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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물ID : military_38722
    작성자 : 비켜라잇나우
    추천 : 0
    조회수 : 533
    IP : 221.163.***.252
    댓글 : 2개
    등록시간 : 2014/02/19 00:38:01
    http://todayhumor.com/?military_38722 모바일
    당직과 트라우마
    안녕하세요, 저는 주로 눈팅위주로 하는 27살 오유인입니다.
     
    예전에 후임얘기를 잠깐 썼다가 모바일인관계로 글이 편집도 안되고, 자꾸 올라가질 않아서
     
    쓰다말고 접은적이 있었지요....  그 얘기는 나중에...
     
    최근 밀게 베스트를 보다가 당직얘기를 보다가생각이 나서 쓰게 됐습니다.
     
     
    본인은 08년 6월에 입대해서 10년 5월에 전역한 대한의 오징어입니다.
     
    30사단에서 근무했었구요. 만약에 아는 사람이 오유를 한다면 뭔가 추측할수도 있을것같음.. 두렵긔.
     
    때는 본인이 상병을 달고, 분교대(분대장 교육대)를 다녀온 후의 이야기입니다.
     
    당시 분교대에 가게된 날짜가 2주인가, 3주인가짜리 훈련기간이랑 겹쳐서
     
    대대인원들 절반이상이 나가있게되어 중대별로 두개. 세개정도의 생활관만 운영하고 있었죠(소대별)
     
    분교대를 수료하고 복귀하고 나니, 마침 대대앞에 심어져있던 악마의 나무 플라타너스가
     
    천본앵마냥 잎을 흩날려 배수구를 막고 있는걸 보니 기분이 참담했습니다.
     
    그 참담한 기분이 멸망의 전조라는걸 나는 인식해야했음...
     
    당시 부대에 남아있던 간부도 많지 않았고, 기억에는 수송부에 계신 원사님(직책이 기억이 안남)께서
     
    주로 사령을 서시던게 기억나네요
     
    본인은 복귀 후 임시분대장 자리를 맡아 경험을 키우고 있었습니다.
     
    끝이 안보이는 악마의 잎사귀를 치우고(대대로 복귀했을때, 대대 도로를 낙엽이 가득채우고있었음.. )
     
    이렁저렁 시간을 보내다보니 어느 덧, 훈련자들이 복귀하기 2-3일전이 되었죠
     
    이 때가,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마침 그날이 후임녀석(주요인물, 철이라 하겠음)의 생일이었기에, 짧은 저녁점호가 끝나고
     
    가벼운 터치로 생일빵을 해준다며 정말 화기애애하게 생일을 축하해주고 있었습니다.
     
    문제는 거기서 발생했습니다.
     
    덩치가 상당히큰 내 맞후임중 하나인 녀석(중이 라고 하겠음)이 철이를 터치하기 시작했습니다..
     
    상황을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말뚝박기자세에서 중이가 철이의 허리를 잡고 들어올렸고,
     
    우리 모두 중이가 워낙 덩치에 안맞게 순한녀석이라, 별 걱정안하고 있었죠.
     
    그런데.. 철이가 공중으로, 그것도 역위로 들여올려지자 당황해서 몸을 미친듯이 흔들기 시작했고,
     
    사람하나무게를 지탱하고있던 중이는 그대로 중심을 잃었고,
     
    철이를 역위로 든 상태로 엉덩이부터, 침상위에 앉고 말았습니다. 중간동작 없이.
     
    ... 상황이 이해 되십니까?
     
    한 단어로 축약해 드리겠습니다.
     
     툼스톤 파일드라이버(Tomb stone pile driver).
     
    나의사랑 언더테이커형님의 필살기..
     
    눈앞에서 그게 재현되는걸 보는순간, 역시 군대는 안되는 게 없구나... 가 아니고
     
    상상이상으로 큰 소리가 났고, 다들 당황해서 멍해져있는사이
     
    갓 임시분대장을 달고, 곧 분대장을 달고, 당직들어가고, 그래 무탈한 군생활을 보내자. 라는 내 군생활의 모토가
     
    금이가는 소리가 들리며 머릿속에 경종이 울리고 있었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콘크리트바닥이 아닌 장판이 깔려있는 침상위였기에, 그나마 괜찮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가까이 다가가 보자 철이는 눈을감은채로 숨만 쉬고 있었고, 덜컥 겁이난 저는
     
    우선, 철이를 흔들며 깨웠죠. 이름을 부를때마다 전동칫솔의 흔들림마냥 흔들리지만, 결코 떠지지 않는 녀석의 눈꺼풀을 보며
     
    후임에게 물을 떠오라고 하고 녀석의 얼굴에 뿌렸습니다.
     
    눈을 뜨더군요!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철이에게 괜찮냐고 묻자 녀석은 그대로 눈을 감으며 게거품(!)을 물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그때까지 인간이 게거품을 문다는게 정말 문학적 표현인줄 알았습니다.
     
    앞에서보니 진짜 무섭더군요. 즉시 당직사령님을 모셔왔고, 빠르게 의무대 호송이 이루어지고
     
    의무대에서 녀석의 상태가 상상만큼 심각하지 않고, 살아있다는게 확인되고, 녀석을 벽제병원으로 후송보낸뒤.
     
    중이와 저, 그리고 철이의 동기는 헌병대에 가서 "너님들이 일부러 그랬지? 너님들이 쟤 패놓고 숨기려고 이러는거지?"
     
    라는 방식의 유도를 모두 벗어나고 새벽경, 함께 복귀했습니다.
     
    벽제병원으로 중간중간 다니며, 중이에게 철이의 상태도 알려주고, 녀석의 상태도 확인하고,
     
    썩 좋진 않지만... 그래도 회복되고있으니 다행인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중, 저는 당직을 달게됐고, 당직이 익숙해질 무렵,
     
    아마 주말이거나 공휴일이었던것 같습니다. 낮이었던걸 보면.
     
    철이가. 돌아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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