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일단 생각하기에 좌우의 정의가 무엇인지를 확실히 내리시길 바랍니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가 아닌 좌우의 문제로 바라보고 있으신 것 같으니까 이 틀로 문제를 포괄할만큼 '좌파경향'과 '우'가 무엇인지 규정되어 있지 않으면(좌파'경향의 대립으로 '극우'가 있네요? 의도하시고 짝지은건가요?) 모든 것이 허물어질 가능성이 높네요. 게다가 극우에 대항하는 극 진보가 상식이 되는, 이라니 극우와 극진보까지요. '우'의 맞은편에 '진보'라... 보편적으로 쓰이는 '극좌'와 다른 개념을 쓰시는 것 같으니 스스로의 규정을 내리기 바랍니다. 뭐 물론 보니까 '요즘 한국식으로' 쓰는 것 같네요. 그리고 또 의도적으로 짝지었는지 궁금합니다만, 민주주의의 반대는 공산주의가 아닙니다.
2. 시국선언을 하면 지성인인가요? 시국선언을 하지 않는다면 지성인이 아닌가요?
-> 자 요는요, '지금 민주주의가 짓밟히고 있는데 깨어있는 대학생이라면, 지성인이라면 우리가 지금 일어나야한다!'고 정리한 말에 있죠. 지성인이라고 할때, 혹은 시대적 지성, 세계적 지성이라고 할때 우리는 무엇을 기대합니까? 갖고 있는 지성으로 사회를 고찰하고 문제를 제기하거나 문제에 대한 대안을 내놓는 이들에게 그렇게 말하죠. 지성이라 할 때 지적능력과 더불어 우리는 그를 인용하고 그것을 사회에 적용할 인성을 기대합니다. 그러기에 지성인거죠.
그래서 아마 시국선언을 한 학생들은 '깨어있는' 지성인이다. 라는 의미를 깨어있는 을 이미 말했으니 지성인이라고만 한 거겠죠. 아마 (진정한) 지성인이라고 말하고 싶었을 겁니다. 찬사의 수사죠. 그러니 시국선언을 해야만 지성인인가요? 안하면 지성인 아닌가요? 이럴 문제는 아니죠.
시국선언을 하면 지성인인가요? 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렇습니다. 시국선언을 하는 모두가 지성인은 아닐 수 있고, 시국선언 하지 않는 이들도 지성인일 수 있죠. 그러나 시국선언을 했던 이들은 스스로의 지성으로 잘못이라고 생각하는 것에 연대하여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지성에게 기대하는 전형적인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이렇게 말들하는 것이지요.
3. 시국선언은 시기상조다.
-> 시국의 단어 뜻은 알고 계신거죠? '현재 상황'에 대한 우려 표명인 겁니다. 그리고 국가기관의 선거개입과 증거인멸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증거가 나왔고, 사람들이 생각하기에 명확하게 처벌되지 않은 사람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지금 '현 시점에서' 선언문이 발표되는 것이죠. 시기 상조라는 말은 적절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선거법과 관련해서는 마치 형기가 정해져 있듯이, 시간적인 제한선이 명백히 존재합니다. 그렇기에 하루라도 바삐 제대로 해명되기를 사람들이 바라는 것이고, 또 그것이 시국선언의 형태로 드러났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뭐 개인적인 생각에 대해서는 그냥 개인적인 생각으로만 생각하셔도 될 일인 것 같지만, 그리고 익명을 빈다는 형식이 고깝기도 하지만, 장문의 글이 올랐기에 저도 장문의 댓글로 답하고자 합니다. 잠깐만요.
서울대 시국선언의 잘못된 전례가 있다는 말은 잘못된 예로 회자될 수 있는 말입니다 충분히. 그러나 그것이 현 시점에서의 시국선언이 가볍다고 판단할 근거가 되지는 못합니다. 서울대에 잇따라 많은 대학들에서 시국선언이 제기됐다는 것은 적어도 해당 사안에 대한 공통적인 이해가 있고 그것을 바탕으로 각 대학들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사안의 심각함에 대한 반증일 수 있지요. 다 다른 대학에서, 그리고 스스로 지성인이고자 하는 책무를 갖고 있는 대학에서 거의 비슷한 논조의 선언문이 연달아 나오는 것은요.
더불어 정치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기에 박근혜를 찍었다고만 생각하는 것은 위험한 생각입니다. 그렇습니다. 맞는 말이네요. 어떤 생각을 가지고 박근혜를 찍었을 수도 있겠죠. 어떤 삶을 사느냐에 따라 그 근거는 타당하기도 할 것입니다. 그리고 젊은 층에서는 근거로 생각되지 않을 법한 이유들 - 전 독재자의 딸이라거나, 홀로 되 외롭게 자랐다거나, 전 독재자가 경제를 살렸다거나, 아니면 그냥 신의 따님이라거나... 이런 것들도 실제 요인이 될 수 있죠. 젊은 층은 나름의 합리적인 근거와 더불어 비합리적인 근거까지도 알고 있고, 실제로 부딪혀 보기도 했을겁니다. 어떤 근거이든 간에요. 반면 젊은 층의 이유는 그 정도까지 낭만적인 근거가 되기엔 해당 인물의 삶 전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요. 그렇기에 저 모든 근거가 지지이유가 될 수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는 스스로 논리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요.
게다가 새누리당의 '부패'와 민주당의 '안보의식'을 짝지었는데 이건 또 무슨 기준으로 짝지었는지를 모르겠는데, 대부분의 정치 선진국들은 해당 후보에 대한 도덕성 검증이 가장 먼저 이루어집니다. 부패에 대한 증거는 해당 후보가 선거판까지 가기도 전에 낙선될 근거로 충분하죠. 물론 우리 나라가 정치 선진국들과 같은 정도의 발전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에 (이뤘으면 제가 이러고 있겠나요) 똑같은 기대치를 가져서는 안되지만, 적어도 새누리당이 많은 나라에서 기본 시험으로 치르는 검증을 막판까지도 치뤄내지 못했다는 말이 되겠죠. 부패와 안보의식을 님이 말한대로 짝짓는다면요.
반론에 대비하여, 물론 우리나라는 휴전국이죠. 우리나라의 특수성이 안보와 관련한 정책을 중요 지지근거로 삼는다는 것은 당연한 겁니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은 '공약, 혹은 정책'에 대한 반응이었죠. 후보 개인에 대한 도덕성 검증에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해가며 낭비하지 않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선거는 전 여당에 대한 심판이나 지지이기도 합니다. 박근혜에 대한 지지는 전 여당에 대한 지지를 승계하겠다는 의미일 수도 있죠. 이 연장선에서 보자면 이명박을 겪어놓고 왜 당선이 되었는가? 는 어떤 상식선에서는 당연한 일일 수 있죠. 그리고 글쓴이가 아마 고등학생 정도의 나이일 것 같은데, 혹은 대학교 초년생이거나요. 여기는 상대적으로 젊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도 숙지하기 바랍니다.
안보의식에 문제는 '제기'하는 겁니다. 그리고 '재기'는 유승준이 국내에서 하고 싶어하는 게 '재기'고요. 단어의 병렬을 잘못하는 데 이어 단어 사용조차 잘 못하니 앞으로는 글을 쓰고 한번 더 재고해볼 것을 권유합니다.
마지막으로 갖고 있는 좌파에 대한 편견부터 버리는 게 좋겠습니다. 최소한 제대로 알거나요. 글 읽어보면 좌우에 대한 개념 자체가 정립이 안된 것 같은데 그러면 이렇게 근본부터 가로막힙니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의 절차인 선거에 개입했다는건 잘못된 일이지요. 그리고 민주주의의 정신의 어떤 면이 훼손되었는지를 모른다고요? 왜 모르죠? 썼잖아요.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켜야 하는 기관에서 가장 중요한 민주주의의 절차인 선거에 개입'했다고요. 민주주의는, 그러니까 대의 민주주의는 국민이 지지하는 정치가가 전면에 서서 나라를 이끌어갑니다. 이 과정의 투명성이 보장되지 못하면, 정치가의 정당성이, 나아가 그 정치제도가 정당성을 잃게 되는 것은 당연한거지요. 막말로 꼼수써서 뽑힌 건지도 모르는 사람의 정책을 내가 왜 지지하고 왜 받아들여야 합니까? 혹은 꼼수 써서 당선될 수 있으면 꼼수 잘 쓰는 애들로 스카웃해서 선거과정만 잘 통제하면 되는데 투표는 뭐하러 하고 열심히 정책만들고 공약집 만들어서 날 뽑아달라고 외칠 이유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