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말씀드리지만 겁나 긴 외노자의 한맺힌 하소연입니다.
지난 글에 보시다시피 ..
저는 미국에서 일하고 있는 20대 후반 여성입니다.
한국 회사에서 약 1년 반 정도
기계 부품 및 노예 취급받으며 갑질과 편가르기 및 텃세에 시달리다가
다 때랴치고 집에 가버릴거란 마음으로 퇴사 후
기적적으로 좋은 분을 만나 이직을 했고,
달콤한 새직장에서 정상적인 대우와
눈물겨운 배려를 받은 데 감사하며 몸바쳐 일하고 있습니다.
솔직히 아직도 전 직장 인간들이라면 몇 명 빼놓고는 다 이가 갈리네요.
아주 기본적으로 본인 필요할때만 찰싹 달라붙어서
단물 쪽쪽 빼먹고 아주 쉽게 쌩까버리는 별 시덥잖은 사람들부터,
단지 바빴을 뿐인데 싸가지가 없어서 다른 사람들 무시한다는 어마무시한 소문을 만들어
몇 달을 방 문 잠그고 펑펑 울게 만들었던 사람들,
니 실수는 니 잘못 고객 실수도 니 잘못 내 실수도 당연히 니 잘못이라던 사람들,
말 한 마디 건너 한 마디에는 꼭 쌍욕이 있어야 하는 사람,
인수인계가 뭡니까, 대학 졸업하고 왔으면 회사 일 정도는 다 해야 하는거 아닙니까,
넌 뭐 배웠습니까 마인드의 사람들,
~씨 없고, 이름만 달랑 부르거나 야, 너 반말 기본인 사람들.
아 뭐... 이미 다 지났으니 그렇다 치고,
진짜 연락하기 싫고 생각도 하기 싫은데
애 딸린 유부남은 아무리 본인이 이십대 중반에 결혼 일찍해서 사정상 역 기러기 신세라지만
하루가 멀다하고 퇴사한 직원에게 끈덕지게 만나자, 놀고싶다, 술먹자, 밥이라도 먹자 하는 건
도대체 무슨 생각입니까.
그래도 한인사회가 개미 코딱지만큼 좁고
이미 헛소문으로 피를 볼만큼 본 사람인지라 좋게좋게
"죄송한데 제가 공부도 하고 일도 하고 회사도 두 시간이나 걸리고
요즘 새 프로젝트 때문에 미팅도 많고 만나는 사람도 생기고 블라블라
이사도 했고 술도 끊었어요. 조금 힘들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하는데도 기어코, 기어코!!!!! 매 주 똑같은 레퍼토리로 연락질하면서
"그럼 담주는요? 주말에는요? 화요일에는요?
놀고싶어요.. 클럽갈래요? 술 마실래요? 술 좋아하죠?"
이러는건 내가 단호박 못치는 등신이라 그런가요 ..
피해망상일 수도 있지만
싫어요, 만나고 싶지 않아요.
라고 하면 문명 그 싸고 싼 입 회사 가서 놀리면서
"아, oo씨 처지 좀 나아지더니 사람 변했다. 혼자 바쁜 척은 다한다.
(실제로 화장실도 못가고 오버타임 페이 없이 몇 시간씩 더 일할 때
칼퇴하는 다른 부서 직원한테 듣고 왕따...? 같이 몇 달 지내게 만들었던 말.
퇴사할 때 쯤 얼굴도 못 보고 일하던 다른 몇몇 분들이 그 때 오해해서 미안하다고 했지만
이미 1년을 난 그렇게 투명인간처럼 살았는걸 ^_ㅠ)
그냥 밥 한 번 먹자는데 되게 예민하게 군다. 한인 사회 좁은데 어쩌고 저쩌고 블라블라.."
할 게 뻔해서
(본인 실수 몇 번 감싸줬는데도 역으로 내가 내 실수는 인정하지 않는
자존심쎄고 성격 드세단 소문을 만들어주신 분. 난 거절도 못하는 yes girl 이었구만..ㅋㅋ)
에둘러, 그러나 누가 봐도 거절인 거 뻔하게 톡도 연락도 거의 안읽고 씹고 무시하다가
한 삼사일 지나서 정중하게
시간이 안 될 것 같습니다, 죄송해요.
하면 또 한 며칠 지나서
내일은요?? 주말에는요?? 다음주에는요??
가 벌써 한 달+a 무한 반복 중인데 미챠버리겠....
미국에서 배운 건 입조심하고 행동조심하고
아무도 믿지 말고 의지하지 말고 계산 잘 하라는 것 뿐인 것 같아서
요즘 좀 많이 씁쓸하던 차에
이런 파리까지 꼬이니까 미쳐버리겠네요.
왜, 정중하게 거절하면 못 알아듣는거죠???? 그게 예의바른 거절인거 왜 몰라요??????
하다하다 정확하게 격 갖춰서 의사전달 좀 하면
그게 왜 싸가지 없는거고 그게 왜 혼자 잘난 맛에 사는 사람이 되는거죠??
외노자로 살면서
제가 알던 저는 죽어버리고
그나마 남아있던 일말의 멘탈마저 탈탈 털려 이그러지는 걸 느끼는 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