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개봉전부터 화제를 모아왔다. 엘렌쇼, 지미 팰런 레이트 투나잇, 마이크앤 몰리 등 각종 방송에서 입을 모아 언급했다. 누군가는 이 책의 영화화에 '영화 산업의 수치다!'라고 말했지만 조심스레 개인적인 생각을 말하자면 그 의견에 동의할 순 없다. 엉망인 개연성과 어색한 섹스신, 자극적인 소재들에 열광한것은 그 누구도 아닌 소비자이다. 그 '열광'이란게 만족이든 비웃음이든. 그럼 이 영화를 판가름할 기준은 그 '열광'을 오롯이 옮겨 닮았는가가 되겠다. 주인공 아나스타샤 스틸은 낮에는 학교에서 수업을, 저녁에는 아르바이트로 일과를 보내는 평범하고 소박한 인물이다. 어느날 룸메이트이자 절친인 친구를 대신해 모든것이 완벽한 붖호 크리스천 그레이와 인터뷰를 하게 된다. 둘은 짧은 만남에도 서로에게 끌리게 되면서 아나스타샤는 그레이의 은밀한 취미에 빠져든다. 줄거리만 봐도 내용적인 측면을 바라지 않는게 좋다는걸 깨달을 수 있을 것이다. 애초에 관객이 이 영화에 원한 것은 100분짜리의 자극임을 감독도 잘알고 있음이 보이는데, 둘의 만남 과정보다 그 후의 섹스신과 갈등부분이 영화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가 간과한점이 있다면 영화는 책이 아니라는 점이다. 만약 '독자'였다면 자극이 되는 섹스신만이 목적이었다면 그에 해당하는 페이지로 넘어가기만 하면된다. 하지만 영화라면? 영화는 서사다. 모든 사건에는 이유가 있다. 이론적인걸 말하는 것이 아니다. 이 영화에 맞추어보자면 애초에 아냐와 그레이가 왜그리 서로를 갈구하는지에대한 서로의 감정선이 보여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그에대한 답을 회피 한다. 왜 그레이가 아냐에 관심을 가졌는가? 애초에 아냐는 그레이를 떠나지 못하는가? 잘생긴 얼굴이 목적이었다가 SM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 그를 피해 친구집이든 호텔이든 어딘가로 떠나면 되는데도 왜 그녀는 굳이 끝까지 그레이의 집에 머무는가. 이런 이유에서 점차 갈등의 원인과 전개에서 완화, 캐릭터까지 점점 붕괴되기 시작한다. 갈등의 원인은 아냐가 그레이와 평범한 연인관계가 되고 싶어한다는 것때문이다. 그토록 SM의 관계를 싫어 하면서도 아냐가 화를 내면 - 그레이가 사과하며 ⓐ재력을 과시 (ex. 헬기 탑승, 드라이브, 선물 공세) ⓑ섹스신 으로 이어진다. 여기서 아냐의 캐릭터성이 붕괴된다. 그녀는 그레이가 이제껏 만나왔던 여성관 달리 그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그의 애정이라는 점인데 그는 그레이가 묘사한 -SM관계에 응하는- 여성과 다를 바 없다. 그에대한 의문은 그레이에게도 적용되면서 영화가 많은 시간을 할애하며 설명한 그레이의 멋진 점은 - 피아노 연주, 헬기 조종, 재력, 잘생긴 얼굴과 몸매, 다정한 성격 - 무용지물이 되어버렸다. 관객은 두 주연캐릭터에 이입하지못하고 둘에대한 호감마저 사라져버린다. 이 둘에게 호감이 있는건 오로지 영화의 제작진들밖에 없다. 그럼 그토록 화제가 되었던 섹스신, SM의 장면은 어떤가. 이 영화엔 섹스신이 총 3번 나오지만 그 중 2번은 중요한 순간 페이드 아웃되는 연출은, 영화사에서 R등급으로 내기 위한 고뇌의 결과로 보인다.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긴 하지만 이미 위와 같은 문제로 감정선이 엉망이 된 상태에서 이 둘의 섹스신이 매력적으로 보일리 없다. 관객이 그토록 기대했던 SM장면은 그저 몇안되는 채찍으로 벌하는거나 엉덩이를 때리는것만 빼면 여타 다른 영화에서 보이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원래 원작이 그러니까.'라는 변명은 통하지 않는다. 영화화는 책을 영상화하는 것만이 아니다. 책의 글과 분위기를 영상으로 담아야한다. 관객이 원하던 관능적인 분위기는 없고 관능적인'척'하는 분위기만 남은채 두 사람의 갈등은 끝맺음도 맺지 못한채 쓸데없는 수미상관으로 보는이의 마음에 불을 지른다. 이 지루한 커플을 바라보면 끝까지 달린 보상은 편의점에서 사온 창렬푸드에 불과하다. 인스턴트 닭강정을 사왔더니 튀김옷 - 둘의 감정선- 은 고사하고 고기와 양념 -섹스신-이 없다. 이 닭강정이 입소문을 타게 된것은 오로지 엄청 맵다는 것 -높은 수위-일뿐인데 맵기는 커녕 밍숭맹숭하다. 물론 성적은 좋을 수 있다. 실제로도 어마어마한 관객 수를 모으고 있다. 여기서 간과하면 안되는점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3부작이라는 것이다. 영화사는 2편을 내겠다고 자신만만해있지만 소비자는 닭강정이 맵다는 소문은 순전히 거짓임을 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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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여러분은 이영화를 멀리하시고 OST를 사러가기만 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