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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science_39329
    작성자 : 된장라면
    추천 : 12
    조회수 : 1230
    IP : 121.136.***.218
    댓글 : 30개
    등록시간 : 2014/07/29 22:19:35
    http://todayhumor.com/?science_39329 모바일
    신약개발 과정에 대해서 알아보자!
    어제 뉴스가 하나 떴습니다~!
    식물에게서 치매를 치료할 수 있는 단백질을 대량으로 추출할 수 있다는 소식으로 국내 한 제약회사로 기술이전이 되었다고 발표되었죠
    그런 뉴스를 접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아! 드디어 치매도 치료가 가능하구나! 라고 생각하실겁니다.
     
    하지만..
    뭔가 이상하다는 느낌 안드셨나요?
    십년전부터 탈모던 치매던 약물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은 심심치 않게 보았는데 아직도 주변에 치료약을 먹고 나았다는 소식이 없다는 겁니다.
    더불어 기사보고 주식을 샀는데 주가가 폭락하는 현상을 경험하기도 하죠..
     
    왜 그럴까요..
    신약개발의 과정에 대한 설명을 한번이라도 들으신다면 신약개발에 대한 뉴스를 조금 더 정확히 접하실 수 있게 되실거라 생각하며
    일반적인 신약개발의 과정에 대해서 설명해 봅니다.
     
     
    <모의 신약개발 시작>
     
    1. 신약의 대상 질병과 후보물질을 확보하는 단계 (개발 검토 단계)
     
    신약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대상이 되는 질병을 정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회사의 경우 개발팀에서 정해주기도 하고 연구원들이 자체적으로 정하기도 합니다. 일단 이해를 쉽게 '탈모'에 대해서 신약을 개발하기로 했다고 합시다.
     
    탈모에 효능이 좋은 약물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약의 성분을 우선 정해야 합니다. 선택지는 크게 화합물, 천연물, 단백질 이렇게 3가지가 있습니다. 각자 장단점이 있기는 합니다만 천연비타민이 유행이니 천연물로 대상을 정해봅니다!
     
    일단 논문, 전문 데이터베이스 등 각종 문헌을 토대로 될만한 것들을 추려냅니다. 보통 이 단계에서 천연물의 경우 200~300개 정도의 물질을 추려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여기에 소요되는 시간은 짧게는 3개월에서 길게는 1년가까운 시간이 걸립니다,
     
     
    2. 후보물질의 효능을 평가하는 단계 (스크리닝 단계, 시험관 실험)
     
    자 이제 물질 리스트 300개를 찾았습니다. 물론 각종 개발검토서와 계획서를 작성하며 사투를 벌인 연구원들은 몹시 지쳐있는 상태이지만 아직 시작도 안했습니다.
     
    300개의 약물을 가장 빠르게 검사하는 방법은 96개의 세포배양용 접시에 세포를 배양해서 탈모에 효능이 있을지 검사하는 겁니다. 이와 같이 세포를 이용해서 약물의 효능을 평가하는 실험을 시험관 실험이라고 합니다.
     
    어떤 세포를 키울지, 어떠한 현상을 확인하여 탈모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입증할 것인지는 연구원이 직접 수많은 문헌을 검토하고 연구원들간의 토의를 거쳐 정하게 됩니다. 또한 1~2달 정도는 본인이 생각했던 실험을 손에 익히는데 시간을 보내게 됩니다. 이러는 가운데 300개의 후보 물질 (주로 식물)의 엑기스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렇게 추출하고 성분을 분석하는 분야의 연구원들은 쉬지 않고 엑기스를 만들어냅니다.
     
    자 실험이 드디어 손에 익었습니다! 이제 파워풀하게 300개 리스트의 효능을 확인하면 됩니다! 라고 생각했지만 실전은 다릅니다. 막상 해보면 온갖 문제가 폭팔하게 되고 고치다보면 시간은 바람같이 흘러갑니다...
     
    드디어! 300개의 리스트 효능 확인을 완료하였습니다. 여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빠르면 6개월 보통은 1~2년 정도 걸린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자 여기서 2가지의 경우로 나눌 수 있습니다.
    1. 300개 리스트 중에 hit (효과 있는 물질)을 찾았다! 그러면 행복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하게 됩니다.
    2. hit를 찾지 못했다! 그러면 여기서 프로젝트를 접고 다시 1번으로 돌아가게 됩니다. (낭비한 시간 3년)
     
     
    3. 후보물질의 효능을 동물에서 평가하는 단계 (전임상단계)
     
    자 여러분과 저는 '고추' 엑기스를 이용한 시험관 실험에서 아주 훌륭한 효과를 발견하였고 더욱 운이 좋게도 나머지 299개의 물질은 모두다 효과가 없었습니다. 얼마나 다행입니까! 만약 효과가 50개가 나왔다면 이를 정하기 위해 또 복잡한 실험을 설계해야했죠!
     
    보통 시험관 단계를 물질이 통과해서 살아남을 확률은 5%가 채 안됩니다. 우리는 운이 몹시 좋았던거고 앞으로도 좋을 것입니다!
     
    이쯤되면 '고추'엑기스에 코드네임도 붙여줍니다. 우리는 '곷'이라고 합시다.
     
    자 여기서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동물에 적용을 해야 합니다. 왜냐하면 사람과 동물의 몸은 수백만가지의 세포들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 시스템이고, 이 시스템을 단순히 시험관 시험에서 재현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이 단계를 넘어서면 실제 사람에게 적용하는 임상시험에 진입할 수 있고, 임상 직전에 진행하는 단계라하여 전임상시험이라고 합니다.
     
    이 단계에서도 마찬가지로 연구원이 머리를 싸매고 실험을 디자인하여 탈모를 반영하고 탈모에 효능이 있다는 것을 증명할 수 있는 실험을 만들어내야 합니다. 또한 마찬가지로 실험을 손에 익히고 진행해야하죠. 보통 6개월에서 길게는 2년까지 걸립니다.
     
    자 그러면 우리가 찾은 '고추' 엑기스가 동물모델에서 효능을 보일 확률은 얼마나 될까요?
     
    보통 5%~10%가 효능을 보이고 그 중 정말 기똥차고 신약으로 만들고 싶을만큼 효능을 보일 확률은 1%정도 됩니다 ^ㅡ^
    그럼 99%의 물질은 어떻게 될까요? 네 바로 똥이됩니다!!! 하하하하하하!!!
    그리고 신약개발의 1번 단계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 허공에 던진 시간은 짧게는 1.5년에서 최대 5년정도 되겠군요!
     
    하지만 여러분과 제가 개발한 '곷'은 여기까지를 훌륭하게 헤쳐나왔습니다. 따라서 4단계로 넘어가게 됩니다!
     
     
    4. 후보물질의 독성을 평가하는 단계 + 언론에 정보를 흘려주는 단계
     
    자! 몇년동안 똥빠지게 개발한 '곷'이 드디어 사람에게 실험하는 임상시험의 단계까지 넘어왔습니다! 이제 신약개발의 2부 능선을 넘었군요!
     
    하지만 사람에게 '곷'을 실험하기 위해서는 식약처에서 요구하는 서류를 작성해서 내야 합니다. 이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효능이 아니라 독성입니다..
     
    모든 약은 어떻게 보면 독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 몸안에서 우리에게 강력하게 작용하여 생리현상을 조절하기 때문이죠. 이게 이로운 방향으로 작용하면 약이고 해롭게 작용하면 독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모든 약은 독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기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임상시험에 들어가기에 앞서 철저한 독성테스트를 진행할 것을 요구합니다.
     
    시험관, 동물시험을 통해서 독성에 관한 자료를 입증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보통 1년~2년 정도가 걸립니다.
    하지만 이 기간은 줄어들 수 있는데 3번 단계를 진행하는 가운데 가능성이 보이면 독성시험도 동시에 진행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입니다.
    어쨌거나 여기까지 오는데 보통 빨라야 4~5년 늦으면 10년도 걸립니다.
     
    우리의 '곷'은 다행히 독성도 없었습니다. 또한 기본적인 특허등록을 통해 배타권도 충분히 확보했습니다. 그리고 임상시험 허가도 받았습니다!
     
    자 이제 신난 우리의 회사는 언론에 슬슬 정보를 흘려줍니다.
    "코드네임 '곷' 탈모에 확실한 효과를 보이고 독성이 없어.. 동물시험을 통해 입증!.." 내지는 "탈모 정복! "곷" 신약 개발 머지 않아" 와 같은 제목의
    기사가 나오고 저같은 사람들은 설레이기 시작합니다.
     
     
    5. 임상시험 1상 2상 3상... 제기랄..
     
    자 우리의 '곷'을 드디어 사람에게 시험해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또 간단한게 아닙니다....
     
    임상시험은 기본적으로 1상, 2상, 3상으로 총 3번 이루어져 있습니다 (가위바위보도 삼세판)
     
    또한 각각의 임상 단계를 넘어가는데 있어 사이사이에 식약처에게 매번 결과보고와 서류를 검토받아야 합니다. 미국 FDA의 경우 임상이 완료되고 나면 서류가 만 페이지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게다가 임상을 진행하려면 병원 섭외해야죠, 교수님 섭외해야죠, 환자분들도 모셔야죠.. 이런 일들이 너무 어렵기 때문에 임상전문업체와 계약을해서 진행하게 되는데 수십억에서 수백억의 비용이 드는 경우가 부지기수입니다.
     
    각각 임상 단계마다 목적이 있습니다만 너무 길어지기 때문에 패스하고 어쨌거나 3번의 임상을 통해서 약물의 용량, 독성, 효능 등을 평가하게 됩니다.
    보통 임상 1,2,3 상을 완료하는데 빠르면 5년 길면 10년의 시간이 걸립니다.
    돈이 많이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면 어떻습니까? 우리는 이미 1,2,3,4 단계에서 10년의 시간을 투자해서 '곷'을 만들었는데요!
     
    또한 1,2,3 상을 통과할때마다 기사가 폭발하기 시작합니다
    "탈모치료제! 개발 머지 않았다!"  "탈모치료제 '곷' 내년에 상용화 예정!"
     
    하지만....
     
    동물과 사람의 많은 부분이 다르기 때문에 약물의 효능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는지는 미지수입니다. 따라서 시험관, 전임상, 독성 등등 이미 산전수전을 거쳐온 우리의 '곷'이 임상 1,2,3 단계를 마치고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서 제품으로 탄생할 확률은 5~10% 정도가 됩니다.
     
    또한 임상시험을 잘 마쳤다고 할지라도 최종제품으로 판매를 위해서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만 식약처의 판단 아래에 환자에게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판단된다면 거절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아무리 기사가 뜨고 특허가 많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소용이 없습니다. 1번으로 돌아가시면 됩니다
     
     
     
    보통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이와 같은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굉장히 시간이 어렵고 오래걸립니다.. 진행되는 동안에도 뒤집어지기도 부지기수입니다.
     
    따라서 앞으로 신약개발에 관한 기사나 소식을 접하신다면 제가 말씀드린 신약개발의 단계, 시험관-전임상+독성-임상1상-임상2상-임상3상, 중에 어느
     
    단계에서 기사가 났는지 확인해 보신다면 앞으로 약이 개발되는데 필요한 기간과 확률에 대해 조금 더 객관적으로 받아들이실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세줄요약
     
    1. 신약개발의 단계는 시험관->전임상->임상1상->임상2상->임상3상이다
     
    2. 각 단계는 최소한 1년에서 길게는 10년까지의 시간을 필요로 한다
     
    3. 각 단계의 성공확률은 아무리아무리 높게 잡아줘야 10% 이내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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