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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gomin_395435
    작성자 : 달려라왕땅시
    추천 : 15
    조회수 : 3580
    IP : 121.174.***.221
    댓글 : 27개
    등록시간 : 2012/08/31 11:14:04
    http://todayhumor.com/?gomin_395435 모바일
    ♥"늙은 주제에 꼴깝하고 있다"

    이 글 보시고, 남 욕하는 게 취미이신 분들이 댓글을 달고 싶으실지라도 욕글 다는 것은 좀 참아주시고,

    이런 불쌍한 사람도 있다...라고 측은히 여겨만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


    며칠 전, 저보다 3살 정도 많으신 노처녀 동료쌤과 만나서 술을 마셨습니다.

    저에게 들어온 중매 사건 2개에 대한 대화가 자연스럽게 나왔습니다.


    제 소개부터 하면,

    저는 45살이고, 정말 조선시대같으면 손자도 있을 나이지요.

    지금은 집에서 공부방을 차려서 초중고생을 가르치고 있고,

    재산은 그동안 다 털어먹고 몇 천정도 뿐인 개털이죠.


    대학은 비록 20년 전 석기시대에 나왔지만, 하늘대학을 나왔습니다.

    학벌...하도 화석이 된 경력이라 대학 어디 나왔다고 해서 잘난 척할 의도나 기력은 전혀

    없습니다. 그냥 사실을 기술할 뿐이고, 전혀 자랑이 아닙니다. 


    외모는...안늙으려고 물위 백조와 같은 노력을 해서 아직도 베스킨라빈스 31으로 보입니다.

    외모관리는 순전히 부모님께 효도하려고 그런 거예요. 늙어서 시집 못보내겠네..소리를 부모님이

    들으시면 속상해하실테니 그 반대소리라도 들어야 위로가 되시라고 말입니다. 이 나이에

    몸매관리, 얼굴 관리 하려면 얼마나 애를 많이 써야하는지 모르실 겁니다. 특히 노화를 막으려면

    성형안하고 관리하다보니 정말 피부관리실 차려도 될만큼 프로급 실력으로 등극했습니다. 에휴...


    결혼은 어쩌다보니 못해서-연애도 별로 많이 못해봤고,좋았던 사람도 없었고,있었지만 놓쳤고-

    그러저러 살다가 보다못한 주변에서, 어머니가 하나씩 해서 총 2개의 선이 들어왔습니다.


    1.

    먼저, 주변에서 소개한 선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46세.7급 공무원임. 자신 명의의 아파트가 있다고 함. 다리를 저는 장애자임. 결혼경험 없음.

    경상도 어디의 대학을 나왔다 하는데 잘모르는 대학교여서 어딘지 모르겠음.


    선이라서 그런지 상대방의 직업과 재산은 중요한 조건이니 열심히 알려주더군요.

    제가 보겠다고 했더니 다음날 바로 남자로부터 문자가 오고 그분의 가족들도 연락이 오고 난리가 났습니다.

    제가 좀 많이 부담이 되서 만남을 접었습니다.

    봤다가 싫다..했다간 얼마나 저쪽에서 실망이 클지...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후에 알리니 분노를 하시더군요.

    어떻게 멀쩡한 처녀인 딸에게 장애인을!!!이러시면서 말이죠.

    하긴 그 남자가 얼마전 작고하신 미국의 천재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수준이 아니라면 

    다들 한 마디씩은 하겠죠.

     장애인 남자 선 얘기를 일단 들은 동료 언니도 한숨을 쉬더군요.

    나이가 나이니 그런 선이 들어오네...하면서 말입니다.



    2.

    이번엔 어머니가  가져온 선입니다.

    45살. KT 전화국에서 일함. 그전에 새마을금고에서 10여년 일했다함.자신 명의의 아파트가 있다고 함.

    대학은 지방에 있는 역시 처음 들어보는 대학임.

    결혼경험 없음. 책읽는 여자를 원한다고 함. 선만보면 여자의 언행이 마음에 안든다고 수없이 찬 콧대높은 남자님이라고 함. 

    얼굴이 지독한 추남이라고 함.

    남자에게 저의 말을 했더니 학벌이 너무 좋아서 걱정된다고 했다 함.



    제가 안 보겠다고 했더니 어머니가 길길이 날뛰셨습니다.

    집있겠다, 안정된 직장 있겠다, 왜 안보려고 난리냐!...고 말이죠.


    동료 언니는 이렇게 말하더군요.

    자기같으면 일단 대학만 나온 남자면 다 좋다, 집있고 직장 좋은 남자이니 무조건 봐라...

    ========================================

    이제부터 저의 고민입니다.

    사람들이 저더러 눈이 높아서 마음에 드는 남자가 없었나보네?...라고 할 때마다

    아니라고 했지요.

    그런데 막상 이런 선 2개가 들어오고 나니 정말 눈이 처높아서 늙은 게 주제파악 못한다...는 소리를

    듣게 생겼다는 생각이 듭니다.

    장애인, 듣보잡 대학.... 고민이 사실 되더군요.


    그런데, 늙으면 돈에 팔려가야 하는 것도 아닌데 

    내가 생활고에 시달려서 시장에 상품신세가 된 것도 아닌데

    장애인 아니고, 학벌이 나와 비슷한 정도이기를 바라는 게 사치인 건가요?

    내가 내 생각에 사로잡혀 세상을 못보는 건가...두렵습니다.




    내 나이가 너무 많아져 마흔살 넘으면서는 나보다 10년 연상에 이혼, 상처한 사람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내 나이까지 남자가 싱글이면 일단 성격이 대단히 특이할 거 같더군요. 

    이혼, 상처한 사람중에 훌륭한 사람 많잖아요.

    그래서 미혼남자 사람은 제 쪽에서 꺼리고 있어요.

    결혼해듀오나 짝짝짝 가연 등등 동호회까지...생각해볼만한 여러 경로를 시도해보아오고 있는데 

    별 조짐이 안보이고...이렇게 돌아다녀야 찾는다고 해서 해보지만

    제가 호들갑을 떠는 거 같아요. 역시 나이에는 장사가 없다...


    누군가가 "이혼남이든 상처남이든 능력있고 배경 좋은 남자는 20-30대 어린 처녀를 찾는다. 

    너는 이미 예선탈락이다."라고 핀잔을 줘서 그런 건가...했습니다. 그럴꺼 같아요.


    잡글, 잡고민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대선 투표는 꼭 하겠습니다. 나라를 말아먹지 않을 지혜로운 사람에게 표를 던지겠습니다.


    짤 설명 : 발상이 상당히 재미있는 그림이라서 올렸어요.

    서양 문명의 오야봉인 기독교의 수장, 지구역사의 전설적인 레전드 공룡,

    이 둘을 합치니 정말 유머쓰나미라..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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