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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자본과 정부는 국민을 쪼개고, 검열하고, 입을 틀어막는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이 인간끼리 연대하게 될 때, 사랑이 사랑으로, 우정이 우정으로 될 수 있을때
이 사이에는 자본이 들어갈 틈새가 없습니다. 인간만이 남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자본은 저절로 힘을 잃고 사라지게 됩니다.
우리가 '오빠 사랑해. 오빠가 아무 돈을 벌지 않아도, 오빠가 아무 능력이 없더라도, 나는 오빠의 돈이 아니라 오빠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해' 라고 하게 되면 여기에는 자본이 개입할 여지가 없지요.
인간이 인간을 불신할때, 사랑이 돈으로, 돈이 우정으로 될 수 있을때
자본이 인간을 사로잡을 수 있고, 인간을 자본의 노예로 부릴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본은 자신의 생존을 위해서 국민을 쪼개고, 검열하고, 입을 틀어막게 합니다
우리가 '오빠 사랑해. 오빠도 사랑하는데 오빠의 아우디 R8과 북창동에 있는 개인주택도 사랑해'
라고 하게 된다면 여기에는 자본이 개입하게 되지요.
2. 시위는 자본과 정부가 틀어막은 입, 쪼개놓은 사이, 강제로 멈춘 생각을 벗어던지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정부가 우리의 입을 틀어막게 하고, 인간을 쪼개놓고, 생각을 멈추게 한 것을 받아들이고 산다면 시위를 할 필요가 없지요
그런데 '씨바! 나도 좀 말하고, 나도 좀 생각하고, 나도 좀 사람만나자!' 라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시위를 하는것이 아닐까요?
예를 들어 옛날 효순이미선이사건. 당시 정부는 '너네 그 사건에 대해 말하지 마, 생각하지 마, 연대하지 마' 라는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우리는 '아니 그건 잘못된건데, 잘못된걸 잘못됬다고 말하고, 생각하고, 이 생각을 서로 공유하는것도 안되? 씨바 못참겠다!' 라는 생각을 하고 나간 것이지요.
탄핵소추때도 그랬고, 광우병때도 그랬고, 명박산성의 등장때도 그랬고요.
3. 도로를 박차고 나갈 때 시위가 이뤄질 수 있다
북한에서 한 말이 아니라 '랑시에르'가 한 말입니다.
랑시에르는 국가에 의해 정해진 목적이 있는 도로라는 공간을 박차고 나가서 그 장소에서 시위를 하게 될 때 우리는 국가에 의해 틀어막히고, 쪼개지고, 멈춰진 존재, 즉 노예가 아니라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연대하고,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주인이 되는 존재가 되는 것이고, 이럴때 인간이 정치를 할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시위는 기본적으로 치안을 파괴하는 것입니다. 치안은 우리의 입을 막고, 인간을 쪼개놓고, 생각을 멈추게 한 존재입니다. 우리는 치안에 분노를 하였기에 시위를 하는 것입니다. 치안과 시위는 같이 존재할 수 없는 것입니다.
시위를 하면서 치안을 지키는 순간, 그것은 시위가 아니라 투정으로 전락하게 됩니다.
치안을 지키는 시위를 이렇게도 볼 수 있습니다
부모님이 밥을 안줍니다. 어린아이가 밥달라고 부모님한테 시위를 합니다. 울고불고 소리지르고 합니다. 밥달라고. 부모님이 '너 시끄러워 조용히 안하면 밥 안준다!' 라고 합니다. 그때 아이는 '어? 조용히 안하면 밥을 안준다고? 그럼 이렇게 울고불고 소리지르며 시위하는것은 밥을 못먹는다는거네? 그러니 조용히 울고불고 시위해야겠다' 라면서 작은 목소리로 울고불고 하면서 부모님한테 밥달라고 시위를 합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그런데 우리는 이 이상해 보이는 시위를 하고 있습니다.
4. 시위의 목적은 '나를 봐줘'라는 외침입니다
시위의 목적은 '나를 봐줘'에 있습니다.
치안을 부수고,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할 때 국민들은 '아 십라! 저인간들때문에 길막혀 짜증나!' 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그와 동시에 이런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렇게 나를 짜증나게 하면서까지 저들이 시위를 하는것은 뭘까?'
여기서 맞는 사람들끼리 연대가 생겨나게 되고, 시위가 확대되게 되는 것이지요.
그런데 폴리스 라인을 지키고, 얌전히 질서를 지키는 시위는 그냥 '어 저사람들 시위하나 보다' 라는 생각밖에 주지 못하지요
치안을 지키는 시위는 아무도 봐주지 않습니다. 폴리스라인을 밟고, 도로로 나갈때 사람들이 봐주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야이 미친새기야!' 라고 할 것이고 어떤 사람은 '힘내요'라고 할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나를 봐줘' 라는 것은 '욕을 하고 침을 뱉어도 좋으니까 나를 봐주고, 나의 생각을 동감해줘' 라는 의도로 하는 것입니다.
당연히 욕먹는 것은 감수해야 하는 일이지요. 당연스러운 일이고.
그러나 그 욕을 한 이후 사람들끼리의 공감이 이뤄질 때 도로까지 나가서 시위를 한 목적은 달성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5. 1인시위는 치안을 지키는 시위
1인시위는 치안을 지키는 시위라고 보입니다.
시위의 특성인 '연대'도 없고, '도로로 나가는 것'도 없고, 얌전하게 '국민'이라는 역할을 쓴 채 하는 시위라고 생각합니다.
정부, 자본이 나에게 부여한 '국민'이라는 역할을 벗어던지고 '인간'으로써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부여한 '국민'이라는 역할에서 조용히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것.
좀 폄하해서 말하자면 시위가 아닌 '투정'으로 보입니다.
프랑스 68혁명때, 그 많은 사람들이 모였지만 실패한 것이 시위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모여도 성공할까 말까 한데 한명이 시위를 한다...
10만명, 100만명이 모이더라도 '그것은 소수의 의견이다' 라고 할 수 있는 상황에서 '1명'이 시위를 한다...
...글쎄요. 이것이 시위라고 할 수 있을까요?
6. 그러나 전 1인시위를 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그렇다고 전 1인시위를 하는 사람을 보고 '정치자위행위자!' '투정부리는 사람!' '하지마!' 라고 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1인시위를 하는 사람을 존경합니다.
1인시위가 이렇다 저렇다를 떠나서, 그들은 국민의 역할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씨바 이건 아니잖아! 화난다! 내가 할 수 있는한 일단 뭔가 행동할래!'
라는 마음으로 실제로 행동하는 사람이잖아요.
저처럼 키보드만 다닥다닥 두들기면서 '공자왈 맹자왈... 시위는 이런것이고... 1인시위는 이런것이니라~' 라며 생각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현실에서, 행동하시는 분들이잖아요. 그렇기에 저는 1인시위를 하는 분들을 존경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자본은 '인간의 생계'를 쥐고 흔드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자본을 받아들이고 받아들이지 않고의 선택지를 택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닙니다.
당장 자본이 없으면 굶어죽게 생겼으니까요. 배고프면 화나서 시위한다고요? 정말 배고프면 일어날 힘도 없습니다.
현재 우리는 국민의 수준도 아니라 노예의 수준으로 내려와있습니다.
그런데 노예가 아닌 국민이 되어서, 국민이라는 역할을 유지한 채, 혼자서 시위를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것입니다.
다만 아쉬운것은
1인시위밖에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1인시위가 당연한 것으로 여겨지는 현실
폴리스라인을 지키면서 시위를 할 수 밖에 없는 현실
이게 그냥 슬플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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