엉엉엉엉엉엉
먼저 좀 울고 시작 할게요. 정말 그동안 마음 고생 한거 생각하면...우어어어어어 T0T
괜찮다 괜찮다 했지만, 그래도 한쪽 마음 구탱이에 좀 힘들긴 했던거 같아요. ㅎㅎㅎㅎ
8개월(32주 +5일) 무렵, 병원 갔을때, 아기가 거꾸로 있다고 하시는거에요.
그때만 해도 자연스럽게 돌아오겠거니 해서, 그저 고양이 자세나 아기 자세 바로 잡는 다양한 동작들을 하면서,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34주자 조금 지나, 병원에 갔는데, 아기가 아직도 거꾸로 있다고 하시면서,
아기가 돌아 오지 않으면 예정일 일주일 전에 날을 잡고 제왕절개를 해야 한다!!는 청천벽력과 같은 이야기를 들었어요. ㅜㅡㅜ
열심히 자연주의 출산을 준비하고 있어서, 마**조산원에서 아기를 낳기로 결정하고, 조산원과 연계된 병원에서 산전 검사를 하고 있는데요.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듯 했어요. 당연히 돌아와 있을거라 생각했던 아이가 안돌아 온것도 충격인데, 자연주의 출산을 할수가 없다니.....
그런데, 이 병원에서 역아회전술을 하시는 수간호사 샘이 계시다고 하시면서,
다음 예약일을 잡고, 아이가 아직도 거꾸로면, 역아 회전술을 하자시더라구요.
역아회전술이 뭔지 잘몰랐지만, 아이 자세를 바로 잡을 수만 있다면!! 하는 심정으로 예약을 하고, 또 다른 2주를 기다렸어요.
그날 처음엔, 집으로 돌아와서 하루이틀 정도 조금 우울했었어요.
첫아이라 꼭 자연주의 출산으로 낳고 싶었고, 신랑과 함께 준비도 많이 했었거든요....
그러다 문득,
아이가 건강한데, 제왕절개가 무슨 문제일까.
괜히 내 욕심, 내 계획이 틀어졌다고 내가 이리 기분 우울해 하고 있음 아이한테도 영향이 가는데!싶은 생각이 들더라구요.
우선 출산은 하늘에 맡기고, 내가 할 수 있는 걸 열심히 하자! 마음 고쳐먹고,
틈만나면 아기 자세 바로 잡는 온갖 동작을 하고, 아이와 대화를 했었어요.
정말 쉬는 시간엔 늘 아이 위치 바로 잡는 자세만 했던거 같아요. ㅎㅎㅎㅎ
틈틈히 자세 바로 잡아 달라고, 부탁도 하고, 응원도 하면서 말이죠.
근데도, 우리 아기 머리는 계속 같은자리 왼쪽 갈비뼈 아래, (위장 근처즈음~?)에서 만져지더라구요 껄껄껄.
그래도, 우리 신이(태명)는 요기가 편한거구나~ 라며, 저 스스로도 응원하고, 아기도 응원했어요.
아이가 빙글 돌아 머리가 아래쪽에 있는 상상을 꾸준히 해주고,
자연주의 출산으로 우리 3가족이 만나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잘 될거라 상상 운동도 계속 했어요.
특히 마음속에서 부정적이 생각이 들때 더욱 강하게 상상을 했어요.
허나! 울 애기 신이는 요지부동. 강건한 아가씨!
엄마 아빠의 관심을 이리 받고 싶은 게냐!ㅎㅎㅎㅎ
T_T 그렇담 성공이다!!! 이노마!
그렇게 오늘 드뎌 역아회전술 예약일이 되어, 아침 9시 반에 신랑과 함께 병원을 찾았어요.
오늘은 36주+6일. 37주의 하루 모자른 날이었네요.
(역아 회전술은 36~37주 사이에 하신데요.
36주 전에 와서 돌려 달라고 해도 안해주신다고, 집에서 운동 하라고 돌려 보내신데요.
또 38주는 너무 커서 아이가 잘 돌지 않아서, 아이도 산모도 많이 힘들어 못하신다고 해요.
저는 아슬아슬 하게 그 사이였고, 다행이 아이가 돌 공간이 좀 있다고 하시더라구요.)
초음파를 보니, 여전히 까꾸로 있는 우리 아기 신이.
의사선생님께서 오늘 여기서 돌려나 부다고, 편하게 웃으시면서 이야기 해주시더라구요.
저도 무언지 모르게 오늘은 돌아 오겠구나..... 싶긴 하더라구요.
신랑이 옆에서 걱정말라고, 당연히 돌아 올거야^__________^ 하며 웃어주는 게 얼마나 제 마음을 놓이게 하고, 든든하게 하는지 말도 못했어요.
정말 임신기간 내내, 신랑은 제 또하나의 분신 같은 존재 인거 같아요.
신랑의 존재자체도 그렇지만, 제게 해주는 행동 하나, 말 한마디가 얼마나 큰 도움이 되고, 큰 힘이 되는지!!
만약의 경우를 위한 동의서에 서명하고,
(회전술 시도하다 진통으로 출산이 오거나 하는 경우에 대한 동의인데, 거의 그럴일은 없다고 하시더군요. 아직 그런일도 없었구요)
분만실로 올라가, 수간호사 샘을 만났어요.
처음 수간호사 샘을 만나서 설명을 듣고, 저를 안심시켜 주시면서, 이런 저런 이야기 해주실때,
신랑은 느낌이 아, 이 분 덕분에 아기가 자세 바로 잡겠구나! 싶었데요. ㅎㅎㅎ
저도 그 수간호사 샘의 말씀과 모습에서 산모님들을 위하는 마음이 많이 느껴져서 마음이 편해졌어요.
그리고, 태동 검사를 하고, 배를 만지시면서 역아 회전술을 해주시는데, 이게 정말 쉬운일이 아니더군요!
아이를 대화로 다독이시면서, 위치를 바꾸려고 시도하시는데, 땀을 흘리시면서, 천천히 조심스럽게 정성스럽게 하시는 모습이 넘 감사했어요.
틈틈히 물을 계속 마시라고 하셔서,
(수액을 맞지 않는 대신에 물을 마시도록 하는거래요) 틈틈히 계속 마시고,
배는 고팠지만, 빈속으로 해야 해서 신랑이 나중에 끝나고 먹으라고 김밥 사논건 바라만 봐야 했지요.
잠시 쉬면서, 초음파로 아이 위치 확인하고, 다시 하고, 물마시고 다시 하고, 화장실 갔다가 다시하고. ㅎㅎㅎㅎ
그렇게 천천히 2시간여의 시간이 훌쩍 넘었어요.
아이 엉덩이가 치골쪽에 콕 박혀서 빠져 나올 생각을 안하는 거더라구요.
그래서 고양이 자세 좀 하다가 다시 하고...
아이한테 계속 잘 하고있다 잘하고있다 이야기 해주면서 말이에요.
부탁도 하고, 고맙다, 미안하다, 힘들지만, 조금만 더 우리 힘내자. 정말 아이에게 말로, 아니면, 가만히 기운으로 계속 대화를 했어요.
그러다가 조금씩 위치가 바뀐다고 하시더니, 어느사이, 아, 이제됐어요~ 아이 머리 내려 왔어요~ 하시는 거에요!
전 크게 변화를 못느꼈거든요. 근데, 초음파로 확인 하니, 정말 내려와 있더라구요.
우와우와우와아아아아아아~~~~~ 엉엉엉엉~~~
내려 올거라고 믿긴했지만, 정말 내려오니까, 눙물이 T^T
다시 산부인과로 내려가서 정밀 초음파를 보니까, 정말 머리가 바로 내려와 있었어요.
그 사이 출근을 한 신랑에게 전화해서 이 기뿐 소식을 전하니, 신랑도 감격. ㅎㅎㅎㅎㅎ
정말 정성스럽게 아이 바로 잡을 수 있도록 애써주신 쌤한테 넘넘넘 감사하더라구요.
다시 분만실로 돌아와서,
배를 좀 강하게 만졌으니, 혹시 있을지도 모를 수축에 대비해
저녁 6시까지 꼼짝 않고 병실 침대에 누워서, 쉬어야 했구요.
틈틈히 수간호사 샘과 간호사 샘들이 오셔서, 태동 검사하시면서 상태 보시고, 전 배고픔에 김밥 2줄 흡입 흡입.
집으로 돌아가서도 2~3일간은 절대 안정. 일주일정도는 무리 하지 말라고 당부에 또 당부를 해주시더라구요.
아이 위치가 바뀌었으니, 아이 태동도 관심있게 봐야 하고, 물도 많이 마셔야 한다고 하시구요.
그외 모든 몸의 이상 신호에는 지체 없이 병원 연락 하라고 하시고... ^^ 뭔가 디게 든든 했어요.
아..... 지금도 아이 태동 위치가 바뀐것이 너무 감격 스러워서, 꿈만 같아요.
이제 11월 8일을 예정일로 두고,
몸과 마음의 준비를 하나씩 하나씩 하고 있어요.
아기 위치가 돌아 왔으니, 이제는 정말 맘 편~~~~히 아기가 나오고 싶어할때까지 기다리기만 하면 되어서, 넘넘넘 감사해요~
순산의 기운 팍팍 보내주셔요!
혹시 역아로 저처럼 마음 고생하시는 분이 계실까 해서 조금 자세하게 적다보니. 뭔가 길어 졌네요.. 너무너무....
죄송합니다. 그리고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