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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5주나 지났고 귀를 막고 눈을 감고 지내왔기 때문에 다 잊은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어제 잘 알고 지내던 동생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나니 다 잊은 게 아니라는 걸 알게 됐어요…
아무한테도 말하지 않았는데 세상엔 비밀이 없나봐요… 그 동생은 어케 알고 전화를 준건지…
암튼.. 오늘 갑자기 온몸의 피가 거꾸로 솟아요.. 홧병 날 것 같네요…
여친과는 헤어질 생각이 눈꼽 만큼도 없었으면서 제게는 여친과 잘 정리되었다고 하고 저에게 대쉬를 했더랬죠…
거의 반 동거 수준으로 지내는 사이가 어찌 그리 깔끔하게 정리되냐는 물음에 여친의 미래를 위해서는 그렇게 해야 겠기에 여친도 동의하고 좋은 사이로 남기로 했답니다…
말이 좋아 프리랜서지 그 남자 몇 년 동안 백수로 지냈거든요… 그래서 결혼할 형편이 안된답니다 그 여친과 결혼 생각도 없었다고 했고…
암튼 그렇게 정리되었다고 믿고 사귀기 시작했습니다…
저에게 너무나 잘했고 믿음도 주었지요 처음엔…
그러다 자주 못 만나는 상황이 되고 했어도 알콩달콩한 문자와 전화로 계속 연애는 했습니다…
2~3주에 한번씩 만나는 게 문제였나요…
아니죠.. 엄밀히 말하면 그 여친이 출근 하는 시간을 제외한 모든 시간은 거의 붙어 있는 수준이었고 저와는 장거리였기 때문에 그 남자 입장에선 오히려 양다리가 쉬웠겠네요…
가끔씩 의심스러운 것들이 있어도 그냥 넘어갔습니다… 믿었으니까요..
하지만 그런 건수가 점점 늘어나는 거예요.. 물으면 아니라고 잡아떼고 버럭질하고 화제를 다른 곳으로 돌리고… 거짓말로 모면하고…
근데 이렇게 뒤통수 맞게 될 줄은 몰랐네요…
남자가 활동한다는 모 카페에 가입해서 글을 쭈욱 봤더니 둘은 여전히 잘 사귀고 있더라구요.. 헤어진게 아니었더 라구요..
멘붕…
여친이 신촌 모 대학병원에서 3교대 하는 간호사라 링거도 집에서 놔주고…저한텐 병원에서 맞고 왔다고 구라를…
그 여친 3교대에 맞춰 몰래 제게 수시로 전화, 카톡할 수도 있었고…
회신이 늦거나 전화 걸면 잠시 후 다시 하겠다고 하질 않나… 아침엔 늦잠 잤다고 하고 밤엔 일찍 잤다고 구라도 치고…
아버지랑 술 마신다고 뻥치고 결혼한 누나가 집에 왔다고 뻥치고 그 시간에 여친과 데이트를…
아버지 주무시는 거 방해하기 싫다고 매번 집밖에서 밤늦게 통화했는데 여친 자는 시간에 몰래 하고..
심지어는 페북에 올라온 사진 (여친과 커플로 신청하는 페스티벌 참가) 보고 제가 힘들어 하던 날도 그 여친과 동호회 활동하러 가서 연락두절…
어떤 주말엔 오전에 여친과 N 행사 참석, 오후엔 저와 데이트…
저 보내고 여친 집으로 곧장 고고씽…
아버지 자살 드립, 누나 이혼 드립까지 쳤더랬죠…
이것 말고도 뚜껑 열리게 한 사건들은 나열할 수도 없네요..
헐… 사람의 탈을 쓰고 이래도 되는 건가요? 지은 죄가 많아서 번개가 무섭다던 행신동 사는 너님?!
결정적 증거를 확인 한 후 결국엔 제가 끝내자고 했고… 몇 일 전만 해도 나를 완전 사랑한다던 사람이 내가 떨어져 나가서 다행이라는 듯이 너무나도 쉽게 오케이를 하더라구요…
제가 악마를 본 것 같아요…
왜 그랬냐고 물으니 묵묵부답… 나에게 조금이라도 진심이 있었냐고 물어도 묵묵부답…
그냥 할말이 없답니다….
자초지종이나 변명이나 미안하단 말을 해야 하는 거 아니냐 물으니 그때서야 툭 내뱉듯이 미안해 라고 짧게 말하더군요..
제가 받을 것이 있었는데 헤어지자고 한 즉시 카톡도 차단하고 물건도 즉시 안 보내주고…
저에게 보내 줄 것들을 안 보낼 심산이었겠죠.. 팔면 돈이 되니까… 재차 문자를 보내 물건은 10일 정도 후에나 받았습니다..
돈도 받을 것이 있었지만 돈 얘기 꺼내자 마자 사람이 확 돌변 하더라구요… 저를 찌질이 취급… 찌질이가 비양심적인 것보다 나을 것 같아서 못 받을 거 알면서도 어떻게 나오는지 궁금해서 얘기했네요…
그치만 제가 안받겠다고 한 돈도 아니고 당연히 줘야 하는 거 아닌가요?
연인 사이라면 그냥 제가 부담했을 돈이지만 연인 사이도 아니었고 저를 장난감 취급한 남자한테 돈까지 삥 뜯기는 건 너무 억울하기도 했고..
저는 지난 5주동안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 나느라 나름 짜증났는데 그 사람은 너무 잘 지내고 있답니다…
봤대요.. 전화를 준 제 아는 동생이…
그 여친 이라는 사람에게 알고나 있으라고 예전에 이런 상황을 메일로 알렸는데도 잘 지내는 것 보니 남자가 무슨 거짓말로 둘러댔는지 눈에 훤히 보입니다… 아마 제가 좋다고 따라다녔다고 했겠죠… 스토커 취급과 함께…
그 안쓰러운 여친은 무슨 하자가 있어서 38살이 되도록 백수인 남자에게 몸주고 마음주고 핸펀까지 사주며 붙어있는 건지…
오히려 더 관계가 더 돈독해졌다는 얘기 들으니 제가 이런 글을 쓴 걸 알게 되면 더더욱 사이가 좋아지겠죠… 그게 배 아프진 않아요.. 그들 삶의 질이 저랑은 많이 다르니까요…
그냥… 신기해요… 그들이 사는 세상이…
제가 오늘 하루 화나도 되는 건 맞는 거죠? 제가 이상한 건 가요?
남녀 문제는 둘만 아는 거고 양쪽 다 말을 들어봐야 아는 거라고 생각하시겠지만… 제 3자 입장에선 그냥 스치고 지나갈 살면서 일어나는 너무나도 빈번할 애정문제 정도로 밖에 안되는 거지만…
하늘은 알겠죠… 거짓이 아니라는 걸…
그 남자는 과연 자기 죄를 알려나?
저도 알아요.. 시간이 약 인거… 이런 분노의 감정도 다 부질 없다는 거…
그의 불우한 유년 시절 얘기를 들은 적이 있어 어느 정도 이해도 되고 측은도 하지만
그 사람의 뻔뻔함을 바탕으로 계획적으로 누군가를 6개월이나 기만하고 농락해야 할 상대가 저였다는 게 오늘 만큼은 용서가 안되네요… 아는 동생에게서 전화까지 받은 상황이라…
제가 알아챘으니 6개월에서 멈춘거지 아니었으면 기간이 더 길었을지도…
여러분 같으면 어떨 것 같나요?
남자분들… 양다리 하지 마세요… 직접 당하지 않으면 이 맘 절대 이해 못합니다.. 얼마나 끔찍한지…
제 멘탈과 온몸과 입술을 칼로 다 도려내고 싶어요… 하지만 그럴 수도 없네요..
여자분들… 조심하세요… 저처럼 되지 않도록.. 남친 핸펀 검사는 가끔씩 하세요.. (한번이라도 의심해봤다면 이 상황까지는 안왔을 듯)
P.S
니가 이 글을 볼 리는 없겠지만 너처럼 쿨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이런 일도 경험이 있어야 쿨 할 수 있을텐데 익숙하지 않은 일이라 대처 방법을 모르겠구나..
미안하다는 진심어린 사과가 그렇게 힘든거였냐 너한테는…
나 말고 그 여자 하나 불행해지는 걸로.. 더 이상 사회의 다른 순진한 여자 인생에 오점을 남기지 않길 바래..
이번 일로 나는 많이 성숙해졌고 정신적으로 강해지기도 했고 마의 50kg 를 깨버리는 거룩한 기록도 세웠단다…
잘 지내라는 말은 차마 하기 싫구나 인생선배들이 누누히 얘기하는 권선징악이, 내 원수는 남이 갚아 준다는 것이 내 눈앞에서 실현되었음 좋겠다…
인생 길다… 지금은 니가 행복해 죽을 것 같지만 머지 않아 벌받을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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