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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2010년도부터 마이리틀포니를 봤던것 같다.
게임하던 서버에서도, 자주가던 커뮤니티에서도, 유튜브에서도 근근히 사진이라든지 글같은걸로 보게되었다.
처음에는 그냥 다른 만화들과 똑같이 '또 뭔가 멍청한게 유행타는게 있구나' 싶었다.
그리고 금새 2년이 지낫다.
9월쯤 이미 시즌2가 끝낫을 무렵 작업실에 그냥 웹서핑하던중에
스마일송을 듣게되었다.
노래의 가사는 마치 수술 메스처럼 내 머리속을 해집어놓았다.
그리고 포니를 보기시작했다.
난 원래 매우 보수적이라
오타쿠같은 것에 관해서도 매우 적대적이었고 욕을하는것도 서슴치않았다.
편견도 많았고, 내가 싫어하는것을 좋아하는 사람들을 한심하다고 자랑스럽게 욕하고 다녓다.
그리고 나름대로의 논리를 들이대며 그들을 내리까는것을 즐겼다.
그리고 난 바로 내가 비난하던 그 대상이 되었다.
브로니에 관한 사람들의 반응또한 관찰하기 시작했다.
내가 선호하지 않기에 욕하고 헐뜯고 무시하던 바로 내 자신들이 보였다.
항상 무언가 더큰 야망을 쫒고 남을 질투하고 남을 헐뜯고 내 생각을 마치 공공연한 진리인듯 떠벌리던 나였다.
마이리틀포니라는 애들쇼는 나를 부끄럽게하고 반성하게 만든것이다.
마이리틀포니를 보기 시작한뒤로는 난 세상을 새롭게 보기 시작했다.
내가 절대적으로 비난하던 것들을 다시한번 보게되었고,
나 자신의 시야가 조금은 넓어졌고 좀더 옳은 방향으로 바뀌는것을 느꼇다.
내가 하던 일들에 좀더 애정을 가지고, 새로변화하는 나 자신에도 애정을 가지고, 더 열씸히 일했다.
난 새해를 맞았고
갑작스런 안좋을 일들이 한꺼번에 일어났다.
고난은 밤에 찾아온다고 했었다.
정말 힘들고 절대 자신이 어떻게 할수없는 엄청난 고난이 다가올때는 어떻게 해야할까.
과거에는 난 그저 세상을 저주했다. 이런 일들을 나에게 준 모든것에 분노를 쏟아냈다.
그 분노는 나를 계속 망처놓았다. 사람들과 떨어지고, 나에게 신경써주는 모든 사람들을 상처주고, 나 자신을 망가뜨리며
그 고난에서 도망치려 노력했다.
하지만 지금의 나는 달라져 있었다.
정말 이전의 모든일들을 다 더하고도 비교도 안될만큼 큰 일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난 예전처럼 분노하지도, 슬퍼하지도 않았다.
그 상황을 의연하게 받아들였고 침착하게 내가 할수있는 일들을 해나갔다.
머리속으로 계속 그 애들쇼에서 나오던, 내가 느꼇던 교훈들을 생각했다.
부모를 여의고도 오히려 가족을 책임지고 열심히 일하면 친구들을 보살핀다.
자신의 일에 확신을 가지고 진정히 자신의 재능을 존중하며 여러사람에게 관용을 배풀었다.
힘든일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다른사람을 기분좋게 나아지게 해주는 일을 평생의 과제로한다.
남들에게 항상 친절을 배풀며, 친구들이 필요할때 언제나 곁에 있어주기 등등.
어찌보면 매우 전형적이고 도식적이고 매우 기본적이다.
하지만 이런것들을 배울기회는 매우 짧았고 별로 관심도 가지지않았으며 오히려 별로 중요하지도 않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것들이 날 구원해줬다.
큰 일이 지나가고 나서 다시 생각해보면
마이리틀포니라는 유치하고 멍청한 애들쇼는
유치하고 멍청한 애같았던 나를
어른으로 만들어 주고있었다.
난 지금 다시 작업실에 혼자앉아
이런 마법에 걸리게해준 그 노래를 듣고있다.
스마일 스마일 스마일
아직도 믿기지가 않는다.
2013.4.5 자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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