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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위 일베의 반사회적 행동에 대한 사회적 용인이 그 한계점이 이르르고 있는 시점이다.
이전부터 회자 되어왔던 강간 모의, 수간 행위, 여성 비하, 지역주의 조장에서 부터 현재 가장 큰 이슈인 5.18 광주 민주화 운동에 대한
왜곡과 모욕에 대한 각종 사례들과 사건들은 더 이상 '일베 문제'가 인터넷 커뮤니티 간의 다양한 스펙트럼에서 펼쳐지는 의견 대립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공론화 되어가는 문제로의 격상을 시사한다.
이러한 '일베 문제' 가운데서 필자가 가장 눈여겨 보고 있는 문제점은 이른바 '표현의 자유'에 대한 침해의 문제이다. 민주주의가 획일화된 한 목소리로의 경직성을 지양하고 사회 구성원들의 다양한 의견들과 지향점, 가치관들이 서로 어울리며 그 타협점과 궁극적 사회 발전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 정치적, 사회적 체계임을 감안해 볼 때, 표현의 자유에 대한 보장과 그 발판의 마련은 민주주의 체제의 가장 큰 숙원 중의 하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일베의 '표현이 자유'에 대한 요구를 필히 수용해야만 하는 것일까?
이야기를 잠시 돌려서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의 [계몽의 변증법] 이야기를 꺼내보자. 필자도 푸랑크푸르트 비판학파라 불리우는 이 독일 사회연구소에 가장 커다란 족적을 남긴 두사람의 역작을 제대로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이 문제에 관하여 시사할 만한 부분이 있기에 언급해보고자 한다. 계몽의 변증법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변증법의 형태, 테제와 안티테제가 변증법으로 발전하여 새로운 합을 제시하는 논리적 단계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부정의 변증법, 서로 적대적인 요소들이 어울려 동일성으로 귀결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그 핵심 내용은 '신화는 이미 계몽이다.' '계몽은 신화(체계)로 돌아간다.'로 요약될 수 있다.(e시대의 절대 사상 012, 계몽의 변증법)
억눌리는 무대에서의 인간의 삶, 발현될 수 없는 근본적 욕구,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야만이 마침내 21세기에 이르러 새로운 영역을 만나게 된다. 권력과 금기가 닫지 않는 사이버세계는 그 동안 인간이 경험할 수 없었던 미답지였다. 이 곳에서 우리는 정복자가 될 수도 있으며, 한편으로 신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동안 우리 모두를 제한하는 도덕과 터부, 사회적 인식이라는 이름의 '신화'에서 벗어나 인간의 자유를 그 끝가지 맛볼 수 있는 '계몽'의 단계에 이르를 수 있는 가능성을 맛보게 된것이다.
필자는 일베의 출발을 이러한 상황에서 파악하고자 한다. 흔히 일베를 이용하는 유저들은 일베를 일컬어 공식적인 언어, 공식적인 예의범절, 귄위적인 지배자 혹은 관리자의 틀에서 벗어나 궁극의 표현의 자유가 획득된 공간이 표현한다. 그들은 사회의 정형화된 틀에서 벗어날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사회적'인 시야에 대해 회의적인 의견을 피력할 수 있으며, 또한 대내적으로도 관리자로부터 자유를 향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테면 사회적으로 공인되어 있는 '지역간의 차별은 부당하다.'라던가 '양성의 평등은 옳다.'라는 명제를 비판하거나, 일베의 관리자인 새부에게 욕을하건 지랄을 하건 전혀 제재를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인간 사회에서 표현의 자유에 대한 새로운 단계, 이른바 계몽의 단계에 다가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그 다음 테제인 '계몽은 신화(체계)로 돌아간다.'는 아주 비극적이다. 계몽 = 진보, 신화 = 퇴보라는 도식을 적용할 수 있다면, 결국 계몽의 끝은 퇴보에 이르르는 것이 라는 것이다. 인간은 비과학적이고 주술적이었던 중세의 신의 논리로부터 벗어나(막스 베버는 이 과정을 탈마법화라 표현했다.) 모든 것을 합리적인 계몽의 체계속에 정립하고, 그 속에 정립될 수 없는 부분들 혹은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에 대해 알러지 작용을 일으키고 제거하려 들게 된다. 여기서 비극이 시작된다. 저자들은 그 예로 합리성을 최대로 추구한 근대 국가가 결국 20세기의 야만이라 불리는 끔찍한 세계 대전으로 치닫게 되었으며, 기독교 세계의 그 뿌리에 있던 유대교에 대한 계몽의 끝은 유태인의 박해와 디아스포라로 이어졌으며, 현대의 문화 사업은 결국 노동자에 대한 착취와 통제의 수단이 되었고, 합리성을 갖출 수 없는 무력한 도덕은 무너지고 섹스와 향락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음을 이야기 한다.
이 맥락에서 일베를 이해해 보자면 그 과정은 이렇게 요약될 수 있겠다. '인간의 의식은 그 제한이 없이 무한한 영역을 지닐 수 있으며(필자가 보기에는 그냥 망상), 사이버 스페이스의 도래로 마침내 그 가역 공간이 마련되어 그 가능성을 표출 할 수 있게되었고 그 정점에 일베가 놓여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관념에 어긋나는 것들은 이른바 '씹.선비질'이게 되는 것이고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어마어마한 범죄인 것이다.(물론 그 대표주자가 오유임은 말할 것도 없다.) 바로 이 대목에서 이 새로운 '계몽'의 야만성이 꿈틀대기 시작한다. 앞서 언급했다 싶이 체계는 자연 혹은 미신에서 도구화된 이성으로 걸러진 것들만을 통해 구성되고 힘을 얻는다. 따라서 체제에 순응하고 있는 보편자들은 필연적으로 자신에게서 벗어난 것들, 혹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한 혐오 반응을 일으키게 된다.(계몽의 변증법 저자들은 이를 '이디오진크라지'라 명명한다.) 그 결과 그들만의 테제에서 벗어난 것들은 그것이 비록 사회적 약속이나 역사적 사실이라 할지라도 거부 반응을 일으키게 되는 것이다.
그 일베의 '계몽' 과정이나 방향이 어느쪽을 향하고 있는지는 굳이 언급하지 않겠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그것이 사회적 함의와 약속, 공동체 결속력을 파괴하는 방향으로 발휘되어 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한가지 유효한 개념이 바로 '방어적 민주주의'이다. 방어적 민주주의는 파시즘의 탄생과 그 과정에서 무력하게 무너졌던 민주주의의 역사를 바탕으로 생겨난 개념이다. 민주주의를 단순하게 치자와 피치자 동일성의 원리, 혹은 대수결의 원리에서만 파악하던 바이마르 공화국식 형식적 민주주의가 그 논리의 치명적 약점을 파고들어 결과적으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나치스의 등장으로 한계를 드러내자, 민주주의의 형식논리를 악용하여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것으로부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한 개념으로서 등장하게 된 것이 바로 '방어적 민주주의'다.(출처, 네이버 지식백과)
소위 일베 유저들은 그들만의 '표현의 자유'라는 명분하에 '민주화'를 반대 혹은 '성장'의 대칭되는 개념 등으로의 부정적 의미로 격하시키고 이를 일상화시키고 있으며(보고있나, 전효성?) 이미 사회적 공인 및 역사적 평가가 끝난 사실들에 대한 왜곡(이를 테면 5.18 광주 민주화 운동이 북괴의 사주로 일어난 폭동이라던가, 독재자인 박정희와 전두환이 한국식 민주주의를 했다던가 하는 해괴한 주장들)을 일으키고 있다. 뭐, 두말할 것도 없이 이는 방어적 민주주의의 개념에 비추어 봤을 때 용인될 수 없는 행위들이다. 비록 이 방어적 민주주의가 서독 연방재판소에 의해 확립된 개념이기는 하지만, 대한민국도 헌법에 민주주의를 해하는 정당에 대한 해산이 가능함을 명시했다는 점을 살펴볼 때 분명히 국내적으로도 채택할 수 있는 개념이다.(하다 못해 헌법 전문도 그러하다.) 바로 이 지점에서 '일베식 표현의 자유'라는 야만성, 신화체계로 포획된 그 더러운 계몽에 대한 방어논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그 형식논리에 치우쳐서 파괴하려는 그 어떠한 시도도 용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런 주장마저도 '케케묵은 사회적 관습'이라거나 '인간자유를 짓밟는 또다른 신화체계'라는 평가가 있을 수 있음은 인정한다. 그리고 그런 주장을 하는 사람들에게 짤막하게나마 아리스토텔레스가 지적했듯이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싶다. 간단히 말해서 그 '자유'가 사회 내적으로 용인되고 책임을 질 수 있는 범휘내에서 발휘해 주고(사회 교과서를 읽어봤다면 이건 당연하다는 것은 알겠지.), 혹은 사회의 기반과 공동체를 파괴시킬 목적이걸랑 그냥 아예 이참에 화끈하게 이 사회를 벗어나서 어디 산중에 옹기종기 모여 주십사하는 것이다.(어쩌면 그게 진정한 변정법적 발전일지도?)
제재 받지 않는 자유공간, 인간의 근원적 욕망을 제한하던 신화체계를 벗어난 계몽화된 가상공간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 살펴보면 일베의 등장은 어쩌면 필연적 결과물일 수도 있다. 하지만 그 생각의 끝은 역시 필연적 야만일 수도 있음을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 공간의 반사회성과 비민주성마저 '표현의 자유'라는 전가의 보도로 통제할 수 없고 일방적인 형식 논리로서 강요된다면 이 또한 새로운 신화체계가 아닐 수 없다고 말하긴 힘들다. 언제나 중요한 것은 사회적 초석으로써의 실질적인 민주주의를 마련하는 것이고 그를 위해 '방어적 민주주의'의 개념은 항상 유효하다. 이를 파괴하려는 시도를 하지말고 그냥 사회를 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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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밤 중에 술마시고 주저리 주저리 적어보았네요.
3줄 요약같은 건 잘못하니, 긴 글 읽기 불편하시다면 마지막 문단 정도 읽어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오유분들 모두 안녕히 주무세요.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