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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야 우리 친구가 된지도 벌써 햇수로만 6년이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고등학교 입학하던 때가 바로 어제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렀네
아마도 6년간 가족과 보낸 시간보다 너와 함께 보낸 시간이 많았겠지?
이제 너는 나의 일부라고, 가족이라고 여기니까
있잖아 요새 들어 나는 참 곤란한 경우가 많다?
근 2년간 지속되는것 같아..
너와 나는 신기하게도 다른 부분이 많잔아
물론 자라온 환경도 다르고.. 성격 자체도 다르고
다섯남매에 이리치이고 저리치이며 셋째로 크면서 빨리빨리가 익숙한 너와
워낙 여유있는 부모님과 세자매 그것도 우리 막내는 나랑 8살차이까지 나니까 여유를 배우며 살았나봐
나는 밥먹는 속도도 느리고.. 걷는 속도도 느리고 씻는것도 화장하는것도 모두 느려
6년간 봐오면서 너도 이미 잘 알고있잖아
그런데도 나는 이걸 고치기가 너무 힘들고
그게 또 답답한 너는 내가 못마땅한가봐
미리 약속이 있을때는 시간맞춰 남들보단 한시간정도 일찍 준비하는데
같이 있으면서 갑작스레 밖에 나가자고 하면 나는 너무 마음이 급해
머리만 감는데도 삼십분이나 걸리는데 아무리 빨리 감으려고 노력해도 이게 잘 안돼더라
빨리 씻는데도 씻고 나오면 거의 사오십분은 걸리고
그래서 우리 준비할땐 내가 먼저 씻잖아 ㅎㅎ
하지만 또 나름 에이형이라고 뭘 해도 꼼꼼하게 하는 성격이라
화장할때도 시간이 걸리지..
아이라인 그리면서도 너무 집중해버리니까 시간이 가는 줄도 몰라
그에 반해 너는 참 빨라
씻는속도도 빠르고 화장도 빨리하고 그럼 내가 너무 눈치가 보인다?
기다리게 하는거 미안해서 또 급하게 하다보면 꼭 덜렁대..
물컵을 엎고 뛰어다니다 주저앉고 매직기쓰다 손데이고
근데 그럴때마다 너의 말 한마디가 너무 상처로 다가와
"기다리는 사람 생각안해?"
미안해.. 니 말대로 나는 너무 약아빠지고 철도 없고 남 생각안하고 멋대로 하는 년인가봐
나는 너가 그런말할때마다 너무 힘들어
친구들끼리 있을때도 너무 아픈데 가뜩이나 소심한 나는 사람 많은 곳에서 그런 소리 들으면
어떻게 해야 될지도 모르겠고 어디론가 내가 사라져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집 사정이 어려운건 너도 잘 아니까 내가 일을 해도 항상 빠듯하고 수중에 여윳돈도 없고
너 만나고 싶어도 그냥 우리집 놀러오라구 ㅎㅎ 와서 라면끓여먹자구 그렇게 말해도
너는 우리집에서 할거 없으니 너희집 오라고 오라고 말하잖아
근데 또 나는 돈이 없으니까 그냥 집에 있는다고 해 집에 있는게 더 편하기도 하고
그럼 너는 그러잔아 니가 돈 없는날이 하루이틀이냐 ㅋㅋ그냥 나와 이러케
그래서 나는 너한테 너무 감사하고 고마워
근데 이게 더 나를 힘들게 하는 거같아
너희집 와서도 나는 계속 눈치가 보여
나 식탐 많잔아 ㅎㅎ 집에 있으면 편히 밥 먹을것도 너네집만 오면 배고프다고 말꺼내기가 무섭다?
전에 왔을때 너가 그랬잖아
좀 참을줄도 알으라고 왜 맨날 니멋대로냐고
그 이후로 나 너한테 배고프다고 말 못꺼내겠어
그냥 참다가 너가 밥 먹자고 하면 그때서야 밥한술 뜬다 ㅎㅎㅎ
가끔 보면 나는 너가 나를 그냥 필요할때 옆에 있어줄 장난감정도로 생각하는거 같아..
너의 마음대로 움직여주고 사랑해주고 이해해주고 하는ㅎㅎ
나 지금까지 너랑 지내면서 정말 서럽고 서운했던 적이 있었는데 그게 언젠줄 알아?
너 아이 가졌을때 난 너 끝까지 비난하지 않았어 워낙 여린애라 그럴 수 있다 이해하고
너 위해서 끝까지 뜯어말렸어
니 인생, 그리고 앞으로의 그 아이 인생 책임 못질거라고 나 너랑 같이 울면서 말렸잔아
근데 그때 너가 그랬지
OO이는 애 낳으면 자기가 봐주고 같이 키워준다는데 넌 어떻게 그러냐
나 그때 정말 서운하더라?ㅎㅎ
나는 너 위해서 며칠을 속썩었는데 그 말이 그냥 나를 허탈하게 만들더라
철 없던 18살
나는 너에게 평생 빌어도 모자란 빚을 졌다고 생각하고 살아
나한테 동요되서 같이 자퇴서를 냈을 때
좀 시간이 지나 내가 너에게 몹쓸짓을 했구나 싶어 너무 미안했어
그래도 우리 당당하게 고등학교 졸업장도 받았지
근데 이런 속얘기를 너한테 유독 꺼내놓지 못하겠어
겉으로는 있는 씩씩한 척하면서도 속을 보면 물러터진 순딩이라서
가끔 한번씩 전화통을 붙잡고 한시간동안이나 말없이 우는 너에게
둘이 마주앉아 소주 한잔하며 왜 아무도 나를 사랑해주지 않아?하며 우는 너에게
나는 그냥 내가 죽일년이지 하며 소주한잔 털고 묻어버리게되
판만 보는 니가 이글을 볼일은 없겠지만
가끔은 조금만 양보해서 나도 신경써줘..
그리고 사랑해
언젠가 이런 말을 꺼내놓을 수 있을만큼 자란 너를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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