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초반 놀기바쁜 시절에 여행 경비를 마련할 목적으로 노가다를 일주일정도 한적이 있습니다.
노가다 별거 있어..? 그냥 삽질만 죽어라 하면 되겠지 라고만 생각했던 저는..힘쓰는건 자신만만 했기에..
기세등등하게 현장으로 뛰어 들었습니다. 근데 이 노가다 라는게 말은 쉽지 실제로 해보면..아우..사람죽어 납니
다. 왜 골병이 드는지 이해가 되었습니다. 꼭두새벽부터 일어나서 소개소에서 대기하고 있으면 그냥 노가다가 직
업인 사람과 일잘하는 사람들은 무조건 먼저 뽑혀서 나가고 처음오거나 노가다 초짜들은 고수들 반열에 한명씩
끼워넣기로 팔려나갑니다. 그러다가 자리가 없으면 그냥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저는 다행이 건
장한 체격에 신입이라 비교적 쉬운 조경공사 현장에 가게되었습니다. 아무말도 없이 그저 봉고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하여 겁도없이 덤벼들었죠..ㅎㅎ 결과는 K.O패 노가다 절대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잡다한일
을 하면서 짬짬히 쉴시간이 있었지만..와..하루를 끝내고 돈을받아 집에 돌아오는데 정말 아버지 생각이 간절히
나더군요..돈벌기가 이렇게 힘든데..나는 놀러갈 궁리나 하고 있으니..왼지 내가 철이든 기분이었습니다.
그래도 다음날 온몸이 쑤셔서 몸도 못가누는데 또 일을 나갔습니다. 여행경비 마련을 위한 일념으로..
그날이 바로 제 인생에 있어서 아직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는 엄청난 경험을 하게된 날입니다.
일용직 무리중에 정말 쉬지도 않고 밥먹는 시간빼고 죽어라 일만하는 아저씨가 한분 있었습니다.
일도 정말 깔끔하게 하고 한번시작한 일은 끝을볼때까지 삽질이든 톱질이든 끝을보지 않으면 연장을 내려놓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현장사람들도 인정하는 사람이고 소개소 에서도 일당을 더쳐줄정도로 인정을 받는사람
이었습니다. 미장,목공,전기 가리는것없이 척척 일을 하는데..어린눈으로 봐도..정말 노가다에 있을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 저아저씨는 노가다를 하면서 생계를 연명하는걸까..?" 라는 의문을가지게
하는 사람이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담배를 피는데 우연히 아저씨와 대화할 기회가 생겼습니다.
아저씨: "학생..학생 니는 왜 이일을 하노..?" 경상도라 사투리가 좀 있습니다;;
저 : "아 저는 여행경비가 필요해서 단기간 할려고 왔습니다."
아저씨 : "그래..머 좋지..부모한태 손안벌리고 자기가 벌어서 여행간다는데 누가 머라카노..잘생각했다."
저 : "근데 아저씨는 왜 이일을 하세요..? 보니까 어디 취직하셔도 충분히 잘하실것같은데.."
아저씨 : "취직..? 내 직업이 이건데 무슨 취직을하노..그냥..하루하루 안굶고..병안걸리고..살면 그만이지.."
저 : "그래도 그것만으로는 사람이 행복할까요..?"
아저씨 : "행복..내가 이런일 한다고 불행하게 보이나..? 아니다..사람마다 자기 생각이 있고..목적이 있듯이..
나도 내가 하고싶어서 하는일이고..여기서 인정받든..저기서 인정받든 자기가 살아가는데 어디서 인정받는게 머가그리 중요하겠노..그냥 자기가 살아가는 주위 사람들과 별일 없이 잘지내고..서로서로 챙겨주고..또 일할때는 열심히 하고..돈받고 집에가서 잠자고..나는 이게 내가 살아가는 행복이다. 와 이상하나..?"
저 : ".......욕심이 많이 없으신거 같아요 아저씨는"
아저씨 : "욕심..? 욕심 있지 와없겠노..나도 욕심대단한 사람이다. 욕심이 없었으면 이렇게 죽을둥 살둥 일안한다. 어디 서울역에 노숙자나 하고있지..우리 소개서에서 소장이 내가 없으면 소개소 묻닫는다는 소리까지 할정도다. 현장 사람들도 내가 오면 좋와한다 먹을것도 챙겨주고..돈도 더 얹어 주고..내가 한만큼 돌려받는기다. 결국에는..저기 저사람들 바바라..그냥 하루하루 살아가는 하루살이들이다. 여기서 하루 대충 일해서 돈받아서..
또 내일부터 안나온다. 어디 피시방가서 라면이나 사먹고 게임이나 하다가 늙어가겠지..저사람들이랑 비교했을때 누가 행복하게 사는거 같노..?"
저 : "....................................듣고 보니..그러내요.."
아저씨 : "나는 이일에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노가다 지만..보는 시선이 안좋지만..내가 이일을 하면서 최고로 인정을 받으면 나는 성공한거다. 저기 정식사원들보다 내가 일더잘한다. 그게 내 욕심이고..
내가 살아가는 행복이다. 이제 알겠나..?"
저 : "아저씨 정말 대단하신거같아요..저도 많을것을 느끼게 됩니다. 근데 그렇게 일하시면 안힘드세요..?"
아저씨 : "힘들지 내 나이가 몇인데..안힘들면 그건 로보트지 사람이가..나도 삽질하면서 팔에 쥐가나서 아파 죽을것같은데도..계속 한다..왜..? 힘들다고 거기서 포기하면 내한태 지는거거든..자기몸인데 자기한태 지면되나..? 안된다..이겨내야지..그게 정신력이다. 그걸로 버티는기다..나도 허리아프고 다리아프다. 다른사람들이랑 똑같은 사람이다. 근데..저사람들보다 행복하려면 이정도는 해줘야 하지 않겠나..?"
저 : "아.......................................예..."
그리고 나서 일을하는 아저씨를 보니 갑자기 단순 일용직 노가다꾼이 아닌 왼지 거대한 산을 보고있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저 공부가 힘들다고..청소가 힘들다고..아침에 일어나는게 힘들다고..용돈이 적다고 힘들다고..투정만 부려보았지..그걸 이겨내보려고 한적이 한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저 아저씨 처럼..
저는 지금 20대 후반을 넘어 30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습니다.
직장4년차이지만..저는 아침에 잠에서 깨면서 항상 벽에 붙여진 글을 보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처음 시작할때 그 패기 그느낌으로 매일같이 시작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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