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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interior_4075
    작성자 : 어텀
    추천 : 11
    조회수 : 19631
    IP : 125.184.***.24
    댓글 : 59개
    등록시간 : 2014/07/14 17:53:59
    http://todayhumor.com/?interior_4075 모바일
    도배 배우는게 그렇게 쉽지않은데..씁쓸하네요..
    오래만에 글을 적어보네요
    저는 현재 도배업을 하고있는 30대중반에 유부징어입니다
    인게에 도배작업사진로 몇번올려서 베오베가는 영광도 맛보고
    다른분들 조언도 많이듣고 제가 아는 상식에서 답변도 몇번 해드렸는데..
     
    3개월전쯤에 저보다 3살 많으신분께서 도배를 배우고싶다면서
    저희 가게에 찾아온적이 있습니다
    저희는 부모님도 도배를 하셨고  나름 이 지역에서 일도 꾸준하게 있는편이죠
    다짜고짜 가게 찾아오셨어
    도배를 배우고싶다..
    회사생활을 하다가 그만두시고 기술직을 배우고싶은데
    자기 나름데로 손재주가 있다고 하셨고 자기집에 도배도 직접하신적이있으시고..
    학원도 나오셨다고 하더군요..
     
    글쎄요 큰 도배업을 하시면상관없지만
    저희처럼 작은 지역에서 동네장사하는 가게에 직원을 두는 도배업체는 많이 없을겁니다
    저희도 아버지가 연세때문에 정말 급하지않으면 일을 하지않습니다
    저혼자 하는편이고  아니면  기사분을 콜해서 같이 작업하죠
     
    근데 이분께서 오셨어
    월급을 안줘도 상관없다 
    일만 알려주시면 된다고 하더군요..
     
    어떻게 저희집을 알고 오셨냐고 물어보니
    아는 지인분이 벽지도매상을 하시는데
    그분이 저희지역에서  저희가게가 일을 꾸준히 한다고 저희집을 언급을 했나봅니다
    30대 후반에 가정까지 있으신분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시고 기술을 배울려고 막무가네로 가게로 찾아와서 일을 가르쳐달라..
    좀 당황스럽기도하고...한편으로 이해가 안되는것도 아니였습니다
     
    그래서 부모님과 상의끝에 콜을 했습니다
    대신 품을주고 사람을 쓸만큼 가게가 크지않기때문에 이부분에서 조율을 했습니다
    그분께서 월급을 바라고 일을 배우는것은 아니니깐  안주셔도 된다고 하였고
    그렇게 저랑같이 일을 다니기 시작했습니다
     
    아무래도 저랑 연배가 비슷하니  일하면서 말도 잘통화였고
    서로 웃으면서 일을했죠
    제가 알려드릴수있는건 최대한 빠르게 가르쳐 드리고싶었습니다
    밑작업 벽지바르기  재단하는방법  평수빼는법  장판까는법 실크작업방법등..
    그렇게 한달이 지났을때..
    어머니와 저는 그래도 한가정에 가장인데..
    무일품으로 보내는것은 어머니가 안되지않겠냐면서..
     
    그분께 그래도 첫달수고했다고
    작은돈이지만 150만정도를 주었습니다
    그렇게해야 서로 웃으면서 일을하지않겠냐  라고 생각하셨기때문에
    최소한에 예의를 어머니께서 보여드린거죠
     
    저희집에 일하러 오시는 기사분들은 하루품이 17만원입니다
    한번씩 현장일이나 큰평수 아파트나  실크벽지 작업이들어오면
    저랑 기사분몇명 그리고 그형이랑 같이 작업을하죠
    제가 기사분들이랑 서로 소개도 시켜드리고
    그렇게 알고지내시라고  인사까지했는데
     
    근데 어느순간  그분께서  자기가 하루일당이 5만원정도라고 말씀하시면서
    하루일당을 10만원으로 올려달라는겁니다
    "기사품이 17만원인데  나는 이제조금 바르줄도 알고 밑작업도하고 뒷모도까지 하니..10만원정도 받아야 하지않냐?" 라는 것입니다
    세상에나...
    저도 도배를 시작한지 4년정도 다되어가고...
    실크 장판 합지 밑작업 다할줄알고
    한번씩 기사분들한테 농담삼아 
    "아저씨 저 하루에 10만원만주고 저 좀 델꼬다니세요." 라고 농담으로 말해도
    기사분들은  니가 10년되면 내가 델꼬 다니줄께"  라고 말하시는데..
     
    3달배우시고...하루품을 10만원으로 해달라는것은..좀 오버가 아닌가라는 생각을했죠
    아마 현장일 하시는분들은 다들 제가 말하는것을 이해하실겁니다
    보통 목수분들 도배  타일 현장일 하시는 기술자분들 대부분 경력이 최소 5~10년입니다..
    3개월배우고...벽지 조굼  붙여봣다고..기술자가 된거마냥...일당을 올려달라니요..
     
    그래서 저희는 3개월 일하고 하루품을 10만만원으로 올려달라는건 좀 너무하지않냐?
    처음에 배우러 오실때는 월급을 안줘도 된다고까지 했으면서
    그래도 가정이 있으시고해서 저희 나름데로 성의까지 보여드렸는데
    고작 3개월일하고 10만원을 달라고하면 누가 주겠냐..
     
    이럴거면 서로 같이 일도못할뿐더러 가르쳐줄수도없다 라고 어머니가 말씀하시자마자
    마침 기달렸다는듯이..
    그럼 자기는 딴데가서 일을 한다는겁니다 -_-
    무슨 자신감인지 모르겠습니다
    분명 일 배우는  속도는 빨리 배운게 맞는데
    어떤 도배집에서 3개월배운 기사를 품을주고 일을 시키겠습니까?
    어떻게 믿고요? 절대 일 못합니다
    그렇다고 가게를 차린다고 한들  장사가 된다는 보장도 없는데 말이죠..
     
    그렇게 그사람과 저희랑은 인연이 끝나버린거죠..
    물에 빠진 사람 구해줫더니 보따리 내놓으라네요..
    도배 라는 기술이 보기에는 종이 몇장붙이는걸로 보여도...
    결코..쉽게..금방 배울수있는 일은 아닌데말이죠...
     
    그사람이 혹시라도 오유를 이글을 본다면..
    다른데가서 일을 하던말던 상관은 없지만서도
    가정도 있으시고 사회생활 하신분이...
    마무리는 서로 기분좋은 상태로 마무리를 했으면..서로 다음에 볼때 웃으면서 도와줄수있는 사이가 될수있었는데..
    아쉽네요...
    아무튼 하시는일..잘 되시기를 바라겠습니다~
     
    벌써 한여름이네요
    현장에서 일하시는분들 다들 건강 잘챙기시고!!
    다음에 멋진 벽지 작업하면  사직 투척해드림!!
    어텀의 꼬릿말입니다
    악마는 가난한자의 꼬리로 자존심을 닦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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