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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음.. 오유님들은 따뜻하고.. 막말도 안하시는 것 같아서.. 오랫동안 혼자서 고민해온 것들을 좀 풀어놓고 싶습니다.. 친구들한테도 말 못하는 거라.. 이상한 취급 받을까봐서요..
고게에 올라온 글들 보면 제 고민은 고민같지도 않지만.. 그래도.. 한번 올려봅니다.. 그냥 한 번쯤은 털어놓고 싶어서요.
저는 27살 여자사람입니다. 그런데 지금껏 한 번도 누군가를 좋아해 본적이 없습니다.
사람을 싫어하는 건 아니구요... 아니.. 솔직히 어렸을 때에는 왕따도 당했었고....뭐.. 저도 많이 고지식하고 융통성이 없었던 편이라 제가 어느정도 애들 맘에 안들게 군 점도 있긴 했지만..... 그래서 어렸을 땐 사람들 별로 안좋아하고, 동물들을 더 좋아하고 나중에 크면 동물들이랑만 같이 혼자서 살 거라고.. 그렇게 말해왔었거든요..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남녀공학에 합반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남자애들이랑은 말을 섞어본 적이 거의 없습니다. 고등학교 2학년때나 되어서 저한테 장난치는 남자애들 맞장구쳐주는 정도였어요.. 그 때에는 조금 이성을 무서워했었거든요.. 왠지 기분 안좋을 때 옆에 있으면 맞을 것 같고, 내가 무슨 말실수를 하고나 기분 언짢게 하면 맞을 것 같고... 뭐 그래서요..(트라우마가 좀 있거든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랑 오빠한테 좀 맞았었어요.. 제가 막내인데다 저희집이 조금 엄격해서요.... 아버지께 말대답을 하거나, 기분 안 좋으실 때 공부 안하고 다른 짓을 하고 있는 모습을 들키거나, 오빠 말 안듣고 대들때..요..)
다른 여자애들이 남자 아이돌에 열광할 때 저는 여자 가수들을 좋아했었습니다. 노래방에가서 노래부르는 것을 좋아했는데 여자 가수들이 톤이 맞으니까 부르기 좋았거든요.. 노래를 좋아하다보니 그 노래를 부른 가수가 좋아져서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레즈비언이라는 소문도 났었어요..연예인도 여자만 좋아하고 여자친구들하고만 어울려다니니까... 그때는 그냥 콧방귀 뀌고 말았거든요.. 십대에 연애다 뭐다 하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것이라고 했고 나를 모르는 사람들이 저에 대해서 수군거리는 것은 신경쓸 가치도 없다고 생각했었거든요.. 제 친구이랑은 계속 그냥 잘 놀았으니까요..
그렇게 고등학교까지 졸업하고 대학도 일반 대학교를 갔습니다(일반이란 것은 여대가 아닌.. 이란 뜻입니다..)성인이 되고 대학생이 되면 저절로 괜찮아질 줄 알았어요.. 그런데 아니더군요.. 가벼운 농담도 하고, 일반적인 대화는 괜찮은데, 같이 있다가 거리가 가까워진다거나, 저한테 잘해주기 시작하면 왠지 불편해 지더라고요.... 친했던 친구들은 한, 두명씩 애인이 생기는데 저는 계속 없으니까 애들도 걱정을 하기 시작하고.. 소개팅이라도 해 보라고 하고.. 왜 안사귀냐고, 주위에 마음에 드는 남자 없냐고 물어보고..
그때마다 저는 저를 좋아해주는 남자면 좋다고, 그런데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다고 그랬었어요~ 그랬더니 어떤 친구가 그러더라고요.. 니가 그렇게 벽을 치고 있는데 남자가 다가오겠냐고요..일반적인 대화는 잘 나누는 편이고, 고등학교 졸업하고부터는 맞지도 않고 아버지랑 오빠랑의 관계도 그럭저럭 괜찮고..(아직도 둘다 기분이 언짢을 때에는 좀 긴장이 되긴 하지만요..) 그런데 무의식적으로 제가 그랬나봐요..
바꿔보려고 노력했는데 대학 졸업할 때 까지 연애를 한 번도 하지 않으니까 어머니께서도 슬슬 걱정이 되시나보더라구요.. 어렸을 때부터 저는 결혼 안한다고.. 혼자 살 거라고 했었거든요, 그 때마다 그런 애들이 제일 먼저 시집간다고 난리 치더라 그럼 넌 엄마랑 평생 같이 살자, 녹음해 둔다. 그러셨었는데.. 아직까지도 그러니까 심지어는 세상에 아빠같은 남자만 있는 거 아니다.. 좋은 남자들도 많으니까 많이 사귀어 보라고까지 말씀하시더군요^^;;;
그런데 별로 그런 감정이 생기질 않아요.. 오빠는 지나가는 농담조로 너 혹시 동성애자인거 아니냐고까지 하고요..
지금은 제가 한 여배우의 엄청난 팬이거든요~..평소엔 텔레비전을 잘 안보는데 그 여배우의 드라마랑 영화는 꼭 꼭 챙겨보면서 좋아하니까요..
근데 저도 진지하게 그런 고민을 해봤거든요.. 내가 혹시 동성을 좋아하는것은 아닌가.. 하고요.. 그런데 동성한테도 한번도 그런 연애의 감정은 느껴본 적이 없어요..좋아하는 친구들은 있지만요..
사람들 만날때마다 남자친구 생겼냐고 물어보는데 그 때마다 대답하기도 난감하고.. 점점 제가 이상한 사람인가 싶고.. 정신에 문제가 있는건가 싶기도 하고..
제가 이상한걸까요.. 이상하다면 뭘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요...저도 알아요, 좋은 남자들 많다는 거.. 지금은 어렸을 때처럼 무섭고 그러지도 않고요... 사랑받고 싶다는 생각은 해요.. 아니.. 많아요.. 길거리에서 커플들끼리 다정하게 손잡고 걸어가거나 애정표현 하는 걸 보면 부러울 때도 있어요. 나이가 나이인지라 슬슬 결혼 얘기하는 친구들 봐도 참 예뻐보이고 부러워요..그런데도 전 왜 이런 걸까요.
사춘기의 철없는 어린애의 쓸데없는, 같지도 않아 보일 수도 있는데요... 저는.. 이런게 고민이네요..
쓸데없이 길어졌네요..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다 보니...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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