잡히지 않는 방법입니다.
특히 거리 행진 시에 경찰과의 대치 후 연행이 이루어 지는데, 살수 및 연행에도 순서가 있더군요. 국회의사당에서 전경 생활했던 친구에게 가이드 받은 바를 소개합니다.
일단 위험의 최초 시그널은 여경들이 폴리스 라인을 치면서 부터입니다.
그전에 도망칠만한 곳을 물색해두시는게 좋은데, 건물 내부로 가시는 것이 가장 안전합니다. 그게 무서우시다면, 대치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곳에서 좀 벗어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단 손에 종이 피켓(?) 같은거 접어서 주머니에 넣어두시고, 그냥 지나가는 시민인 척 하고, 지켜보시면서 사람들에게 알릴 사진 찍는 행위는 딱히 뭐 잡아갈 일이 없습니다. 경찰들도 충돌 생기는 곳에 집중하기 바쁘거든요.
쟁쟁한 집단들 깃발 근처에 있는 것도 방법중의 하나입니다. 민주노총이나 민주노동당은, 좋아하시든 싫어하시든 간에 전투력은 알아주는 집단이므로....나름대로 여러분의 방패막이 되어줄 수 있을 듯 싶네요^^;; 들리는 바에 의하면 금속노조 살짝 뒤가 물리적으로 매우 안전하다는 소식이....
2. 살수차에서 나오는 물에 관한 것입니다.
혹시나 살수차에서 물대포가 나올때, 얼추 피해서 완전 젖지는 않더라도 대충 물이 묻은 상태로 귀가하시다가 뜬금 없이 연행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이는 살수차에서 나오는 물이 형광 색소랑 섞여있기 때문인데요, 단순히 시위 진압용이 아니라 시위참석자 구분용으로도 쓰이기 때문에 옷이 젖으신 경우 춥더라도 외투를 벗거나 하는 것이 낫습니다.
3. 본격 연행이 되는 경우인데요, 가장 중요한 것은 쫄지 않고 침착함을 유지하는 것입니다.
어쩌다가 경찰에게 잡히는 경우, 내가 언제 분노에 차서 집회에 참가했냐는 듯이 변신하세요.
경찰이 미란다 원칙을 읊어줄것입니다. '당신은 묵비권을 행사할 권리가 있고,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있으며....'하는 그거요.
이제 차를 타고 경찰서로 가시게 됩니다. 그 와중에 말이라고는 한마디도 하지 마세요.
경찰서에 도착합니다. 담당 경찰관이 이것저것 물어볼겁니다. 이름부터 블라블라..
아무 말도 하지 마십시오. 왜 말 안하냐고 하면 미란다 원칙에 의한 묵비권 행사라고 하십시오. 이름도 말씀 안하셔도 됩니다.
그리고 변호사와 통화를 해야된다고 하십시오.
민변 : 02-522-7284
천주교 인권위원회 : 02-777-0643
인권운동 사랑방 : 02-741-5363
이때 주의하실 것은 경찰측에서 통화내용을 못듣게 하는 것입니다.
이는 '변호사 접견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연행되신 분들께 누구나 적용되는 권리입니다.
통화중에 경찰이 다가오는 경우, '물러나세요'라고 분명히 말씀하셔야 합니다. 법적 권리의무로 쫄릴 것 없습니다.
민변 쪽에 연락을 하시면 변호사 분이 해당 서로 오실겁니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 배고프면 '국밥이라도 시켜달라'고 하면서 자신의 당당함을 보여주세요. 그리고 아마 그정도 식사는 배달시켜주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4. 경찰이 실수하는 경우, 민변 측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풀려날 수 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미란다 원칙에 관한 건데요. 연행되시면 갑자기 침착모드로 변신하라고 말씀드렸죠??
그 미란다 원칙을 꼭 들으셔야 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미란다 원칙 그거 뭐 중요한건가?' 하실수도 있지만, 상당히 중요한 권리이거든요.
가끔 경찰들이 연행과정에서 미란다 원칙을 고지하지 않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런 경우에 조용히 서까지 잠자코 끌려가주세요. 그리고 경찰이 취조를 시작해서 이름이니 뭐니 물어보려고 하면 딱 한마디 합니다.
'저 미란다 원칙 고지 받은바가 없는데요?'
그러면 자동으로 풀려나십니다. 어차피 위법혐의에 대한 입증책임이 경찰측에 있고, '채증'이라고, 연행할때 사진이나 영상을 찍을텐데, 실제로 미란다 원칙 고지받은 바가 없다면, 이는 연행 과정상 권리침해이므로 여러분은 당당히 경찰서를 걸어나가실 수 있습니다.
제가 주워들은 바와 경험해본 바를 적어둡니다. 한미FTA 체결 당일 화가나서 고시생임에도 불구하고 도서관을 뛰쳐나와 명동 거리를 행진했습니다. 토요일인 내일도 현장에 가볼까 생각중입니다.
민주시민 오유인 분들의 용기를 믿고, 그 용기가 표현되는 데에 도움이 되길 빌며, 처음으로 가입하여 이런 글을 작성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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