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애 후 결혼한 지 8개월입니다.
첫 1년 연애동안은 무난했습니다. 적당히 다투고 적당히 달달했고
2년째 넘어서는 무렵부턴가요. 어느 날 여자친구(just friend라 주장하는)를 하나 소개시켜줬습니다.
자기랑 고등학교때부터 10년째 우정쌓는 친구라고(심지어 한 살 어린)
이 친구랑 친하게 지냈으면 좋겠다고 뭐 블라블라
솔직히 같은 여자가 봐도 예쁘고 늘씬했어요. 소싯적에 쇼핑몰 피팅 모델도 했다하고
서울의 한 여대에서 미술을 전공하는 전형적인 부잣집 공주님 같은 st?
아무튼 뭐 (그당시)남친의 10년지기라 하니 그런가보다 하고 친하게 지내려 했으나
약간.... 보이지 않는 벽이 보인달까. 암튼 좀 거리감이 느껴져서 남친 바람대로 친하게 지내진 못했습니다
그러다 우리는 상견례 하고 뭐 여차저차 해서 결혼을 해서 그 남친은 남편이 되었죠.
어느 날 남편이 핸드폰을 스맛폰으로 바꿔왔어요.
폰 바꾸고 나선 폰에 손도 못대게 하길래 아, 비싼거라고 흠집낼까봐 유난떠냐?ㅋㅋㅋ 하고
귀엽다 여기고 넘어간게 화근이었나요.
그 담부터 그냥 왠지 여자의 육감이랄까
묘한 기분이 들어 한 날은 남편 핸드폰좀 보자 하고 폰에 손을 댔더니
아 남의 핸드폰은 왜 보려들어! 하면서 짜증부터 팍 내길래
어쭈 이거봐라? 싶어서 굳이굳이굳이 봐야겠다고 짜증냈더니
신경질적으로 비번을 풀어서 퍽 던지더군요
맹세코 다른건 안 보고 통화목록과 사진첩만 봤는데
사진첩에 내 사진은 한 개도 없는게 그 여자친구 사진이 잔뜩 들어있더라구요.
앗백에서 찍은 사진, 카페에서 찍은 사진, 분위기 있는 레스토랑에서 와인 들고 찍은 사진 등등
뭐야 이게? 그랬더니 아 뭐? 친구랑 밥먹고 커피좀 마신게 잘못이냐? 며 되레 지가 승질....
묘했지만 참았어요. 친구라니까.
자기들은 정말 서로 모텔가서 발가벗고 있어도 일말의 감정도 안 드는
그런 쿨하디 쿨한 친구사이라니까.
오히려 그걸 의심하는 나를 또라이 취급하더라구요?
저는 정말 제가 의심증 걸려 닦달하는 마누라가 된것 같아 되레 미안해했구요.
그 사건 이후
남편과 신촌에서 밥을 먹고 남편과 제가 비슷한 지역에 서로 다른 약속이 있어서 가려고 했는데
그 친구가 신촌 근처에 있었나봐요. 전화통화를 하더니 신촌역 쪽으로 차를 끌고 왔어요.
(저희 차는 집에 놓고 그냥 나온 상태)
그러더니 남편이 친구한테 '야 나 ** 가는데 거기까지 데려다줘' 하고 친구는 ok 했구요
친구가 저한테 같이 가요 데려다드릴게요 하는데 그냥 기분이 쎄 해서
아뇨 전 그냥 지하철 타고 갈게요 다음에 봬요 했더니 남편이 '그럼 그럴래? 집에서봐' 하더니
친구 차 조수석에 쏠랑 타고 둘이 휙 가버리더라구요.
뭐, 내가 지하철 타고 간다했으니 할말 없긴 한데
남편놈은 간다는 나한테 가~ 하고 지는 망설임 없이 지 친구랑 가버리는 이건 대체 뭥미?
그래요. 여기까진 그냥 참았어요. 친구라니깐.
그리고 나서 며칠전에 컴하다가 오랫만에 남편 미니홈피를 갔는데
웬 여자손에 꽃반지 끼운 사진이 메인화면이더라구요?
원래는 우리 웨딩사진이었는데.
아무리봐도 내 손은 아니고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런 사진도 아니어서
남편 미니홈피를 봤더니 사진첩에 암껏도 없더라구요
근데 또 뭔가 쎄한느낌에 남편 아이디로 접속해 들어가니
비공개 폴더에 세상에.... 둘이 9월에 어디 공원에 놀러갔다왔나봐요.
남편 머리에 꽃꼽고 찍은 사진, 그 여자친구 꽃반지 만드는 사진
그거 끼고 찍은사진, 꽃반지 커플링ㅋㅋㅋㅋㅋㅋㅋㅋ사진 등등
참 나................................
그 날 밤에 남편한테 요새 얼굴 때깔 좋네? 허파에 바람찼수? 하니
넌 또 쓸데없는 얘기냐? 또 시작했네 너 진짜 의처증 있는거아니냐? 설레바리를 치길래
아니 내가 뭐랬냐? 그냥 얼굴빛 좋아보여 한마디 한건데 뭐 찔리냐? 설레발치긴.... 아 근데
오늘 니 홈피 보니까 고운 여자손에 꽃 꼽은 사진 있더라 누구랑 놀러갔는데 왜 말 안했어? 같이 가지?
했더니 아, 여기부터 대화체 갈게요.
남-너 내 홈피 뒤졌냐? 야 너 진짜 제정신이냐?
나-내가 제정신 아닐 이유도 없지만 제정신일 이유도 없다. 뭐 그렇게 재미나게 놀려고 말도없이
둘이 데이트를 하고 와?
남- 뭐? 참나 너 진짜 또라이 아니냐? 의심할게 없어서 친구를 의심하냐?
나-그럼 놀러간다 말이라도 하던가, 말 안할거면 걸리지를 말던가 넌 뭐 멀쩡한 사람인거고? 유부남이?
남-말하면 넌 100% 의심부터 하고 시작하니까 말 안하는거지 너 진짜 미쳤어?
나-내가 언제 뭘 그렇게 의심했다고 의심의심하는데 니가 괜히 찔려서 설레발 치는거라곤 생각 안돼?
남-넌 진짜 부부라도 사생활이라는게 있는거지 내 일거수일투족 니가 다 알아야하냐?
니가 뭔데? 니가 마누라지 니가 나야? 좀 적당히 해 사람 숨막히게 하지 말고!
암튼 뭐 요런 식으로 대화한것 같습니다.
남편 말로는 제가 유난떨고 친구 사이 갈라놓으려 하는 의부증있는 개념없는 부인이라네요.
그럼 남편이 말도 없이 여자친구와 나랑도 안 다니는 고급 레스토랑에 와인 마시고
나랑은 한번 가자 말도 안하는 공원에가서 여자친구와 꽃반지 끼워주고 놀아도
아 참 눈물나는 우정이구나 보기 좋네 영원해라 하면서 뒷짐지고 흐뭇하게 바라봐주는게
정상적인 부인의 사고방식인가요?
그 날 이후로 남편은 일주일째 저한테 말 한마디 안 붙입니다.
뭐 저도 말 섞고 싶은 생각 없어 말 안걸고 제 일만 하긴 합니다만.
제가 무슨말만 해도 그 여자친구와 엮이는 일이라면
제가 비정상인거고 또라이에 사생활침해자라네요. 무조건ㅋㅋㅋㅋㅋㅋㅋㅋ
요즘 맘같아선 아직 혼인서류에 도장도 안 찍었는데
둘이 영원한 우정 쌓으라고 짐 싸서 등 떠밀어주고 싶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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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먹고 열어보니 댓글이 많이 달렸더군요
제가 또라이가 아니었다는게 많은 분들로 인해 증명이 되어서 다행이네요 감사합니다.
점심때 이 글 주소를 문자로 보내줬어요.
'니가 니친구에 관한 일이라면 무조건 나한테만 또라이취급 하는거, 객관적 시선에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나 싶어 웹에 글 올려봤어. 읽어보고 감상평 말해봐.'
라고 보냈더니 한 30분 넘어서 전화가 왔네요.
도대체 저 사람들이 나와 그 친구에 대해 뭘 안다고 나와 내 친구를 그런 이상한 사이로 매도하느냐
자기들이 뭔데 우리 우정에 대해 그딴 더러운 말들을 썼느냐
니가 니 입장에서만 포장해서 글 올렸으니 그렇지 내가 또 언제 뭐 그렇게 블라블라블라
화나서 지가 뭔 소리를 하는지도 모르고 다다다 쏴대네요.
(저도 제가 쓴 글이니 100% 객관적이지 않다는 건 인정하지만 있는 사실은 그대로 적었습니다.)
객관적인 남의 눈으로 봐도 니가 멀쩡한 게 아니라고 하는데 사람들이 널 비정상 취급하니까
니가 받아들이고 싶지 않은거겠지. 내가 느꼈을 기분이 어땠을지 다시한번 생각해보고
저녁에 집에 가서 얘기해. 했는데 너같으면 집에 가고 싶겠냐? 소리 지르더니 전화를 끊어버리네요.
아마 저녁때 집에 가서 얘기를 할 것 같긴 한데 어떤 결론이 날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남편이 집에 들어올 지 안 들어올지도 모르겠으나 집 아니면 갈데 없는 사람이니 오긴 오겠죠.
그래도 일주일동안 저나 남편이나 말 한마디 안 하고 지냈는데 이젠 풀든지 갈라서든지
뭐라도 해야할 것 같아서요.
후기는 약속드리지 못할 것 같으나 최대한 노력해서 올려볼 수 있는 쪽으로 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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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트펌
http://pann.nate.com/b313113579 여자들의 남자비난 리플만 있는것같아서 남자들한테 물어보려 퍼왔습니다
남자분들의 많은 의견 기다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