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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생한테서 한 동안 연락이 없어."무소식이 희소식" 하면서 태연스럽게 기다리고 있었는데
영국 아는 형님이 카톡으로
형님: "동생 내일 나 한테 맡긴 가방찾으러 온다고 하더라.."
저 : "엥? 벌써 런던 도착했나?"
형닌: "아니 포기하고 왔던데? 너라면 어떻게든 완주 했을텐데..."
뜻밖의 이야기를 듣고 무슨일이 있었나 했습니다. 그리고 며칠 후 다른아이디로 동생 카톡이 되더니..
자전거 여행이야기를 하더군요.
인버네스에서 힘들게 글라스고까지 약 4~5일 을 걸려서 왔는데 글라스고에서 카일로 이동중 아이폰을 도로에 흘려서 잃어버린것을 알고 돌아가보니 지나가던 차량이 그걸 밟고 가버려 완전히 박살이 나서 네비게이션이 없어 헤매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중간에 자전거 펑크가 나서 펑크 키트로 펑크를 떼우는데 동생이 저한텐 분명히 할줄안다고 했는데 할줄 몰랐나봐요. 펑크패치로 하는데 붙지를 않았다고 합니다. 추워서그런지 본드를 발라서 붙였는데 도저히 붙지를 않더라고 하네요..제 생각엔 동생이 사용할 줄 몰랐던거같아요.
그래서 결국 혼자 벌판 위의 도로에서 자전거를 끌고 가고있는데 지나가던 차량이 그걸 보고 처음엔 지나갔다가 다시 돌아와서 태워주더랍니다..
동생이 영어를 전혀 못해 제대로 알아 들었는지는 모르겠으나 도와준 사람말로는
" 자기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인데 도저히 그냥 지나칠수가 없어 다시 돌아와서 도와주는 거다." 라고 했데요.
카라일까지 데려다주고 그사람이 아는 자전거점에 데려가서 자전거 수리 다해주고 타이거 갈아주고 했는데 겨우 7파운드 받더래요.. 엄청 감동받았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거기서 다시 지도를 구해서 출발하려고 서점을 찾았는데 서점은 안알려주고 계속 주유소로 가라고 했다고 합니다. 여기서 동생이 외국 경험이 없다는것을 바로 알겠더라구요.. 동생은 주유소 하면 서울 주유소 처럼 그냥 기름만 팔고 휴지나 주는 이정도로 생각한거같아요.
동생은 자기가 영어를 못하니까 못알아 듣는건줄알고 혼자 해메다 결국 주유소 가보니 편의점 처럼 파는 곳 도 있고 지도도 판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그런데 또 다른문제를 알게 되었는데 동생은 영국 전역 자세히 나온 그런지도를 찾았는데 지도가 그냥 한 지방 지도만 있더 랩니다. 예를 들어 부산 하면 부산지도만 있는거죠.. 그러다 결국 카일에서 버밍엄 까지 가는 보여지는 지도를 찾아서 그걸 이용하였는데 문제는 계속 헤멘겁니다..
이젠 디지털 시대라 거의 네비나 찍고 이런 시대다보니 아날로그(지도)에 익숙치 않았고 그리고 영어도 거의 까막눈이니.. 설상가강으로 업친데 덮친격이 되었죠.
그렇게 어찌저찌 해서 결국 리버풀까지왔고 다시 버밍엄까지 갔는데 아무래도 친구가 오는 20일 날짜를 못 맞 추겠더랍니다.
그래서 결국 런던 행 기차를 타고 런던으로 18일 쯤에 와서 숙소에서 쉬고 있었다고 하네요..
이렇게 허무 하게 기차 타고 내려와서 숙소에 쉬면서 많은 생각을 했다고 하더군요.. 자기가 너무 쉽게 봤다.. 너무 준비가 안되었구나 하면서 스스로 자책을 많이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전 일단 통화하면서 그동안의 이야기를 듣다가 아이폰 망가지고 보험안들었다는 이야기 듣자마자 욕을 날렸고...." 야 이XXX 내가 여행자 보험들고 가라고 그렇게 말했지!!!, 내가 다른건 니가 다 하고 싶은데로 터치는 안하겠는데 나중에 니가 여행하면서 뭔가 잃어버리고 망가지면 보험에서 어느정도 커버되니까 걱정말라고 그런 보험 들어두라고 말했잖아!!!" 라고 욕하고 추궁해보니 그냥 제말을 흘려 들었더군요.
"여행자보험"이라는 단어조차 검색도 안해 본 것 같더라구요, 자전거 수리도 한국에서 배울시간 없으면 최소한 유투부에서 수리 동영상이라도 다운 받던가 보고 가라고 그렇게 말을 했는데 하나도 한게 없더군요. 정말 그냥 대책없이 무대뽀로 간겁니다... 이런 최소한의 준비도 안하고 간게 확인되니 욕이 안나올래야 안나올수가 없더라구요.
"ㄹㄴ어ㅓㄹ98ㄱ랴ㅐㅈ2ㅕ43롤로!!!!!18118181818!!!!!!"
제가 하도 뭐라고 하니까
"형 지금 가장힘든건 나야 나도 내가 계획대로 안되고 그리고 애당초 짠 계획이 처음부터 엉망진창이었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내기분은 어떻겠어?" 라고 하는데 아오 말이라도 못하면 어떨까 하며 더 욕이 나가더군요....(아오 지금 생각해도 진짜...ㅡㅡ+)
결국 동생은 아이폰 망가지면서 당시 찍었던 사진들 다 날렸다고 하고 새로 영국에서 갤럭시 폰 사서 그걸로 사진 찍고 있다고 합니다.
며칠동안은 한국에서 간 친구 랑 런던 하고 근교 돌아다니다가 친구 한국으로 돌려보내고 다시 재정비하고 자전거 여행을 다시 할지 어떨지는 모르겠는데...(개인적으론 기왕시작한거 끝을 맺었으면 하긴하는데.) 일단 초짜 동생의 영국 자전거 일주는 이렇게 쉬고있습니다...
동생이 한달만 있다 올지 비자가 될때까지 있다올지는 본인 의지에 달려있기에 잘 결정했으면 합니다.
혹여나 별 시덥지않는 이 이야기 기다리신분들 있다면.. 너무 싱겁게...끝을 맺어야 할것같아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뎃글로 여러 도움 주신분들 정말 다시한번 감사드리고 그리고 지금 자전거 여행중이신 분도 꼭 건강하게 별 탈없이(그래도 약간의 탈은 여행의 묘미이긴하죠? ^_^) 잘 마무리 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파랑선: 교통수단으로 이동한 경로 (비행기 + 기차)
적색선: 자전거 및 도움 받아 이동한 경로
PS... 1. 제목을 초짜 동생 영국일주 "후기" 라고 쓸려고 했는데 아직 끝난게 아닐거같아 후기라고 쓰지 않았습니다.
2. 동생한테 싼 숙소 찾아서 자주 사먹지말고 숙소 식당에서 너가 만들어 먹어라... 그러면 친구 만나고 재미난일 많이 생긴다 했건만...제 핸드폰으로 계속날라오는 맥도날드 결제 문자.. 무슨무슨 레스토랑 결제문자...아오...이 쉑X를...ㅡ_ㅡ+
3. "형 내카드에서 돈 을찾으려고 하면 계속 "ENTER PIN" 이라고 떠...그래서 내카드 사용이 안돼, 어떻게 해야할지를 모르겠어........ㅡ_ㅡ.....
기타 세세한부분 혹은 실제이동 날짜등 정확한부분은 틀릴 수도 있습니다. 그냥 동생이 한말들중 기억나는것들을 더듬어 글을작성했기에 그렇습니다.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