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tvN 드라마, 쓸쓸하고 찬란하神 - 도깨비.
최고 시청률 20%를 넘기는 대박을 치며, 케이블 채널 역사상 최고 시청률을 경신한 올 초 최고의 히트 드라마입니다.
아마 제가 굳이 말씀을 안 드려도 많은 분들이 즐겁게 보셨을테죠.
개인적으로는 전편을 보지는 않았지만, 여동생 어깨 너머로 지켜보니 충분히 재미있어 보이더라고요.
다만 제가 이 글에서 말하고 싶은 건 드라마의 내용이 아닙니다.
이 드라마의 영어 제목이죠.
워낙에 국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작품이라, 국내 방영이 완료되기 전부터 해외 수출이 체결되어 해외에서도 방영이 된 작품입니다.
기사에 따르면 미주,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중남미, 일본, 대만, 홍콩 등에 판권이 판매되었다고 하네요.
그런데 해외에 방영되면서 도깨비라는 이름은 온데간데 없이 사라졌습니다.
동남아시아권에는 Goblin이라는 이름으로 방영되었고, 미주에서는 Guardian이라는 제목으로 방영되었거든요.
사실 언뜻 보아서는 이해가 안 되는 일입니다.
도깨비라는 게 엄연히 우리 요괴고, 고유명사니까요.
특히 이 작품의 경우, 일본의 오니와 왕왕 혼동되던 도깨비상이 아닌, 진짜 고유의 도깨비 고증을 잘해낸 작품이라는 평을 얻기도 했기 때문에 더욱 아쉽습니다.
기껏 잘생기고 멋진 도깨비 캐릭터를 만들어놓고, 그걸 고블린으로 홍보하는 걸 보고 있으면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네요.
로컬라이징 과정에서, 해당 국가의 정서에 맞는 번역이 이루어지는 건 당연한 일입니다.
하지만 고블린과 도깨비가 과연 같은 상징성과 의미를 담고 있을까요?
오히려 도깨비라는 존재와 한국 문화를 알릴 기회를 스스로 사그라트린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멀리 가지 않고 일본만 봐도, 오니라는 존재를 굳이 고블린으로 번역하기보다는, "오니"라는 표기를 고수해 온 끝에, 이제는 수많은 서양 콘텐츠에서도 오니가 등장하고 있거든요.
개인적으로는 참 안타깝고 아쉽습니다.
이렇게 멋지고 젠틀한 도깨비를 만들어놓고, 그걸 고블린으로 널리 알리고 있다는 사실이요.
더불어 걸그룹 CLC의 곡, 도깨비도 짚고 넘어가야 할 것 같습니다.
이 곡의 공식 영어 제목은 Hobgoblin 입니다.
어느 정도 드라마의 후광에 힘입은 곡명인데, 영어 제목 선정마저 그대로 따라가버렸네요.
도깨비, 정녕 Dokkaebi로 쓰면 안되는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