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올해 25살이며, 취업을 걱정중인 4학년인 대학생입니다.
오늘 아이유 앨범이 나왔다는 이야기를 듣고 '팔레트'라는 노래를 들었습니다.
아이유는 제가 중학생때부터 같은 동갑인 가수 중 한명이어서 항상 응원하는 가수입니다.
"이상하게도 요즘엔 그냥 쉬운 게 좋아.
하긴 그래도 여전히 코린 음악은 좋더라.
Hot Pink 보다 진한 보라색을 더 좋아해
또 뭐더라 단추 있는 Pajamas Lipstick 좀 짓궂은 장난들
I like it I'm twenty five 날 좋아하는 거 알아
I got this I'm truly fine 이제 조금 알 것 같아 날
긴 머리보다 반듯이 자른 단발이 좋아
하긴 그래도 좋은 날 부를 땐 참 예뻤더라
오 왜 그럴까 조금 촌스러운 걸 좋아해
그림보다 빼곡히 채운 Palette 일기 잠들었던 시간들"
팔레트 가사 中
팔레트의 가사를 집중해서 들어보니 요즘 제 고민과 마음과 너무나도 같은 것 같았어요.
취업이 걱정돼 휴학하고 인턴 일 하면서 여러 마음이 힘들었거든요.
뭔가 어른이 된 것 같으면서도 아직은 아닌 것 같고...
그러면서 가끔 예전이 그립기도 하고요.
아이유 노래를 들으면 마치 제 친구랑 이야기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아이유는 뭔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제 친구같은 마음이 듭니다.
아이유는 애써 어른인 척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어린 척 하지도 않는
자연스럽고 편안한 느낌입니다.
노래에 힘이 들어가있지 않은 느낌입니다.
아이유는 앨범에 자신의 솔직한 이야기를 담습니다.
팔레트 외에도 다른 노래를 볼까요?
<Growing up>
10대 가수에 맞게 노래들 대부분이 경쾌합니다.
저도 이 때 참 밝았었죠ㅎㅎㅎ
다시 한 번 보니 이때부터 아이유는 이미 다양한 스펙트럼 노래를 소화할 수 있었네요.
하지만 '미아', '졸업하는 날(중학교 졸업ㅎㅎ)' 그 속에서도 다양한 감정을 표현합니다.
<좋은 날> 18살
"울면서 할 줄은 나 몰랐던 말
나는요 오빠가 좋은걸 어떡해"
지금의 아이유를 있게 만들어준 좋은 날.
저는 단순히 삼촌팬들을 겨냥한 노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경쾌한 멜로디지만 가사는 역설적이게도 참 슬픕니다ㅠㅠ
고등학생 때 사랑은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별 거 아니지만
그때는 나름 매우 심각한 일이었죠.
처음 실연이라는 것도 해보고요...
사랑한다는 게 마냥 기쁘고 행복한 게 아니라는 걸 깨닫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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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랑 나> 19살
"너랑 나랑은 지금 안되지 시계를 더 보채고 싶지만
네가 있던 미래에서 내 이름을 불러줘
눈 깜박하면 어른이 될 거에요 날 알아보겠죠 그댄 기억하겠죠"
너랑 나 中
"Teacher 가르쳐줘요 서툴기만 한 저도 어른이 될까요
Teacher 가르쳐주세요 누구보다 행복하게 살래요 지금처럼 이렇게 말예요"
Teacher 中
이제 십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는 제 마음과도 너무 같았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어릴 때 판타지를 깨고 현실을 나가야 하죠.
수록곡을 봐도 '잠자는 숲 속의 왕자', '사랑니', 'Teacher' 등
성인을 앞두고 있는 19살의 걱정을 담은 노래들도 있습니다.
그래도 기본적인 주제는 20대를 잘 보내겠다는 다짐과 함께
설레임이 담긴 앨범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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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끝> 20살
앨범 제목이 '스무살의 봄'입니다.
노래들이 '하루 끝', '복숭아'가 있는데 막 스무살이 된 것처럼 설렘설렘합니다.
대학생 때 처음 사겼던 옛날 여친 생각이 막 납니다...ㅎㅎㅎ
하루 끝 뮤비 보세요. 꼭 두번 부세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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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셋> 23살
"I'm twenty three 난 수수께끼 Question 뭐게요 맞혀봐요
I'm twenty three 틀리지 말기 Because 난 몹시 예민해요
맞혀봐 한 떨기 스물셋 좀 아가씨 태가 나네
다 큰 척해도 적당히 믿어줘요 얄미운 스물셋
아직 한참 멀었다 얘 덜 자란 척해도 대충 속아줘요
난 그래 확실히 지금이 좋아요 아냐 아냐
사실은 때려 치고 싶어요 아 알겠어요
나는 사랑이 하고 싶어 아니 돈이나 많이 벌래
맞혀봐 어느 쪽이게 얼굴만 보면 몰라
속마음과 다른 표정을 짓는 일아주 간단하거든
어느 쪽이게 사실은 나도 몰라
애초에 나는 단 한 줄의 거짓말도 쓴 적이 없거든"
아이유의 스물셋을 보면 스물셋의 이중적인 마음의 가사를 잘 표현한 것 같아요.
앨범 곡 대부분이 20대 초반들의 감성을 잘 표현한 곡이 많아요.
어느 쪽인지 사실은 나도 모른다는 말이 참 공감이 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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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유가 발표한 곡들을 다시 한 번 쭉 살펴보니
제 예전 감정들이 막 떠오르네요.
아이유가 발표하는 노래들이 또 하나의 삶의 궤적이 되는 것처럼
저도 매 순간 순간 열심히 살고 제 감정에 솔직해지고 싶네요.
저는 아이유가 계속 자기 나이에 맞게 노래 냈으면 좋겠어요.
제 감정을 대변해서 노래해주는 가수가 있는 것 같거든요ㅎㅎㅎ
30대에는 30대의 감성, 40대에는 40대의 감성으로.
나중에 나이 들어서 자녀에게 나는 아이유라는 가수를 들으면서
성장했다고 말하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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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지은아, 너는 날 모르겠지만 나는 항상 널 응원해.
너도 나도 원치않게 실수도 하겠고 실패도 맛볼 수 있지만
그렇게 담담하게 삶에 대해 고민하고 노래하자.
너랑 같은 동시대에 살고 너의 노래를 마음껏 들어서 너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