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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freeboard_399498
    작성자 : 구우
    추천 : 11
    조회수 : 780
    IP : 218.237.***.202
    댓글 : 11개
    등록시간 : 2010/01/29 15:08:57
    http://todayhumor.com/?freeboard_399498 모바일
    요리사를 꿈꾸는 젊은 후배들에게 한마디 하고싶어요

    오유 7년차에 이곳덕에 카라의 열렬한 광팬이 된 사람입니다^^ㅋ

    올해로 32살입니다 조리 경력은 7년 2개월이고 조리학원과 취사병 경력까지 합하면

    10년 경력을 조금 넘게 가졌네요

    조리사......참 이름만 들어보면 멋져보이는거 같긴 하네요

    각종 영화나 티비 드라마 혹은 미디어매체 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직업이죠

    요즘은 파스타 라는 드라마도 하더라구요? 예전엔 김삼순 이라는 드라마도 있었고

    드라마만 보면 조리사 라는 직업이 참 매력적으로 보이죠? ^^?

    단도직입적으로 말 하자면 조리사 라는 직업 만만하게 생각할게 아니라는 겁니다

    예를들어 평범한 회사원이라도 중소기업과 대기업 직원과의 차이는 상당하잖아요

    조리사도 마찬가지에요

    헌데 제가 지금까지 조리업에 몸 담고 느껴오고 또 들어온건

    조리사 라는 직업이 아직까지는 우리나라에서 3d 업종이라는거죠

    해외에서는 전문직업으로써의 대우를 받고 그렇기에 프라이드를 가지고 직업에 임하는게 조리사지만

    우리나라에서의 조리환경은 아직 열악하기만 합니다

    물론 큰 호텔이나 혹은 중견업체에서 운영하는 대형 급식업체나 부풰 같은곳은 대우가 좋아요

    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조리사들은.......개인이 운영하는 자그마한 사업체로 들어가게되지요

    13년전 그러니까 97년도 당시에 전 희망진로로 조리사를 생각했었죠

    학원도 다니고 자격증도 취득하고 공부도 하고 학원다니며 서양식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도 하고

    그러다 군에 입대해서 취사병 보직을 받고 간부식당 조리병으로 근무하며

    음식과 청결에 관해서는 최고라고 자부해왔고 

    전방 투입후 소대생활할때는 정성스러운 맛과 청결로 

    대대장 표창장 까지 받을정도로 열심히 했었어요

    제대후 다시한번 큰 꿈을 품고 조리업계에 뛰어들었고

    어느덧 10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네요

    지금나에겐 조리의 길을 걸어온 지난 세월이 나에겐 정말 최선의 선택 이었을까? 라는 생각을 해봅니다

    우리나라는 일반 국민들의 자영업 비율이 세계적으로 굉장히 높은 편이에요

    그리고 그중 많은수의 사람들이 식당을 창업하죠

    우리나라엔 정말 많은수의 요식업소가 있고 그렇기에 조리사들은 취업걱정은 별로 하지 않아요

    일할곳은 넘쳐나니까...실제로 저 같은 경우도 다른곳으로 이직하려할때

    1주일이면 10군데 이상 면접볼수 있고 그중 절반 이상은 출근하라고 합니다

    취업걱정 같은건 거의 할 필요가 없는 직종이 조리사죠

    하지만.....예전에 들었던 이야기인데 우리나라에 조리사가 1년에 3만명이 배출된다고 합니다

    저게 뭐 어떠냐구요?

    요식업체의 수는 한정되어 있는데 조리사를 꿈꾸는 젊은 친구들은 매년 꾸준히 유입되는거에요

    그런데도 취직이 잘 되는 이유가 뭘까요?

    그건 거의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중도 포기를 하게된다는 겁니다

    환경이 너무 열악하거든요

    지금도 경력 5년이상 되는 조리사들이 호프집이나 갈빗집 서빙아르바이트의 시급보다도 적은

    월급을 받고 일 하고있습니다.

    업주 입장에서야 일이 힘들고 돈이 짜다고 그만둘려면 그만둬라 너 아니어도 일할사람 넘쳐난다

    라는 마인드가 있거든요 물론 다 그런건 아니에요 좋은 업주들도 많죠

    예전에 한번은 명동에 일본식 조리업체에 들어간적이 있는데요

    입사후 2일만에 추석이었어요 추석이라지만 조리업 특성상 그리고 지역 특성상

    굉장히 바빴었죠...그런데 추석 첫날 저녁에 사장님이 부르시더군요

    잠깐 가게 밖에서(손님 안보이는곳) 담배한대 같이 태우고 있는데

    사장님이 주섬주섬 흰봉투를 꺼내더니 주시면서 

    "이거 다른직원들에겐 말 하지말고 넣어둬요"

    일한지 3일만에 추석보너스와 영덕대게 3마리를 받았습니다-_-;; 물론 다른직원들도 다 받았죠

    근데 온지 3일된 사람 보너스 주는걸 직원들이 시기할까봐 따로 주신거였어요.....ㅠ.ㅠ

    정말 미친듯이 일 했습니다 몸이 부숴져라 열심히 일 하고 청소하고 정성껏 조리하고

    바쁜날엔 사장님이 앞치마 매고 주방 들어와서 설겆이 하십니다-_-;; 카운터는 여알바가 보고

    근데 저런 업주들은 제가 지금껏 딱 두명밖에 못 봤네요

    한번은 신촌에 베트남 쌀국수(포호와) 집 인데 사모님이........천사-_-乃

    해달라는거 다 해주고 저 그곳 주방장과 사이가 안 좋아 그만두려 했을때

    끝까지 붙잡으려 하구 주방장(주방장이 좀 찌질했어요) 곧 모가지 칠테니 조금만 버텨달라구

    그래도 안되겠다 했더니 그만두는날........저에게 옷을 한벌 선물해주시더라구요 ㅠ.ㅠ

    앞으로 자주 놀러오고 좋은데 취직하라고 하시면서

    모든 업주들이 저려면 월급이 적건 근무시간이 길건 정말 열심히 일 할 자신 있거든요

    근데 실상은 저런 경우는 드믈다는거죠

    음......보통 조리사들의 근무시간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좋은곳은 주5일제에 법정 공휴일 쉬거나 혹은 대체 휴일(그날 일하면 다른날 쉬는날 주는거)

    하루 근무시간 식사시간 포함 9시간에 바쁜날은 더 일한만큼의 수당을 지급하고 보너스와 퇴직금

    년차 보름에 휴가와 각종 경조사비 까지 주는곳도 있습니다 (주로 호텔이 그럽니다)

    저 저런곳에 딱 한번 들어가봤어요 친척들은 날 백수로 보더군요

    넌 어떻게 매번 볼때마다 집에 있냐면서....-_-;; 1년중 휴일이 120일 정도 나오더군요 그러니

    백수로 오해할일도 생기는....게다가 하루 8~9시간 근무이고 월급도 짜지 않고

    근데 저런곳에 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어요 그곳에 취업하게되면 뼈를 묻는 경우가 많아서

    그만큼 새로 직원을 구하는 일이 거의 없죠 그만두면 자기손해인데..누가 그만두겠습니까

    혹은 일이 힘들어도 워낙에 장사가 잘되서 돈으로 때우는 곳도 있어요

    제 선배 형님중 한분이 강남의 모 레스토랑에 들어가셨을때 일 인데

    원래 연봉 2400 계약으로 가셨거든요 그때 그 형님이 31살이셨구요

    근데 불과 4개월만에 연봉 1000만원이 인상되었어요 게다가 1년에 2번 해외연수까지-_-;;;;

    오픈한지 얼마 안된 곳 인데 몇개월만에 1년치 예약이 꽉 차버린.....

    어느날 그 형님이 제가 일하는곳에 오셨을때 보니까 손이 엉망이더군요

    데이고 찢어지고 까지고.......그래두 돈 잘 주고 보너스도 주고 해외연수까지 보내주니 좋지 안습니까?

    저런이야기들만 들어보면 아.....조리사는 정말 좋은 직업이구나 도전해야겠다.

    라는 생각을 하시겠지만

    절반 이상 아니 거의 대다수의 업체들의 근무환경은

    하루 12시간 근무에 주 6일제에 경력이 완전초보든 1년이든 5년이든 월급차이는 고작 이삼십만...

    백 조금 넘는 돈을 주는곳이 거의 대부분이에요

    그리고 저런업체는 거의 항상 조리사를 채용하고 있죠 그래서 취직걱정은 안 하는겁니다

    누가 들어가도 너무 열악한 조건때문에 금방 그만두니까(갈곳도 많거든요)

    실력만 좋으면 좋은데 갈수있을것 아니냐 라고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그 실력이라는게 개개인마다 차이는 나지만 엄청난 차이라고까진 안 나요

    한 조리사가 정말 훌륭한 조리를 만들어내요 그럼 그 조리사가 쉬는날엔 그 조리가 가능할까요?

    가능합니다.....어떤 요리든 조리업에 몸 담고 2~3년의 경력만되어도 배우는건 금방이거든요

    현대에 이르러 조리사 라는 직업은 전문직이라는 특성이 사라져가고 있습니다

    갈수록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체인점이 늘어나고 있고 조리사들만의 노하우는 사라져가고 있어요

    세월이 갈수록 원가절감을 위해 인스턴트 재료의 비율이 늘다보니 조리사의 스킬이 필요없어지지요

    실제로 제가 지금까지 양식 조리업에 몸담고 있으면서 스테이크 소스를 정석대로

    인스턴트 비율 거의 없이 (완전히 없앨순 없어요 구할수 있는 재료의 한계가 있어서) 만들었던 곳은

    딱 한곳 뿐 이었습니다 나머지는 통조림에 들어있는 데미글라스소스(스테이크용 소스)에

    다른 이것저것을 가미해서 완성시키죠

    썡 초보를 갖다놓아도 몇달이면 주방장일을 수행할만큼의 시스템이 구축되고 있다는 말 입니다.

    지금껏 제가 쌓아온 지식과 기술들을 필요로 하는곳은 점차 줄어들고 있구요

    본사에서 내려지는 레시피 대로의 조리를 행하는 단순업무 비율이 증가하고있죠

    게다가 조리를 하려는 사람들은 넘쳐나기에 근무환경이 개선될 일은 거의 없어요

    드라마에서 처럼 깔끔한 주방에 멋진 조리복을 입고 바라만봐도 입이 떡 벌어지는

    예술작품 같은 요리를 만들고 쉬는날이면 집에서 이것저것 창작도 해보고 실험도 해보고

    친구들과 가족들 그리고 연인에게 자신이 직접만든 요리를 대접하는 상상을 하고있나요?

    드라마와 현실은 다릅니다. 

    조리에 꿈을 안고 조리업에 뛰어든 많은 사람들이 중간에 포기하고 다른길을 찾아 떠나가고 있습니다.

    고된 업무 장시간의 근무시간 적은 월급 을 감수하고서라도 정말 조리를 하고싶다면

    대충대충 돈벌이나 할 생각으로 혹은 공부가 하기 싫어서 선택하는 그런 길이 아닌

    자부심을 갖고 프라이드를 갖고 적어도 내가만드는 이 음식은 누가먹어도 돈이 안 아깝게 만들테다

    그런 각오를 갖고 시작하십시오

    당신의 실력은 중요하지 않아요 배우는건 금방이니까 

    특별한 노하우도 필요치 않아요 요즘세상에서 특별한 조리비법이란건 

    장인이 운영하는 소수의 업체들 뿐이니까

    내가 생각했던 조리사는 이런게 아닌데 라고 후회하며 포기할수도 있으니까

    정말 하고자 한다면 열심히 하세요 이 바닥 절대 만만한곳이 아닙니다

    아..그리고 추천좀 부탁드립니다 저 또한 다른 현역 조리사들의 생각이 궁금하고

    조리를 꿈꾸는 후배들의 생각을 알고싶거든요^^;; 베스트를 가야 많은 사람들이 볼수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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