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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humorbest_391066
    작성자 : 치리롱
    추천 : 203
    조회수 : 23339
    IP : 210.92.***.14
    댓글 : 0개
    베스트 등록시간 : 2011/09/27 01:05:31
    원글작성시간 : 2011/09/26 21:08:24
    http://todayhumor.com/?humorbest_391066 모바일
    고기잡이 어선 후기
    일단 배를 탄 이유는 여러가지있었지만..

    배를 타고나서 내릴때까지 느낀점들을 써보겠습니다.

    일단 처음 느낀건.. 정보가 너무 부족하다.
    처음 선원일을 한번 해보려고해도.. 네이버 지식인이든 어디든 성실하게 적혀있는 곳은 없고 다들 타지마라만 그러지 한번 꼭 타려는 사람에게 알려주는 사람은 없더군요. 저도 알바천국에서 찾아서 들어갔는데.. 사실 알바천국에서 믿고 연락했다가 어디 이상한 곳으로 팔려가는 것 아닌지 많이 걱정했습니다. 
    알바천국에 써져있는 회사명을 검색해봐도 제대로 나오는 곳도 없었고.. 그래서 제가 확인한 방법은 국세청에서 사업자번호 검색이였습니다. 그 결과 놀랍게도 대다수 회사들이 세금 미납이거나 폐업자라고 뜨더군요.. 그중에 세급 면세업자들 쪽도 있길래 자세히는 모르지만 그나마 폐업해놓고선 홍보하는 놈들보단 좋겠다 싶어서 그쪽으로 갔습니다.

    처음 조*해운 이라는 곳에 전화를 걸어서 물어보니 알바천국에 적혀있는데로 월 300~500만원에 배타는 기간 1~24개월 선택가능하다고해서 2~3달만 타는게 가능하냐고 물어봤었더니.. 가능하다고 했었습니다. 그래서 다음날 바로 가려고했는데 오후에 다시 전화오더니 오늘 저녁에 늦어도 좋으니 배 태워주겠다고 오라고해서.. 저녁 11시에 부산에 도착하고 바로 차한대가 와서 제 짐을 트렁크에 전부 실어놓고 저는 모텔에 넣어주더군요.. 근데 제 짐을 안주는겁니다 !!!!

    계속 달라고했는데 내일 주겠다고 그냥 가버리고.. 밥 안먹는다니까 짬뽕 강제로 시켜서 맥이고.. 아... 순간 이거 돗대는거 아닌가 싶었습니다. 내가 인실좆을 제대로 당하는건가? 싶었습니다. 그리고 모텔에 인상 험악한 아저씨 한명과 밤을 새고.. 정말 도망쳐야하나 수십번 생각했지만 일단 다음날까지 기다렸죠.

    다음날 인상파 아저씨와 자갈치시장에 강제로 같이가서 소주한병 마시고 밥먹고... 신체검사 받고 바로 1시에 비행기타고 제주도로 갔습니다.

    그런데..!!!! 공항에 가던 도중에 갑자기 월급은 기본급 125만원이고 첫달에 작업복이랑 생필품값으로 35만원+소개비 40만을 공제한답니다.. 허허!! 이런 개사퀴ㅏ몬ㅇㄹ;ㅣ ㅏ농러ㅏ보먼ㅇㄹ 

    그래서 월급 3~5백 이라고 써져있었는데 어떻게 된거냐고 물어보니.. 배를 8월부터 5월까지 타는데 5월에 마무리하는걸 철항이라고 합니다. 철항까지 타는 사람들만 고기잡은 것들 전부 정산해서 나누고.. 그전에 내리면 땡전한푼 못받는다는 사실..!! 선원모집하는 글에서는 단 한번도 적혀있지 않았던걸 비행기탈때 들었습니다. 빼고박도 못하게 --

    어쩔수없이 억울하지만 배를 타야했고 그렇게 저인망을 하는 배를 탔습니다. 여기서 배 종류가 굉장히 많은데 저인망이나 쌍끌이? 정확히는 모르겠는데 이런 배들이 좋고 작은 배들이나 몇몇 배들은 제가 말한 배들보다 몇배는 힘들고 돈도 못번다더군요.

    여하튼 여차저차해서 배를 타게되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바람이 드물게 심해지기 시작할때 배를타서.. 첫날 일하는데 정말 죽을뻔했습니다. 유람선이나 그런거 타보고 배멀미 안한다고 생각하고 배를 탔다가.. 그런 배들은 애초에 안전한 코스로만 배가 다닌다는 걸 알았습니다. 아.. 군생활하면서도 퍼진적 없는데 처음으로 온몸에 힘이 안들어가면서 그대로 엎어져서 계속 쓰러져있었습니다. 하지만 쓰러져도 계속 일어나서 일하라고하는 강한 선원분들.. 절대 배멀미한다고 쉬게 안해줍니다. 토해도 일해야합니다. 사람 미쳐갑니다.

    일단 일이 진행되는건.. 어느정도 항구에서 벗어나면 투망을 합니다. 그물을 내보내고 대략 4~5시간.. 간혹 3시간만에도 끌어올리게되는데. 일단 투망한거 다시 올리면 거의 대부분이 물고기가 산을 이룹니다. 그 엄청난 물고기때에 암담한 마음이 생깁니다. 아.. 저거 언제 다하나 싶습니다. 거기서 바로 사람들이 붙어서 쪼그려앉아가지고 물고기 분류작업에 들어갑니다. 제가 탄 배는 삼치와 조기, 돔, 갈치, 오징어등을 일정크기 이상은 따로 분류하고 나머지 작거나 잡고기들은 전부 플라스틱 네모난 통에 담아서 잡고기로 분류합니다. 미친듯이 일하다보면 통에 담긴 수십키로 물고기들 계속 옴기고.. 퍼담고.. 옴기고.. 퍼담고.. 무한반복 6시간 릴레이.. 해파리도 엄청 많은데.. 간혹 여기서 잡고기에 해파리 섞여들어가기도 합니다. 작업환경도 굉장히 더러워서.. 생선캐는데 바로 옆에서 오줌쳐싸는 인간도 있고.. 침은 대충뱉어버리고.. 여하튼

    정말 정신없이 일하고.. 솔직히 첫날 일도 제대로 못하고 그냥 미친듯이 쓰러지기만했는데 시간상 첫날 쉬지않고 12시간 일했던게 기억납니다.

    배에서는 절대 쉬는시간이 없습니다.

    본인이 노가다도 해보고.. 많은 일들을 해봤지만 1시간당 10분간 휴식이 얼마나 소중한지 깨달았습니다. 정말 논타임으로 일하는게 얼마나 힘든지 안해본사람을 모르겠지만... 그리고 생선 다 캐고 냉동고에 넣어두고 바로 그물에 걸려있는 생선들 미친듯이 털어내는 작업을 합니다. 이때 방진복 비슷하게 생긴 갑바를 입는데도 얼굴에 생선의 시체파편이 갈기갈기 찢겨져서 얼굴에 다닥다닥 붙어버립니다. 생선시체팩 하는 셈인데 기분 더럽지만 그냥 참아냅니다. 이 일이 다 끝나면 다시 냉동고작업 마무리짓고.. 20분정도 담배탐하고 바로 다시 투망합니다. 가끔 1~2시간 쉴때도있는데 그렇게 오래 쉴때는 별로 없습니다.

    그렇게 일하고 배 안에 쉬는 장소가 있습니다. 2층침대처럼 되어있는데.. 가로세로 2미터 약간 넘는 곳에 6명이 잡니다. 침대라고 하기도 뭐하긴하지만.. 딱히 표현할 말이 없네요.

    여튼 저는 제수없게도 자리가 없어서 그냥 맨바닥에서 자는데.. 완전 새우잠을 자야합니다. 다리를 다 필정도로 넓은 공간이 아니거든요.

    그렇게 첫날은 씻는 것도 잊은체 너무 힘들어 그냥 퍼져 잤습니다. 그렇게 4~5시간 자고..(가끔 3시간자면 정말 미칠듯한 스트레스가 ㅠ ㅠ) 다시 일어나서 또 생선의 산에서 생선 캐내고 담고 옴기고 무한반복입니다.

    이렇게 보통 8~10일간 바다에서 지내게됩니다. 배는 한번 뜨면 기름떨어지거나 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냉동고를 가득 채우기전까지는 절대 육지에 안갑니다.

    그리고 육지에가도 쉬는게 아닙니다. 생선들 전부 다 옴기고 장비정비하고 다시 출항할 준비하면서 모자란 물품들 가득 실어야합니다. 그렇게하면 보통 아침 7~8시에 육지오면.. 4~5시 넘어서 일끝나고.. 바로 출항합니다.

    처음 알바천국에서 전화해서 물어볼때는 10일에 한번씩 육지에 와서 쉰다고하는데.. 개 사기 헛소리입니다.

    10일에 한번 육지들어와서 개같이 일하는데.. 그 들어오는 날은 새벽에도 생선캐고 바로 쉬지도않고 일 낮까지 18시간정도 일하다가 출항하는 겁니다.

    대략 일은 이런식으로 진행되고.. 보통 95~100일타면 4박5일 휴가를 주는데 그때 제외하면 육지갈일이 없고 내년 5월에나 돈을 한번에 분배하니까 돈은 확실히 잘 모일겁니다. 

    하지만 몇달 탈사람들은 안타는게 좋고.. 나는 3~4월에 타서 한두달만 타고 분배받으면 되는거 아니야? 이런 생각 하시는 분들 있을텐데! 보통 9월부터 1~2월까지가 피크고 3~5월은 그닥이라 그렇게 많이 못받습니다.

    그리고 배타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씻는 문제입니다.

    담수는  양이 적어서 샤워하기에 부족하고 그냥 손씻고 세수하는데 쓰는데도 잔소리 엄청해댑니다.

    바닷물로 많이 씻는데.. 샴푸로도 거품이 잘 안나고 씻어도 그다지 씻은 느낌도 안나고.. 같이 배탄사람들도 그렇고 온몸에 여드름이나 염증이 엄청나게 생깁니다. 땀을 비오듯이 흘리는데 제대로 못씻으니까요.

    배 타시려는 분들.. 제가 직접 경험해봤는데 인터넷에 원양어선 후기라는거 말고는 제대로 된 정보도 없고..

    솔직히 원양어선 후기 그거 완전 옛날거라 믿을만하지도 않습니다.

    요즘에는 원양어선 몇년 경력없으면 태워주지도 않습니다. 그러니 생각 잘하시고 돈을 많이받는다는게 정말 오래타고 끝까지 타야만하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군대다녀오신 분들도.. 저랑 같이 타면서 이야기 많이 해봤는데.... 군대 다시가라면 가겠는데 배타라고하면 못타겠다고 하더군요. 저도 솔직히 누가 타라고해도 다시는 안탈겁니다. 잘생각해보시길



    정리1. 월급은 기본급 125 / 5월 철항까지 타야 돈 분배받음. 6~7월은 배 운행안하는데 5월까지 탄 사람들은 실업수당이라고 100만원정도 나오게됨. 그리고 8월부터 5월까지타면 퇴직급 기본급의 150%지급. 대신 8월부터 안탄사람들은 6개월정도면 80%지급. 그 이하는 없는걸로암. 

    정리2. 배에서 가장 힘든점은 씻는것도 문제지만 시간의 불규칙함. 선장 마음대로 일시키기때문에 힘듭니다. 보통 일시작하면 5~8시간 일하고 3~5시간쉬는데. 정말 잠자리도 너무 협소하고 사람들이 밀집되있는데 거기서 선장하고 주방장하고 또 누구있는데.. 노동 안하는 몇분은 사람들 자는거 신경안쓰고 tv 엄청 크게틀고 쳐보느라 시끄러워서 잠도 제대로 안오고 자주 깹니다. 3~5시간 쉬는데 잘자면 3~4시간자고 못잘땐 한두시간잡니다. 체력회복하기 정말 힘듭니다.

    정리3. 돈벌려면 차라리 노가다판이 더 좋을듯..
           마지막으로.. 배타려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기를.. 제발 몇달 안털거면 타지마시길. 
           몸만 망가지고 온몸에 쓰레기 피부되서 나오십니다.











    ps. 같이 탔던 28살 점장형. 정말 고마웠고 나중에 꼭 술한잔하고.. 쉰 넘으셨떤 아저씨.. 제발 고생 그만하고 빨리 내리셨으면 좋겠고.. 서른넘던 형님.. 감사했어요. 내가 이거 내리면 꼭 후기 올린다고했는데 이제 올렸네요. 나중에 이거 보게되면 문자 꼭 주셔야합니다 형님들. 고생하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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