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는 동생의 친 동생이
연극영화과를 진학하려고 했답니다.
그래서 반대를 했더니,
이번에는 실용음악과에 진학한다고 한답니다.
저한테 도움을 청합니다.
배우 한댔다가 가수 한댔다가 말이 되나며
뭔가 조목조목 논리적으로 반대를 해달라고 부탁을 합니다.
그게 지난 주 였습니다.
생각을 했봤습니다.
일단 얼마 전까지 그닥 노래를 하거나 연극 영화를 보러 다니거나 하는 모습을 본 적이 없는 것 같기에
우발적 결정으로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이 때까지 가수나 배우에 대해 특별한 노력을 하지 않았던 것을 얘기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대학에 가서 차근히 공부하며 스타가 되겠답니다.
가수나 배우에 대한 건 어떤 것이든 대학에 합격만 하면 자신이 있답니다.
제가 아는 아이돌은 거의 다 고등학생입니다.
옛날에 서태지는 고등학교 중퇴였고, 김태희씨는 서울대학생이었습니다.
뭔가 설득할 방법이 있겠다 싶어
다분히 사실에 기초를 두고, 너무나도 현실적인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우선 포털사이트에서 연예인 이름을 쳤습니다.
그리고 학력과 경력을 봤습니다.
밑의 내용은 대충 생각나는 연예인에 관한 포털사이트 자료를 대충 정리한 것입니다.
송강호 - 부산경상대학방송연예 - 연극배우10년 - 영화배우로 성공
설경구 - 한양대학연극영화 - 연극배우10년 - 영화배우로 성공
엄정화 - 복원여고 - 가수성공 후 - 영화배우도 성공
김윤석 - 동의대학독어독문 - 연극배우10년 - 영화배우로성공
강혜정 - 서울예술대학연극 입학후 거의 다닌 적 없음 - 중퇴 - 영화배우로 성공
이병헌 - 한양대불문과 - 영화배우로 성공
차승원 - 단대부고 - 모델성공 - 영화배우로 성공 - 나중에 성균관대 영상과 들어갔다가 그만둠
조인성 - 전남과학대학 모델이벤트과 - 연예인 성공 후 영화배우 성공
원빈 - 춘천기계공고 - 스타된 후 백제예술대학 - 용인대학
강성연 - 한남대학교 사회복지학 - 탤런트 성공 - 가수 성공
최강희 - 동명여고 - 탤런트 성공 - 서일대학 연극영화 입학후 중퇴 - 영화배우
이승기 - 동국대학교 국제통상학 - 배우로 성공
유재석 - 서울예술대학 방송연예학 입학 후 중퇴 - 연예인으로 성공
한가인 - 경희대학교 관광경영
노홍철 - 홍익대학교 기계정보공학 - 연예인으로 성공
김태희 - 서울대학교 의류학 - 탤런트로 성공
이민정 - 성균관대연기 - 탤런트로 성공
강호동 - 마산상고 - 씨름천하장사 - 용인대학교 입학후 중퇴
박명수 - 공항고등학교 - 연예인으로 성공
전지현 - 진선여고 - 데뷔 후 동국대 입학
서태지 - 서울북공고 중퇴 - 처음엔 기타치다 가수로 성공
신하균 - 서울예술대학연극 - 영화배우로 성공
아이유 - 동덕여고 - 중학교때 데뷔
보아 - 양정초 - 삼육중 - 가수로데뷔
장근석 - 10살때 데뷔 - 배우로 성공 - 한양대학교연극영화
성시경 - 고려대학교 사회학 - 가수로 성공
임재범 - 서울고 - 가수로 데뷔
(아이돌의 경우 대학과 스타와의 상관관계가 거의 없어 조사하다 그만두었습니다)
천차만별입니다.
대충 보니 몇가지 유형으로 정리됩니다.
유형 A : 인문계열 대학졸업자 (대학재학과 졸업 전후로 연예인으로 데뷔/성공)
유형 B : 중고등학교 중퇴/졸업 후 연예인으로 데뷔/성공 : 후에 대학에 입학 (중퇴/졸업)
유형 C : 연극영화과 졸업 후 무명으로 연극계나 방송계 거의 10년내외 (이상) 활동 후 성공
유형 D : 연극영화과 졸업 후 수년이내 성공 (위의 자료 중에선 신하균 유일함)
이 쯤 하고 주변을 보니
고등학생들 중, 연극영화과 실용음악과 입시생들이 아주 넘칩니다.
이 정도인지 몰랐습니다. 관심 없는 분들은 모르겠지만, 아주 아주 많습니다.
그런데 그들 대부분이
노래나 음악을 하고 있거나, 연기를 하고 있거나 라기 보다는
대부분이 대학 입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습니다. 예술에도 그 젊은 나날을 입시준비로 보내는 것 입니다.
이게 젤 슬펐습니다. 입시라는게 한국이므로
분명 아주 괜찮은 창의력에 대한 시험을 볼 것이라는 상상은
하기 힘들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기다 예술성의 많은 부분이 어릴때 만들어지지 않나요?
위의 조사에서 빠진 제가 좋아하는 가수 대부분도
대학과는 별로 상관 없지 않나 하는 학벌을 가졌었던 것으로 기억 됩니다.
그래서 해당학과의 취업(?)률을 아주 무식한 방법으로 조사해보았습니다.
태어난 연도와 중고등학교를 다닌 연도, 데뷔연도,
그리고 알려질만한 작품에 출연하거나 한 연도 등을 조사 했습니다.
결론은
아무리 살펴봐도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가
해당분야에서의 성공이나 스타로서의 입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보기 힘들었습니다.
오히려 인문계열이나 자연계열을 졸업한 조금 똑똑한(?) 분들이
배우나 아나운서, 연예인을 하는 경우가 제일 많았습니다.
중고등학교를 다니거나 중퇴하거나 졸업하고 스타가 된 케이스도 많았는데,
이 경우는 스타보다는 원래부터 그 분야를 좋아하고 진작부터 하던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이 경우는 나중에 대학진학을 하거나 안하거나의 경우로 나뉘어졌습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학력에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가 있는 스타들은
거의 모든 경우 데뷔 후나 스타가 된 후 대학교에 입학한 경우가 아주 많았습니다.
그 중 일부는 대학의 홍보물에 출연하였습니다,
어차피 스타이기 때문에 입학 만으로도 대학의 홍보가 되었을 듯 싶습니다.
연예인의 대학문제에 대한 여러 기사를 살펴보았더니 유령 대학생이라는 단어가 보였는데,
아마도 당사자는 학위라는, 대학은 스타를 통한 홍보/마케팅이라는 순기능이 있는 모양이었습니다.
가수 김범수씨는 여러 대학에 대한 경력사항이 있었습니다.
대학원까지 진학한걸 보면 본인의 노력에 대한 부분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배우 신하균씨는 포털사이트 자료상 대학을 졸업하고 몇년 이내에 영화를 통해 알려진 배우인데
이런 경우라면 연극영화과 배우전공을 입학할만하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런 경우는 많지 않고, 거의 찾아보기 힘들었습니다.
아 이민정씨도 있었습니다.
요즘 인기가 아주 많은 아이돌의 경우
먼저 스타가 되고 나중에 대학에 합격하는 경우가 많은데
해당 학생이 그 대학에 진학하는 것인지, 대학에서 서로 데리고 가는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특히 실용음악과의 경우
졸업하고 스타된 경우는 거의 전무했고
스타가 되고 학교에 뒤늦게 입학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대학 입시가 인생의 중요한 획을 긋는다는 식의 전통적인 생각이 학창시절을 지배하는 한국의 특성인지
예체능계열의 입시비리에 대한 기사는 아주 많이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특히 예술계열의 경우 점수화나 숫자화 되지 않는 예술의 특성상 누가 누구를 평가한다는 것은
당연히 절대 객관적일 수도 없고, 공평할 수도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건 아이유를 좋아할 수 도 있고, 소녀시대르 좋아할 수도 있는 것 처럼
'점수화' 할 수 없고, 다분히 취향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잘생기고 예쁘면 해당학과 입시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며
합격/불합격한 이유를 명확히 밝히기 거의 불가능한 예술계 입시 특성 상
언제나 합격과 불합격이 명쾌한 것은 아니지 않을까요.
때문에 해당 관련 학과의 입시가 얼마나 공평한지에 대해서는
애초에 논의 이전의 문제로 절대 공평할 수가 없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려봅니다.
돈 많고 예쁘면 뽑히는게 공평하다면, 잘못 말했습니다. 공평합니다.
입시 한달 전 성형외과 거치고 합격한 여학생도 있더군요.
대학에 진학하지 않겠다고 (나중에는 진학할 수 있다고) 한 아이유의 경우
여러 대학의 특차 선발에 대한 기사가 나왔었는데, 대학의 프로포즈와 아이유의 거부라는 내용으로
기사화 된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예술 계열의 대학에 공부를 하러 가는 경우
만나는 교수와 대학의 커리큘럼, 지원.
그리고 본인의 의지에 따라 득실이 있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대학 진학 후 스태프 쪽의 진출이 많았는데
아무래도 감독이나 스태프 등은 단순히 외모나 매력 보다는
지식이나 경험, 장비등에 대한 실력이 있어야 가능한 부분이 아닐까 생각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 분야의 입시에도
한국의 입시에 대한 거대한 스트레스는 여전히,
아니 더 크게 있었습니다.
예술 계열의 대학에 스타가 되려고 입학하려고 하는 경우에는
자제 좀 해도 되겠다 싶었습니다.
많이들 선호하는 서울권의 해당 학과들의 입시 경쟁률은
일반 학과에 비해 정말 심하게 높더군요.
합격하는 극히 일부에 비해 엄청난 수의 학생들이 불합격이라는 상처를 가지고 이십대를 시작하게 됩니다.
일부 기사에는 대학의 전형료 장사라는 내용도 있었지만, 대학이 지원하는 학생을 막을 순 없지 않나 싶었습니다.
합격 후에도 크게 달라지는 건 없는 것 같았습니다.
일부 해당학과 학생들은 크고 작은 여러 컨텐츠에 출연 하지만,
재학기간과 졸업 후 약 5년 정도의 기간을 보면
결과는 아주 처참합니다.
같은 대학생임에도 입시 이전부터 스타였던 학생들은 계속 스타이며
많은 다른 학과 출신들 중 많은 다수가 스타대열에 합류하며
대학과 관련 없이 자신의 인생을 만드는 중졸 고졸자 다수가 또한 스타가 됩니다.
결국 대중예술의 스타를 꿈꾸다
고등학교 졸업 이전에 꿈을 못 이룬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이 한국의 대학입시 문화에 편승해
정체를 알 수 없는 입시전쟁을 치르지만,
합격자는 기쁘지만 장미빛 미래의 확률이 너무 적고
불합격자는 상처로 시작되는 이십대를 '백수' 나 '재수' 로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더욱이
한참 몸과 마음과 머리가 성장하고 있어야 할 때에
'입시 연기' 와 '입시 보컬' 을 하느라 다른 학생들보다 학교 공부를 훨씬 덜 한 학생들이
맞이하게 될 미래는 솔직히 더 걱정되더군요.
요즘 보통의 스타가 중학교 때 부터 만들어지고, 10대 후반, 20대 전반이 스타의 중요한 나이대임을 생각할 때,
스무살에 시작한 대학생활에 남자들의 경우 군대까지 합하면
27 또는 28세에 졸업해서 할 수 있는 일은 정말 제한적인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배우의 경우 설경구, 송강호 씨 처럼
10년 이상의 연극배우 생활을 거치며 쌓인 실력을 바탕으로
영화계의 스타로 발돋음 하는 경우는 많았습니다.
이 경우 설경구, 송강호, 김윤석 씨 등 이 시대 한국의 실력있는 연기파 배우 대부분을 차지했고
그들이 스타가 된 나이는 대략 30대 중반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 학교생활 4년 보다는
10여년에 걸친 극단의 연극 생활이 더 큰 영향을 주었을 거라는 생각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입니다.
외국의 경우
비슷한 상황을 찾기가 힘들었는데 이유는.
사회 분위기도 다르고, 정규 대학의 학과 시스템도
한국과는 전혀 달랐기 때문입니다.
평범한 한 고등학생이
연극영화과나 실용음악과에 진학할 확률과
그 이후에 스타로 발돋움 할 수 있는 확률은
너무나도 작았습니다.
아니, 많은 다른학과 출신들이나, 대학에 진학하지 않은 사람들보다도
스타가 되는 확률보다 더 적은 것 같았습니다.
결국 전국의 많은 연극영화과, 실용음악과는
대체 연예인, 스타의 꿈을 가진 한 어린 학생에게
대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 걸까요.
이상 몇칠동안, 틈틈이, 그리고 밤 늦게까지
인터넷을 통해 온갖 자료와 커뮤니티를 뒤진 결과를
이 곳에 적어 놓습니다.
누군가 한 사람이라도 읽고
좀 더 나은 인생을 가지게 되길 바랍니다.
아니면 큰 꿈을 갖고 많은 사람들에게 진정 영향력있는 예술성을 펼칠
예술가가 탄생되던가요.
- 끝내고.
물론 모든 연예인의 학력과 경력을 조사할 수는 없었습니다.
때문에 대학교가 스타의 큰 이유가 된 분들도 많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데 여전히 그렇지 않은 스타들도 여전히 많을게 분명하다고 생각 됩니다.
한 개인의 인터넷 서핑에 의한 결과이며
아는 동생의 가족 한 사람을 구렁텅이에서 구해내려는 목적에서
조사한 결과입니다.
차라리 음악에 푹 빠져있거나, 연기에 푹 빠져 있다면,
대학 뿐 아니라, 대학에 안가고 하겠다고 해도
지금처럼 반대하지는 않았을거라는 얘기를 술 한잔 하며 나눴습니다.
사실 하고싶다면, 대학이 문제는 아니죠. 가던, 안가던. ..
예술인데.. 서태지도 아이유도 있는데..
그 친구, 이번 주말에 만나려는데,
그냥 오유에 와서 이거 보라고 하는게 나을 것 같습니다.
쓰기는 했는데 도저히 말로 설명할 수가 없네요.
오타도 있을 거고, 수정하다 틀린 줄도 있을거고..
뭐 중요하겠습니까. 요점이 있는데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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