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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김종도 대표 인스타그램 |
배우 고(故) 이은주가 우리 곁을 떠난 지 꼭 12년이 흘렀습니다. 2005년 2월 22일, 그녀는 거짓말처럼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흘 전 밝은 대학을 졸업하고 새로운 시작을 다짐했던 터였습니다. 그저 '예쁘다'는 말로 표현하기 힘든 매력을 지녔던 25살의 배우가 왜 스스로 세상을 등졌는지 저는 잘 알지 못합니다. 이런저런 말들이 나왔었지만 그때도 지금도 그저 짐작만 할 뿐입니다.
1980년생인 고 이은주는 1997년 데뷔해 9편의 영화와 '카이스트', '불새' 등의 드라마를 남겼습니다. 낮고 차분한 음성, 우아한 몸짓으로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수놓던 그녀는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사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던 배우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당돌하고도 사랑스러운 여자 태희로 분했던 '번지점프를 하다'가 많이 생각납니다. 죽은 뒤에도 잊을 수 없는, 사랑하는 사람의 이야기가 이렇게 가슴을 치게 될 줄을 그때는 잘 몰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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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이은주 / 사진='번지점프를 하다' 스틸컷 |
12년 전 오늘은 지금도 기억에 생생합니다. 평온했던 오후 갑자기 터져나온 소식은 믿기 힘든 충격이었습니다. 영화 '여자, 정혜'의 시사회에 가 있던 동료 배우들은 급거 빈소를 찾았습니다. 황망한 얼굴로 수많은 동료들이 달려왔습니다. 취재진들도 빈소 앞에 의자를 두고 이틀 밤을 꼬박 지샜습니다. 조문을 하러 들어가 마주한 그녀의 영정도 기억이 납니다. 증명사진 같은 여느 영정들과 달리, 카메라를 들고 환히 웃는 그녀의 흑백 옆모습이 너무 생생해 그녀의 죽음이 더 비현실적으로 다가왔던 기억도요.
고 이은주와 함께했던 나무엑터스의 김종도 대표는 그녀의 12주기를 하루 앞두고 그녀의 어머니에게 받았다며 자신의 SNS에 사진 한 장을 공개했습니다. 사진 속 그녀는 10대일까요, 아니면 20대 초반이나 되었을까요? 풋풋한 이은주와 김 대표는 다정하게 포즈를 취한 모습입니다. 그녀는 기억과 매한가지인데 김 대표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다릅니다. 민머리 매니지먼트사 사장으로 이름난 김 대표는 "이 때부터 머리가 빠지려고 했구만"이라며 헛웃음입니다. 비단 김대표뿐일까요. 그녀는 12년 전에 머물러 있는데 남은 이들은 이렇게 열두번 더 나이를 먹었습니다.
동년배였던 그녀와 저와의 거리도 어느덧 띠를 한바퀴 돌아올 만큼 멀어졌습니다. 앞으로 우리의 거리는 점점 더 멀어지겠지요. 올해도 한 살 더 나이를 먹으며 영원히 스물 다섯에 머문 아름다운 배우를 추억합니다. 그리고 아홉 편 영화와 몇 편의 드라마로 남은, 너무 빨리 가버린 그녀를 아까워합니다. 아름다운 곳에서 편히 쉬시기를.
| 김주혁씨 싸이더스 나올 때 이은주씨도 같이 나와서 | 아이티티?란 회사가 만들어지면서 나무액터스란 이름으로 바뀌었어요. | 1박 2일에 나오신 분이 저 분이고요. | 곧 청아공원갈건데 미친듯이 눈물 나네요. | 간 김에 김무생씨도 한 번 찾아뵈야겠네요. |
출처 | http://m.entertain.naver.com/read?oid=108&aid=00025922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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