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위 스샷을 아시는 분 있나요.
아마 이걸 기억하신다면 당신은 진정한 블리자드빠.
이 스샷은 2008년 블리즈컨 이전에 블리자드 홈페이지 메인을 장식했던 모습을 캡쳐했던것입니다.
몇 일 뒤엔 결국 저 눈빛이 디아3이라는게 밝혀졌지요.
블리즈컨 생방을 보면서 디아3이라는게 밝혀졌을때 전 2002년 월드컵 4강갔을때만큼 기뻐서 날뛰었어요.
내 중고등학교 시절을 망쳐놓은 그 악마가 또 돌아온다니 정말 흥분됬거든요.
근데 요즘 디아3 정보가 나오는것과 베타테스트 영상을 보고 있노라면 글쎄 ? 라는 생각이 듭니다.
분명 현재 디아3는 디아2보다 몇배는 발전했고 재밌어졌을겁니다.
근데 문제는 그와 동시에 우리의 게임보는 눈은 훨씬더 높아졌다는거지요.
당시 디아2 할때를 추억해봅시다. 뭐가 기억나나요.
첫 플레이 당시에는 안되는 영어로 퀘스트도 읽어보면서 디아블로의 세계에 빠져 결국 디아블로를 잡았을때의 그 희열이란 말로 이룰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무엇을 하셧나요. 저에게 기억나는건 존나게 안열리는 문과, 카우방, 수천번잡은 헬메피밖에 기억이 안나네요.
분명 디아2할때는 정말 재밌게 했습니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말그대로 그냥 '쌩노가다' 였지요.
요즘 게임유저들이 그렇게 울부짖는 '만렙 컨텐츠'라고는 눈꼽만큼도 없는 게임인거에요.
왜 당시에는 재밌게 했지만 지금은 이런 생각이 드는걸까요 ?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먼저 추억은 미화된다는것. 그리고 두번째 이유는 위에서 말한 우리의 게임보는 눈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 입니다. 간단한 예로 예전에는 FPS하면 카스 ! 퀘이크 ! 이랬지만 요즘 FPS하면 콜옵 ! 베필 ! 이렇게 되죠 ? 무슨 차이일까요.
FPS도 RPG 만큼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예전 FPS는 그저 친구들과 간단하게 멀티만 할 수 잇었으면 됩니다. 하지만 그 흐름은 콜옵에서 바뀌지요. 특히 모던워페어라는 확장팩은 게임계에 엄청난 파장을 몰고옵니다. 그저 멀티만 잘되면 되는 FPS에서 영화같은 연출의 싱글플레이도 신경을 써야하는 FPS로 바뀝니다. 그걸 어떻게 아냐구요 ? 현재 베필3 공개영상을 보면서 우리는 '와 씨바 영화보는거 같네' 이러지만, 당시 모던워페어랑 같이 나왔던 베필시리즈는 말그대로 참패였습니다. 분명 멀티는 베필이 더 재밌엇지만 초등학생 만큼도 못한 AI의 싱글플레이는 콜옵과 비교되면서 많은 까임을 당했고, 베필제작사도 이를 인지하고 예전의 베필시리즈에 영화같은 싱글플레이를 더하면서 다시금 인기를 얻게 됩니다.
위의 예시와 마찬가지로 게임은 계속 발전해왓고, 우리의 보는 눈도 그만큼 올라왔습니다. 이를 블리자드 또한 모르지 않겟지요. 블리자드가 모르지 않는데 디아3도 충분히 커버가 되지 않을까 ?! 라고 생각해도. 디아3는 태생적 한계가 있습니다. 스토리의 한계 + 패키지의 한계.
현재 개발자의 인터뷰와 플레이를 보면 기본적인 시스템에서 디아2와 바뀐건 전혀 없습니다. 결국 어떻게든 보스를 잡고 잡고 잡아서 파밍을 하고 부케를 키우거나 pvp를 하는거겠죠. 이는 현재 컨텐츠가 많다고 평가받는 와우랑 똑같습니다.(와우보다 컨텐츠가 풍부한 게임은 EVE온라인정도가 있겟지만..그건 일반유저가 하기엔 너무 방대하기에) 와우는 약 3~4개월에 한번씩 꾸준히 컨텐츠가 업데이트 되고, 스토리가 업데이트 됩니다.
디아3은 패키지게임이고, 패키지게임은 스타2에서도 불 수 있듯이 확장팩으로 컨텐츠업데이트가 되죠. 다음 확장팩 나오기전까지 약 1~2년동안 끝없이 액트4만 돌아야한다는겁니다. 물론 디아3도 패키지의 한계를 뛰어넘고 컨텐츠를 계속해서 업데이트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위에서 말한 스토리의 한계가 여기서 적용됩니다. 와우는 벌써 8년가까이 되가고, 확장팩만 3개가 발매되었지만 아직도 스토리 떡밥이 무긍무진합니다. 하지만 디아블로는 스토리의 크기가 와우에 비해 턱없이 작습니다. 디아 스토리가 나쁘다고 하는게 아닙니다. 떡밥이 나올만한 건덕지가 별로 없다는거죠. 디아 스토리의 중심인 3형제 바알-디아블로-메피스토가 이미 디아2에서 다죽어간마당에 과연 쉽게 풀어갈 수 있을까요 ?
물론 저도 이래 써놨지만 나오면 무조건 합니다. 하지만 과연 기대만큼의 모습을 보여줄까 ? 에 대해선 글쎄 ? 라고 하고 싶네요. 저번 지스타에서 해본 디아3의 느낌은 디아2의 한계를 뛰어넘는 어떠한 모습도 보이지 않았어요. 블리자드라면 우리에게 실망을 주지 않을꺼라고는 생각하지만 스타2가 기대만큼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하면서 더 이상 블리자드에 대해 맹신은 못하겟더라구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