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처음 그녀를 만났던 것은 학교 기숙사의 친구 방이었습니다. 재미있는 드라마가 있는데 같이 보자고 하더군요.
딱히 할일도 없고 해서 저는 설렁설렁 그놈의 방으로 향했습니다.
문을 열자마자 모니터에선 어떤 여성분이 밥을 먹고 계시더군요.
짧은 단발머리, 동글동글한 눈. 어여쁜 여성분이 있었습니다. 이것이 나의 첫 맞남이었습니다.
그것은 마치 어떤 환희와도 같은 것이었으며, 롤리타도 아닌데, 그 이름을 혀에 올릴라치면 왠지 모를 죄책감이 느껴졌습니다.
그녀의 이름은 아라가키 유이였습니다. -- (나중에야 이것이 '리걸 하이'의 한 장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음.)
2. 누군지 너무 궁금해서, 열심히 찾아봤습니다.
심지어 저보다 나이도 많습니다. 상관없습니다. 아름답기에.
마치 제가 철학을 공부 하며 소크라테스가 걸어가던 길을 되짚어 가보듯이,
나는 그녀가 지금껏 걸어온 길의 전부를 알기를 원했습니다.
상당한 수준의 영어는 사실 큰 도움이 되지 못했습니다.
일본어를 공부했습니다. 자격증 따윈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저 그녀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무었을 좋아하는지, 하고싶은 것은 무엇인지, 전부 남의 말이 아니라 그녀의 말로 듣고 싶었습니다.
고백하건데, 제 현재 직업은 영어 강사입니다. 주변에서는 '영어 강사가 뭔 일본어 공부를 저렇게 하냐'면서 갈굽니다.
3. 그녀가 나온 것이라면 밤낮없이 찾아 해맸습니다. 관련 드라마는 전부 봤습니다.
단역 수준의 비중을 보여주는 영화도 봤습니다. (기린의 날개)
아빠와 나의 7일, 코드 블루, 연공, 마이 보스 마이 히어로, 리갈 하이 1,2,SPs, 입술에 노래를 등
유튜브에서 검색후 나오는 모든 영상을 전부 봤습니다.
자막이 있든 없든.
4. 그저 화면으로 밖에 보지 못하는 각키는, 순수한 소녀에서 성숙해지고, 그러면서도 다시 소녀로 돌아가곤 했습니다.
그러나, 그녀가 어떤 역할, 어떤 모습으로 등장하던지 간에, 저에겐 이 세상 최고의 미녀가 보였습니다.
각키는, 절대적이고도, 완벽하며, 보편적인 기준과 상대적인 기준을 전부 포용하는 미인입니다.
그리고 저는 지금, 이 글을 쓰는 동안에도 몇번이나 숨을 골라야 했습니다.
그녀의 사진만 보고 있어도 가슴이 너무 뛰어서요.
5. 아라가키 유이는 88년 6월 11일생입니다. 한국의 기준으로는 2017년이 시작되면서 30살이 되었습니다만, 일본에서는 여전히 20대 후반입니다.
30대면 어떻고, 40대면 어떻습니까? 마치 파르메니데스의 물질론과 같이, 절대적인 것은 근본적으로 불변입니다. 그녀의 아름다움은, 그래서 불변입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도망치는 것은 부끄럽지만 도움이 된다."를 다 봤습니다. 채널 w에서 틀어주는 것을 매번 본방사수하고, 이것도 모자라서 아예 1편당 1200원을 주고 전부 소장하기로 했습니다. 이 작은 움직임 하나가, 나와 그녀의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됩니다. 설령 그것이 아무리 멀다고 해도 말이죠.
6. 술을 마시고, 새벽에, 감정에 취해서 시작한 글입니다. 오타는 최대한 배재하려 하였으나, 글이 이상합니다. 양해 부탁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