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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매일 밤마다 오유 들어와 자주 글을 읽곤 하다가 이렇게 글을 쓰게 된건 처음이네요.
해외에서는 익명으로 쓸 수 없다고 해서 새로 가입을 해서 쓰는 첫 글이 고민게시판이라니...... 참 죄송스럽네요
하지만 제가 봐 왔던 오유 분들은 정말 따뜻하고 마음씨 깊은 분들이었던지라 글 한번 남겨 봅니다.
대학도 부모님께서 남부럽지 않은 좋은 대학에 붙었고, 그래서인지 처음에 유학생활 할 때에 부모님께서 선뜻 보내주셨습니다.
넓은 곳에 가서 더 넓은 꿈을 한번 꿔보라구요.
저는 저만 생각할 줄 알고 부모님 생각은 한번도 안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향수병이며 우울증, 불면증 이런게 찾아왔는데, 자꾸 이겨내라시는 말만 하시는 부모님이 원망스러웠습니다. 정말 어리게요...
매일 방에 히키코모리처럼 숨어서 페이스북만 몇시간씩 확인하거나, 어쩔 땐 무슨 억하심정 가진 사람처럼 쇼핑도 펑펑하고...
정말 제 멋대로 살았습니다. 기왕지사 온김에 하고싶었던거 원없이 해보자 이런 웃기지도 않은 생각을 하면서요.....
그나마 다행인건 여중여고나와 겁은 많아서 술,마약,담배,남자는 절대 가까이하지도 못했습니다.
문제는 히키코모리처럼 방에 처박혀 지낸 몇주간의 시간들이었는데, 그 때문에 출석율이 낮아서 Certificate 못받을거라는 통보를 받았습니다.
저는 그 땐 어쩔 수 없었으니까 하면서, 영어만 늘면 됐지. 하고 위안을 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어제 통화중에 너 몇년간 부은 적금깨서 보낸거다. Certificate 이거 한장이 니 아버지 적금이니까 꼭 마무리 잘 해서 받아와라
하시는 엄마 전화를 받는데 세상이 무너지는 줄 알았습니다.
외국에 딸 하나 덜렁 보내놓으시고 전화도 맘대로 못하시고 해줄 수 있는게 돈 부쳐주는 것밖에 없고
해줄 수 있는 말이 이겨내라, 이겨내야 한다 라는 말밖에 없어 기다리며 가슴아프셨을 부모님 생각은 이제야 나더라구요....
아버지가 밤늦게 술마시며 벌어오신 돈을 웃기지도 않은 알량한 우울증에 향수병 따위의 변명을 대면서
축내고, 부잣집 딸내미 놀이 하면서 보낸 나날들을 생각하지, 제 자신이 너무나 구역질이 나서 미쳐버릴것같았습니다.
도망치듯 고민게시판에 와 "힘들어"를 검색해 보니 제가 이렇게 글 쓰는게 부끄러울 정도로
피땀흘려 알바해서 제손으로 당당하게 등록금 내시고, 유학 가시는 분들도 많으신데...........
저는 부모님께 손벌려 편하게 와놓고 부모님이 기대하신 종이 한장 그 단 하나도 제대로 못 가져가려니
제가 너무 쓰레기같고 가족에 폐만 끼치는 사람이더라구요.....항상 욕하던 된장녀며 부모 등골빼먹는 자식들과 다를게 하나 없고......
우리 딸 고생하다 왔네, 하고 반겨주실 어머니 얼굴 뵐 낯도 없고....
제가 정말 짐승같고 머저리같고 병신같고 정말...너무 후회스럽습니다.
오늘 오전엔 다리를 건너려다 못된 생각이 들어서 거기 서서 한참을 울었습니다
이주일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면 좋을 텐데..... 자꾸 그런 생각만 들구요.
하지만 이런 식으로 생각해 보았자 제 과오가 만회되는 것도 아니고,
더 괴롭기만 하고 이런식으로 살다간 부모님께 더 폐만 끼쳐드릴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고민게시판에 한번 올려봅니다. 오유에 계신 많은 인생 선배님들의 꾸지람을 듣고 싶어서요.
못난 자식 혼낸다 생각하시고 정신 바짝 들어 열심히 살 수 있게 저좀 혼내주세요...
그래주시면 평생 은혜갚는다고 생각하고 정말 열심히 살겠습니다
그리고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댓글 작성은 회원만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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