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10구단 시대 유쾌한 가상 시나리오상상은 종종 엉뚱하기도 하지만 미래에 대한 즐거운 설계도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500년 전에 헬리콥터를 상상했다. 그리고 400년이 흘러 진짜 헬기가 처음으로 하늘을 날았다. 프로야구 10구단 시대가 문을 연다. 익숙한 8개 팀 리그에서 단 2팀이 더 늘었다고 뭐가 그렇게 많은 변화가 있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러나 먼저 페넌트레이스 팀당 경기 숫자부터 133경기에서 144경기로 늘어날 수 있다. 당장 2015년 아무도 한국프로야구에서 오르지 못했던 시즌 200안타를 눈앞에서 볼 수도 있다. 스포츠동아는 프로야구 10구단 개막에 앞서 한국프로야구의 미래에 대해 유쾌한 상상을 그렸다.
2015년 개막전 KT-SK 통신 라이벌전
2017년엔 ML서 돌아온 최정 영입전쟁
2016년 프로야구 관중 1000만명 시대
2020년 KT 가을야구…PS 전철시리즈○2015년 개막전 수원에서 만난 진짜 라이벌 9구단 NC의 개막전 상대가 롯데였듯이, 10구단의 1군 첫 상대는 지역 라이벌이자 이동통신 맞수인 SK다. ‘올레’와 ‘생각대로’, 그리고 ‘빅테크테인먼트’와 ‘스포테인먼트’의 격돌. 현대 시절 전국에서 가장 쓸쓸한 야구장이었던 수원은 2만5000석 규모로 단장 했고 수많은 팬들이 외치는 “올레” 함성으로 가득했다.
KT와 SK의 라이벌 구도는 프로야구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다. 해태와 롯데의 제과 라이벌, LG와 두산의 서울 라이벌. 삼성과 LG의 전자 라이벌, 롯데와 NC의 지역 라이벌 등 그동안 프로야구에는 수많은 맞수가 있었다. 그러나 KT와 SK처럼 지역과 모기업까지 동시에 라이벌 구도를 갖는 팀은 없었다. KT는 신생 팀이지만 SK만 만나면 투지로 맞서며 팬들에게 짜릿한 경기를 선물했다.
○2016년 1000만 관중 시대 그리고 돔구장KT와 NC가 예상보다 빨리 1군에서 활약하며 한국 프로야구는 또 한번의 르네상스를 맞는다. 대구와 광주, 창원에 신축된 야구장은 더 많은 팬들을 품에 안았다. 그리고 2016시즌 전국 5개 구장에서 열린 최종 5경기에서 한국프로야구는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기록했다. 1000만번 째 관중에게 각 팀은 앞 다퉈 평생 휴대전화 통신비 무료, 최첨단 휴대전화, 고급자동차, 스마트TV, 태블릿PC, 포크레인, 게임 아이템, 과자세트, 리조트 숙식권, 타이어 등을 선물했다. 1000만 관중 시대를 열며 돔 구장 건설이 시작돼 또 한번 도약한다. 2013년 KT 창단 때 수원이 공약을 내놓을 때만 해도 긴가민가했으나 수원이 실제로 첫 삽을 떴다. 그러자 이에 자극받은 서울까지 돔구장 건설에 나선다.
○2017년 ML에서 돌아온 최정 영입 전쟁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WBC)에서 한국의 우승을 이끌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최정이 3시즌 동안 인상적인 모습을 남겼지만 향수병을 견디지 못하고 한국 복귀를 선언했다. 당장 SK와 KT가 영입경쟁에 뛰어들었다. 수원 유신고를 나온 최정의 복귀는 KT가 연고지 출신 슈퍼스타를 품에 안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 특히 해외로 진출하기 전 라이벌 SK 소속이었기 때문에 양 팀은 전력을 다했다. 최정도 고향과 친정을 높고 깊이 고심하면서 스토브리그에 많은 눈이 쏠렸다.
○2018년 김올레 선수의 57호 홈런구단 확대로 시즌 경기수도 팀당 144경기로 확대되며 다양한 기록이 계속 달성됐다. 2018시즌 ‘괴물 신인’으로 KT 4번타자를 꿰찬 김올레는 삼성 이승엽이 2003년 세운 시즌 최다홈런 56호에 도전했다. 15년 전과 똑 같이 전국 10개 야구장에는 김올레의 홈런 신기록 공을 잡기 위해 잠자리채가 등장했다.
결국 김올레는 134번째 경기에서 이승엽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56호 홈런을 터트렸다. 그리고 9경기 동안 침묵하다 시즌 최종전인 144번째 경기에서 아시아 홈런 신기록을 다시 쓰는 57호를 터트렸다. 새로운 홈런 기록은 국내외에서 큰 관심을 받았다. 특히 이승엽과 김올레가 기록을 세운 시대와 경기수가 달라 시즌 후까지 팬들과 언론에서는 연일 가치를 두고 갑론을박을 하며 큰 화제가 됐다.
○2020년 사상 최초 ‘서브웨이 포스트시즌’
2020년 KT는 1군 진입 6시즌 만에 처음으로 포스트시즌 진출했다. 경기도와 수원 팬들은 열광했다. 특히 SK와 시즌 최종전까지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한 치열한 4위 싸움을 벌이며 팬들을 사로잡았다. 결국 KT가 반게임 차로 4위가 됐다. 5위와 1게임차 이내일 경우 단판 준준플레이오프(원게임 플레이오프)를 치른다는 새로운 규정에 따라 수원에서 운명의 일전을 치렀다. 특히 두산과 LG, 넥센 등 서울 3팀도 이미 가을잔치 티켓을 거머쥐어 포스트시즌은 그야말로 ‘서브웨이 시리즈’로 펼쳐지게 됐다. 지방 팬들은 다음해를 기약했지만, 수도권 팬들은 지하철로 이동하며 모든 가을잔치를 만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