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용ㅋ
요번에는 하나의 에피소드를 길게 풀어서 써볼게요
재밌는 얘기라기 보다는 달콤쌉쌀한.. 얘기가 될 듯 하네요ㅋ
그리고 내용상 평소보다 대화가 많은 편 인데 대화는 기억에 의존해서 쓰는거라..좀 부끄럽네요ㅋ
월 말이라 데이터가 얼마 없으므로 음슴체ㅋㅋㅋ
0. 두오모 성당
25일간의 여행중에 기억에 남는 곳을 꼽으라면 단언컨데 피렌체였음
내가 여행지에 피렌체를 넣은 이유는 3개였음ㅋ
티본스테이크!
명품 아울렛!
두오모 성당!!!
하지만 3개 중 주된 이유는 ★두오모성당★
세계에서 4번째로 큰 성당 이고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가 성베드로 성당의 건축을 의뢰 받으면서
"피렌체의 두오모보다 크게 지을순 있으나, 그 보다 더 아름답게는 불가능하다"
라고 말했을 정도의 아름다운 성당!!
그리고 영화 냉정과열정사이 에서는 로맨스의 상징!!
연인과 함깨 오르면 사랑이 이뤄진다는 곳!!
하아.. 로맨틱하다 달달하다 달달해~
여행을 혼자 다닌 나라도 이런 곳에 가게 되면 나도 모르게 마음 속에서
'혹시나.....여기서 인연을 만날지도 모르짘ㅋㅋ'
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는 곳임ㅋㅋㅋㅋㅋㅋㅋㅋ
부푼 기대감을 갖고 피렌체에 도착하자 마자 숙소에 캐리어만 던져두고
바로 두오모성당으로 출발했으나.. 인연은 개똥ㅋㅋㅋㅋ
연인들만 득시글 득시글...ㅠㅠㅠㅠㅠㅠㅠ 연인들의 성지였음..ㅠㅠ
해질 무렵 두오모 위에 올랐고, 외로움에 내 눈시울은 발갛게 타오르던 노을처럼 붉어졌음ㅠㅠ
1. 첫 만남
첫 날의 씁쓸한 기억을 가슴에 묻고 피렌체에서 둘쨋날은
엄마에게 드릴 선물과 내 낡은 지갑의 교체를 위해 명품아울렛이 목표였음ㅋㅋ
(피렌체의 버스터미널? 같은 곳에서 버스를 타면 한 시간 안에 도착했던거 같음ㅋ)
터미널까지 가는 길을 약간 헤메는 바람에
원래 타야될 버스를 놓침..ㅠㅠ사실 길치임..ㅠㅠ
덕분에 다음 버스까지 시간이 조금 남아서, 벤치에 걸터 앉아 시간을 떼우고 있었는데
어떤 여자분이 내게 말을 검ㅋ
"저기.. 한국분 이시죠..?"
한국말에 놀라서 고개를 돌렸던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굳어버렸음
내가 평소에 생각하던 이상형과 99% 일치하는 여자였음!
똘망한 눈에, 작은 코. 짧은 단발머리, 작은 키, 마르지 않은 몸..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아무 말이 없는 나를 보곤 한국사람 아닌 줄 알았나봄ㅋㅋ
"아......쏘리.."
"아..한국사람 맞아요!"
"그죠? 아 다행이다! 죄송한데 저 표 끊는 것좀 도와 주실 수 있으세요? 영어를 잘 못해서.."
"아울렛 가시나봐요?"
"네ㅎ" (환하게 웃으면서 대답하는데 진짜 심장 튀어나올 뻔 함..)
"저도 아울렛 가는데..괜찮으시면 같이 다니실래요?"
"그래도 되요? 저야 좋은데.."
이렇게 피렌체에서 우연히 만난 이상형의 여자와 동행이 시작됨..ㅎ
2. 티본스테이크와 와인
이동하는 버스안에서 이것 저것 얘기를하다보니
우리들은 동갑이었고, 혼자 여행을 한다는 공통점이 있어서
금새 친해 질 수 있었음
버스안에서는 말도 서로 놓게 됐음ㅋㅋㅋ
그리고 도착한 아울렛은.......전쟁터였음.. 특히 프라다 매장..
내가 지금 유럽에 와 있는건지
중국에 와있는 건지 헷갈릴 정도로 중국인이 많음ㅋㅋㅋㅋㅋㅋ
그 아이와 나도 전투적으로 쇼핑에 돌입했고 꽤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음ㅋㅋㅋ
쇼핑이 끝나고 나니 배도 좀 고프고..해서 피렌체로 돌아가 티본 스테이크를 먹으러 감
유럽중에서도 특히 프랑스나 이탈리아 같은경우는
식당에서 굉장히 양질의 하우스 와인을 저렴한 가격에 먹을수 있기 때문에
우리도 티본스테이크와 하우스 와인 한병을 시켜서 먹으며 얘기를 나눴음
"일회용아 너 냉정과열정사이 봤어?"
"엉ㅋ 나 그거 때문에 요기 온건뎅ㅋㅋ"
"두오모 성당?"
"엉 두오모 성당ㅋ. 갖다 왔어?"
"아니ㅜ 원래 오늘 더몰 갔다가 가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쇼핑이 너무 오래 걸려서 내일가려구. 넌 갖다왔어?"
"........아니 나도 내일 가려고!ㅎ"
"그럼 내일 같이 갈래?ㅎ"
"그래..ㅎ"
나는.. 다음 날 두오모를 한번 더 가게 되었음..
그 날 밤은 며칠 만에 먹은 술 때문이었는지 심장이 두근거려 잠을 조금 설쳤음
3. 또 다시 두오모..
옷차림이랑 머리를 만지는데 시간을 조금 많이 허비해서
(이때 유럽에서는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머리 왁스 발랐었음ㅋ)
약속시간에 조금 늦은 나는 헐레벌떡 약속장소로 뛰어갔음
그 곳에서 어제보다 조금 더 화사하게 보이는 그 아이가 나를 반겨 주었고..
나를 보고 환하게 웃어주는 그 아이의 모습에 몇번이나 심장이 멎는 것 같았음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며 두오모에 도착했고, 간단히 점심을 먹고는 정말 열심히 돌아다녔음ㅋ
유럽여행에서 가장 좋았던 시간들 중 하나임ㅋㅋㅋㅋㅋ
시간은 왜그리도 야속하게 빨리가는지 두오모의 큐폴라에 오를때 쯤엔,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지고있었음..
한눈에 들어오는 피렌체의 전망과 붉게 지고있는 노을..
이틀전에 봤던 것과 다를 것 없는 풍경이었지만 느낌은 사뭇 달랐음..
"아~이런덴 남자친구랑 와야되는데!"
"그러게! 나도 여자친구랑 왔으면 참 좋았을텐데"
"너 여자친구 있어?"
"아니.. 아직은 없어ㅎ 일하느라 바빠서 사람 만날 시간이 별로 없었어ㅎ"
"그래?ㅎ 난 있는데ㅎ 같이 못와서 아쉽다ㅠ"
..............내가 멍청한 놈이었음. 내가 진짜 똥멍청이였음.
그렇게 이쁜아이가 만나는 사람이 없을거라고 생각했다니..
어제 좀 친해졌을때 진작에 좀 물어볼걸..
지금와서 생각해보니.. 어쩌면 그 때 이미 예감하고 있었는지도 모름..ㅎ
왜.. 느낌은 오지만, '아닐거야 아닐거야 아니야' 라고 하는.. 그런 멍청한 짓거릴 했던거 같음
"춥다.. 이제 내려갈까?"
"어.. 추우면 먼저 내려갈래? 난 조금만 더 있다 갈게"
"알았어 빨리 내려와~"
그 아이를 먼저 내려보내고 몇분간 한자리에 서서 바라 봤던 풍경은
너무 예뻤고 너무 아름다워서 그냥.. 조금 슬펐음
4.작별
해외여행중 우연히 만났고 짧은시간에 깊게 빠졌던
그 아이와의 작별은 생각외로 시시했음.....
근처 가까운 아무 식당에서 밥을 먹고 맥주한잔씩을 마시며
서로 번호 교환을 했고, 그 아이 숙소 앞에 데려다줄때
한국 가서 꼭 같이 밥 한번 먹자는 말을 하곤
그 아이는 숙소로 들어갔음
그 날 나는 캔맥주를 몇 개 사서 숙소에 들어갔음
그 이후로 나는 얼마 남지 않은 여행을 무사히 잘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왔고, 3일정도 뒤에
"나 한국왔어! 시차는 좀 적응됐어?"
라는 내용의 카톡을 받았음
어떻게 답장해야할지 한참을 망설이다가
"아니 아직. 피곤할텐데 얼른 집가서 푹 쉬어 담에 또 연락하자"
라고 답장을 보냈음..
그 뒤로는 연락을 하지도 않았고, 연락을 받지도 못했음..ㅎ
솔직히 가끔 한번씩 생각은 남...ㅋ
결국은 안생겨요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
분위기에 맞게 글을 이쁘게 쓰려고 했더니.. 조금 늘어지긴 하네요;;
개그요소는 없지만 그냥 이 얘기는 꼭 쓰고 싶었어요
자기만족이긴 하죠ㅋ
음.. 혹시나 그 아이가 볼 까봐 좀 걱정이 되긴하지만..ㅋ
그럴일은 없겠지만ㅋㅋ
맥주 한잔씩 마시면서 쓰다 보니 시간이 어느새 이렇게 됐네요
모두들 안녕히 주무세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