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나 뚱뚱하다
고3때부터 찌기 시작해서
대학와서 뺐다가
휴학하면서
다시 하루종일 앉아서 공부해야하는 지금
운동은 커녕 아침일찍부터 새벽까지 공부하면서 하루에 네끼는 먹어야 버티는 지금
그래 살쪘다
가끔 살찌는 것도 먹고 커피는 아예 달고 살아.
그래서 살 많이 쪘다
그런데 친척들이고 친구들이고
나 보는 사람들마다 그러더라
왜 그렇게 망가졌냐고,
23살 아가씨가 왜 그렇게 다니냐고.
취직하려고 해도 그 몸매로 취직할 수 있냐고
요즘은 외모도 스펙이고 능력이고 자기관리의 척도라고.
작작 쳐먹고 운동 좀 하라고.
처음 들었을땐 그 말이 맞는 줄 알았다
다 내가 잘못인 줄 알았어
그래서 자책도 많이 하고 먹는 거 줄여가며 잠시간 줄여가며 운동도 했어
살, 그래 빠지더라. 그런데 도저히 체력이 안되더라
내가 하고 있는 공부 하려면 최소한 열두시간은 앉아있어야 되는데
나는 할게 있고 꿈이 있고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고
하루도 빠짐없이, 나태해지는 것 없이 열심히 하고 있는데.
오히려 자기 관리라고 하는 다이어트하느라고 이도 저도 제대로 못하게 되서 포기하게 되더라
결국 공부를 택하게 되더라
그게.. 의지박약이니?
다시 정상 식단으로 돌아오고 늦게까지 공부하느라 네끼는 먹어야 버티는 내가
많이 쳐먹는 돼지에 의지박약에 능력도 쥐뿔도 없고 자기관리도 안하는 나태한 인간이지
나약해 빠진 인간이지
그래서 니들은 그렇게 날 버러지보듯 보니?
지나다니면 누가 나 볼까봐 겁나
마주치도 않은 친구들이 연락와
잘지내? 너 살 많이 쪘다며..ㅋㅋ 어쩌다 그래됐어 애들이 아주 난리던데?
걱정하는거니?
니들 걱정이나해
날씬하고 예쁜 상판때기로 나이트, 클럽다니고 짧은 치마에 예쁜 옷, 화려한 화장하고
그렇게 화려하게 놀거 다 노는 너희들이 잘 나가보이고 내가 찌질해보이지?
성형이다 뭐다 누가 용됐네 어쩌네 하면서
궁금하지도 않은 정보들 퍼다나르면서 날 비참하게 만들고
살 아직도 안뺐냐고
날 한심하게 보고 있지..
우리 친척들도 부모님한테 연락만 하면 걘 살좀 빠졌냐고 묻고
그래서 명절에도 가기 싫어 죽겠어
살 좀 찐게.... 그게 그렇게 욕먹을 일이야?
그렇게 대놓고 한심한 취급 받을만한 일이야?
난 너무 너무 열심히 살고 있는데....
난 꿈을 꾸며 살고 있는데.
건강 망쳐가면서까지 나태하게 살면서 찌운 살 아닌데...
너무 억울해
그래....살쪄서 매일 알두꺼운 안경쓰고 맨얼굴에 머리 질끈 묶어다니면서
독서실 다니고 공부하니까,, 그렇게 사람이 우습지
이젠 나도 내가 우스워지려고해
정말... 외모가 중요하구나
너무너무 중요하구나
난 잠시 미뤄둔 것 뿐인데...
근데 억울한데...
요즘은 거울보면 내가 참 못나보여
턱살 많이 쪘네... 얼굴커졌네... 엉덩이가 왜 이렇게 퍼졌지.. 허벅지 왜 이렇게 굵어졌지
배가 왜 이렇게 나왔어......
왜 이렇게 못났어 너...
거울보기도 싫고
나가기도 싫고
이래서 다들 날 싫어하는구나 너무 비참하다
눈물이 너무 난다
왜 오늘..
특히 이러냐면
독서실 앞에서 마주친 너무 예쁜 동창 세명이 지나가고 있는데
순간 가슴이 철컹하면서
고개를 푹 숙이게 되는 날 봤어
그 애들은 너무너무 예쁘고 밝게 웃으면서 지나가는데
나는 그 애들이 볼까봐 가슴이 철렁하는 그 느낌이
정말 죽고싶을만큼 싫더라
혹시 알아챘을까 두려워하는 내가
너무 비참해서
눈물밖에 안났어
죽고싶단 말을... 이럴때 쓰는구나싶다...
난 열심히 살았는데...
공부도 정말 열심히 하고
술담배도 안하고
남들한테 피해끼치거나 거짓말하면서 나쁘게 살지도 않았는데....
내가 니들 공부열심히 안해서 나보다 학교못갔다고
너희는 왜 자기관리 안해서 대학 그지같은데 갔냐고,
니들은 왜 담배쳐피우면서 니들 폐 상하게하고 남한테 피해주면서 못끊냐고
담배 그까짓것도 못끊냐고, 왜 그렇게 의지박약이냐고.
그렇게 한번이라도 니들한테
'자기관리' 못한다,
인생 열심히 안산다,
그렇게 대놓고 경멸한적있니????
그렇구나
뚱뚱한건 그보다 더 큰 죄구나
특히 여자한테...
이제 나도 뚱뚱한 내가 싫어진다
뚱뚱한건 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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