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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405095
    작성자 : 쓰레기Ω
    추천 : 101
    조회수 : 17264
    IP : 125.187.***.72
    댓글 : 3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11/09 21:12:04
    원글작성시간 : 2011/11/09 20:03:12
    http://todayhumor.com/?humorbest_405095 모바일
    실패한 삼수생.
    나는 삼수생이다. 나는 쓰레기다.
    삼수이면서 공부를 안했다.
    하나도 안했다.
    쓰레기다.

    난 내가 공부를 잘하는줄 알았다.
    학교 전교권에서도 놀아봤다.
    친구들의 생각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내가 봤을때 친구들도 나를 잘했다고 생각한 것 같다.
    선생님들도 믿어줬다.
    나도 SKY를 노릴때가 있었다.
    그렇게 6년을 살았다.

    하지만 그건 착각이었다.

    재수 실패 후 난 내 자신을 마주했다.
    알맹이는 어디로 날아가버리고 남은 빈껍데기 그게 나였다.
    빈껍데기를 마주했지만 내 자신을 버릴 수 없었다.
    모범생으로 살았던 다른건 못했지만 공부는 나름 잘한다고
    생각했던 나를 버릴 수 없었다. 부정했다. 그렇게 삼수를 했다.

    근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그래서 인터넷에 빠졌다.
    늦게 배운 도둑이 날새는줄 모른다고했던가.
    인터넷에 미쳤다. 너무재미있었다. 채팅도 너무 재미있었다.
    서핑도 너무 재미있었다.

    나는 다른사람의 시선에 민감하다.
    그래서인지 성격도 까탈스럽다.
    근데 인터넷은 익명성이 있다.
    난 악플을 달기시작했다.
    잘나가는 연예인, 공부잘하는 학생, 뚱뚱한 사람.
    미친듯이 악플을 달았다.
    지금까지 신고 안당한게 다행일 정도다.
    그렇게 우월감을 느꼈다.

    그러다가 그게 싫어졌다.
    내 자신이 너무 초라해졌다.
    그래서 이젠 천사로 역할을 바꿨다.
    좋은 말만 해줬다.

    그것도 마음에 안들었다.
    나는 내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싶었다.
    내가 원하는 사람은 좋은 대학을 나와
    예쁘고 나밖에 모르는 여자친구를 사귀고
    여러방면으로 박식하고 생각도 깊은 사람이었다.

    그래서 나는 그렇게 되기로했다. 인터넷에서...
    그때부터 여자문제, 정치, 사회, 문화,...에 관한
    글이 올라오면 댓글을 많이달았다.
    아무것도 모르면서 아는 척만했다.

    재미있었다.
    내 글에 동의 하는 사람도 있었고 반대하는 사람도있었다.
    그 반응이 너무 재미있었다.
    유머게시판에도 들어가서 댓글 몇번남겼다.
    그랬더니 푸르딩딩이 되기도 했다. 재미있었다.

    그렇게 1년을 보낸 후, 지금의 내가있다.
    수능시작까지 12시간남았다.
    누구에게도 책임전가 할 수 없다.
    모든 것은 내 잘못이다. 모든 불행의 시발점은 나였다.
    그걸 안다.

    근데 왜이렇게 억울할까.
    모든 다른 사람에게 부모님에게 동생에게 신에게 잘못을 돌린다.
    사람이란게 참 옹졸하다.
    아니 내가 옹졸하다.

    어머니가 못난 병신같은 자식에게 떡을 먹여주신다.
    떡이 목구멍을 막아 죽는 상상도했다.
    무서웠다. 뭔가를 먹는다는게 무서웠던 적은 처음이다.

    죽고싶지만 죽을 수 없다.
    부모님에게 대못을 박는다... 그런것도 있지만
    죽는게 무섭다. 아니 죽는 과정이 무섭다.

    글도 참 못쓴다.
    코드도 눈물이네... 참... 진짜 눈물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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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11/09 20:04:42  112.166.***.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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